코로나 사태로 인해 ‘호주산(Australian made) 제품’에 대한 수요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바로 지금이 호주 제조업의 새로운 기회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장조사 업체인 로이 모건(Roy Morgan)이 실시한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호주인의 52%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호주산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응답했다. 또 89%는 “호주에서 더 많은 제품이 생산돼야 한다”고 밝혔다.

호주산 제품이 늘어나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응답자들은 다음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 다른 나라에 대한 호주의 의존도를 줄인다.
- 지역 일자리를 창출한다.
- 호주의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하다
- 국제 유통망과 관련된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필요하다.
- 호주 경제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 필요하다.

호주 정부도 올해 초 정부 조달 계약의 10%를 국내 중소기업이 수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수십년동안 호주 제조업이 크게 약화된 상황에서 호주 기업들이 수입품을 대체할 제품을 생산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농산물과 광물 자원을 많이 수출하는 호주는 대표적인 공산품 수입국이다.

이는 비슷한 제품을 국내에서 구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니라 도매 업체들과 유통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확보하는 유일한 길은 중국 등에서 싸게 수입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알리바바와 같은 중국 사이트에서 최고의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약간의 독창성만 발휘한다면 호주 제조기업들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실제로 작지만 민첩한 호주 제조업체들은 이러한 일들을 이뤄내고 있다. 

최근 성공을 거둔 밤볼리(Bambooli)가 좋은 사례다. 이 회사는 퀸즐랜드에 있는 중소기업으로 친환경 두루마리 휴지(toilet paper)를 생산, 공급한다.

밤볼리의 매트 헨더슨(Matt Henderson) 창업자는 2019년말 중국을 방문해 대나무로 만든 친환경 두루마리 휴지를 찾아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가 중국을 가장 먼저 강타했고 우한 근처에 있던 중국 기업이 폐쇄되면서 매트의 계획도 중단됐다.

매트는 포기하지 않고 호주에서 대안을 찾아 나섰고 결국 올해 2월 친환경 두루마리 휴지를 중국 기업과 같은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을 퀸즐랜드에서 찾아냈다. 창의적이면서도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방식을 찾아내 100%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휴지를 생산할 수 있게 된 것.

이와 같이 호주 제조업체들이 경쟁에서 반드시 불리하지 않은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로 호주 제조업체들은 중국 기업들보다 자동화 공정을 사용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에 호주 인건비의 영향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 더욱이 자동화된 제조 방식은 사회적 거두 두기가 강제되는 상황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

둘째로 호주 제조업체의 공급망이 훨씬 짧아 물류 비용이 더 적다. 높은 국제 배송비를 지불할 필요가 없고 통관비도 없으며 회환 리스크도 없다. 코로나 사태 이후 국제 운송이 쉽지 않기 때문에 호주산 제품에 대한 매력이 더 커질 것이다.

셋째, 호주가 가지고 있는 독창성을 기대해 볼 수 있다. 호주에는 다른 곳에는 존재하지 않는 독특한 문제 해결 방식과 혁신의 문화가 있다.

실제로 호주가 개발하여 세상을 바꾼 많은 발병품들이 있다. 와이파이, 인공 달팽이관, 블랙박스 비행 기록장치 등이 모두 호주가 최초로 만들어 낸 것들이다.

이러한 문제 해결 능력을 제조 분야에 적용한다면 호주 기업들은 창의적이며 저렴한 솔루션을 고안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