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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호일보 인터뷰] “호주에서 한국 문화 독특성 알리고 싶다”NGV, 한국 미학 결정체 조선 백자 ‘달 항아리’ 보유
손민영 기자 | 승인 2020.10.29 15:56

현대 ‘미니멀리즘 사조’와 연결.. 호주 전시 큰 의미 
까다로운 한국 문화재청 반출허가 통과 후 구입
문화 이해 → 상상력 확대.. “한국 작품 보유 늘릴 것” 

호주에서 가장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빅토리아 국립미술관(National Gallery of Victoria: 이하 NGV)은 최근 세계적으로 희귀한 조선 백자 달 항아리(moon jar) 획득에 성공하면서 관심을 끌었다.  호주의 대표적인 미술관에서 한국 전통문화에 관심을 갖고 적극 소개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이런 취지에서 한호일보는 NGV의 아시아관 웨인 크로더스(Wayne Crothers) 수석 큐레이터와 줌(Zoom)을 통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 우선 NGV와 크로더스 큐레이터의 역할에대해 간략히 설명해 달라 
“NGV는 1861년에 설립된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미술관이다. 호주에서 가장 많은 소장품을 가지고 있으며 아시아 미술품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미술관도 NGV이다. 나는 20대부터 아시아와 아시아 미술에 관심을 가지고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등을 자주 방문해 왔다. 2009년 고향인 멜번으로 돌아와 NGV에서 일을 시작했고 2017년부터 현재의 직책인 아시아 문화 큐레이터를 맡고 있다.
멜번은 현재 록다운 중이기 때문에 미술관 방문은 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시기가 우리에게 기회가 되어 새로운 방식으로 대중과 의사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현재 미술관의 거의 모든 작품들을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으며 오락부터 학술 자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출판물과 비디오들을 홈페이지를 통해 디지털 콘텐츠로 만나볼 수 있다.”

NGV 아시아관 웨인 크로더스(Wayne Crothers) 수석 큐레이터

▶ 조선 백자 ‘달 항아리’ 진품 전시를 보고 사실 좀 놀랐다. 보유하게 된 과정을 설명한다면..
“그동안 한국의 발전과 기술은 국경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회자되는 중요한 이야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수년전부터 한국의 주요 작품을 미술관에 전시하는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해 왔다.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달 항아리를 평화적이면서도 국제적으로 적절한 방법으로 획득하기를 원했다.

이 후 4년 동안 한국을 방문하면서 마침내 서울에 위치한 한 미술관의 작품 판매 의사를 전해 듣게 되었다. 한국의 전통 작품을 반출하기 위해서는 문화재청(CHA)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 절차는 매우 엄격했고 엄청나게 많은 양의 문서를 제출해야 했다. 우리는 한국 문화를 호주에 알리는 일의 중요성을 설명했고 박물관에 도자기를 알맞은 온도와 습도에서 잘 보관할 수 있는 설비가 잘 준비되어 있다고 증명해야 했으며 호주에서 NGV의 위상도 설명해야 했다. 빅토리아 주정부도 지원을 하고 나서 결국 작품 반출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우리가 구입한 달 항아리는 40cm 가 조금 안되는데 만약 그보다 컸다면 반출 허가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20세기 초 많은 한국의 문화재들이 적절한 과정도 밟지 않고 (비밀리에)  외국으로 밀반출된 것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한국 문화재 획득 과정에서 올바른 절차를 다 밟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했다. 이 모든 일들이 결국 양국 문화 교류와 우정을 쌓으려는 노력이기 때문이다.”

▶조선 백자 달 항아리가 왜 특별한가?
“달 항아리는 한국 문화와 미학을 대표한다. 조선 왕조의 중요한 덕목인 순수성 (purity)과 정직 (honesty)을 나타내며 불교의 참선과도 연결된다. 달 항아리는 이런 메시지들을 단순함으로 전달한다. 이는 중국과 일본 작품에서 볼 수 없는 것들이다.

현대의 예술가들은 20세기 영화, 사진, 그림을 통해 침묵과 절제된 표현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미니멀리즘을 발전시켜왔다. 달 항아리의 단순함은 이러한 현대 예술 사조와 맞닿아 있다.
다소 틀어진 항아리의 좌우 대칭은 불완전한 대상이 아름답다는 한국적인 철학을 보여주는데 이것은 내가 생각하는 세계와 더 닮아 있다. 또한 달이라고 하는 소재는 전 세계인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영감을 주는 소재이다. 부자이던 가난한 사람이던 누구에게도 평등하게 기쁨을 주는 존재이다. 달 항아리의 아름다움에는 보편적인 구속력이 있다.”

NGV에서 보유 전시 중인 조선 백자 달 항아리

▶ 달 항아리 외에 전시하고 있는 다른 한국 전통 예술품들이 있다면..?
“우선 작년에 한국에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구매한 두 개의 조선 시대 병풍이 있다. 두 개 모두 10칸 병품으로 각각 조선 시대 남성용, 여성용 병풍이다. 잘 알고 있겠지만 조선시대 집에는 남자와 여자를 위한 공간이 구별되어 있었다.
남성 병풍은 책들과 송나라 시대 보물 그림으로 꾸며져 있다. 여성용 병풍은 연꽃으로 꾸며져 있다. (아래사진 참조)

NGV에서 구입한 학자 병풍

그 밖에 1970년대 개인 소장품을 증정 받은 적이 있다. 이것은 20세기 초 부산을 방문했던 호주 장로교 선교사들의 생활 용품을 기증한 것이다. 병원을 짓는 등 선교활동을 하고 돌아온 선교사들의 자녀들이 물품을 보관하다 미술관에 기증하게 되었다.” 

혼인 배게

▶ 앞으로 한국 작품을 더 전시할 계획은?
“중국과 일본 작품에 비해 한국 작품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중국 작품과 일본 작품에 대한 관심은 150년 전에 시작되었지만 20년전만 해도 호주는 한국을 잘 알지 못했다. 또한 한국의 미술 작품들은 매우 정적이고 미묘해서 그 가치를 처음부터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김치와 같은 것일 수 있다.
한국이 해외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88년 올림픽 때일 것이다. 지금도 강남 스타일, K-Pop, 북한 등을 통해 접하고 있을 뿐이다. 나는 호주인들이 한국 문화의 독특성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문화를 더 이해하면 할 수록 그 아름다움을 더 이해하게 되고 사람들의 상상 속에서 꽃을 피우게 된다. 

문화가 익숙해져 가고 인정받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앞으로도 한국 작품을 늘려 나갈 것이다.” 

손민영 기자  gideon@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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