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이슬기 호주 최초의 아시아계 주요 정당 대표로 발돋움  
지난 10월 17일 선거에서 승리하며 ‘6회 연속 집권 기록’을 세운 ACT 노동당은 야당인 캔버라 자유당(Canberra Liberals)을 “호주에서 가장 보수적인 자유당 지구당”이라고 종종 공격했다. 캔버라는 호주에서 가장 진보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캔버라 자유당이 선거 패배 10일 후(10월 27일) 당권을 교체했다. 이를 통해 4년 후 ‘6연속 선거 패배(a sixth straight election loss)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엘리자베스 리(41, Elizabeth Lee, 한국명 이슬기) 신임 당대표와 지울리아 존스(Giulia Jones) 부대표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다. 과연 리 당대표가 당의 진로 변화를 어떻게 이끌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진다.

신임 당 대표 선출 직후 자유당 의원들은 ‘새로운 출발(a fresh new beginning)‘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캔버라 자유당의 당 대표와 부대표가 모두 여성인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계인 리 당대표는 ACT의 주요 정당 중 아시아계 배경의 첫 당대표로 선출됐다. 

엘리자베스 리 의원이 27일 ACT 신임 야당(캔버라 자유당) 대표로 선출됐다

케이트 카넬(Kate Carnell) 호주 소규모 및 가족기업 옴부즈맨(Australian Small Business and Family Enterprise Ombudsman: ASBFEO)이 캔버라 자유당 대표 겸 1995~2000년 3대 ACT 수석 장관을 역임한 뒤 6명의 남성 정치인들이 당 대표로 선출됐다. 게리 험프리스(Gary Humphries), 브렌단 스미스(Brendan Smyth), 빌 스테파니아크(Bill Stefaniak), 제드  세젤리아(Zed Seselja), 제레미 핸슨(Jeremy Hanson), 알리스테어 코(Alistair Coe) 순으로 선거에 나섰지만 모두 패배했다.  

ACT 선거에서 유일하게 승리했던 카넬 전 당대표는 지난해 “자유당의 승리는 이데올로기에 기반한다”고 주장하면서 보수적 정책이 진보주의적으로 변하려는 움직임을 경고했다.  
따라서 리의 당대표 선출이 중도성향으로 전환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다시 4년 야당 신세를 확인한 후 보수주의자들의 재조정 인정인지 아직은 분명하지 않다.   

보수파인 알리스테어 코 전 당대표는 선거 패배에대한 책임을 감안해 당권 경쟁에 참여하지 않았다. 중도 성향인 엘리자베스 리 의원이 제레미 핸슨(Jeremy Hanson) 의원과의 경선에서 큰 지지를 받으며 선출됐다. 당대표 선출 직후 첫 기자회견에서 리 신임 야당대표는 “정치권이 백그라운드와 성별에서 다양성을 갈망해 왔다. 2020 선거(10월 17일)에서 자유당은 득표율 3% 하락으로 확인된 것처럼 반드시 당의 방향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 변화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은채 “캔버라 자유당은 폭 넓은 견해를 즐겨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41세의 리 신임 당대표는 당의 변화에 인상을 주고 중도주의자로서 새로운 목소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원로 보수주의자들이 막후에서 계속 제동을 걸 것이라는 선입견을 무시할 수 없는 입장이다. 

그러나 당의 진전을 위해 리 당대표는 중도 성향 아젠다(moderate agenda)를 유지하며 한편으로 당내 우파를 만족시키는 쉽지 않은 리더 역할을 수행해야 것이다.

녹색당은 종전보다 3명 늘어난 6명 당선으로 정치적 비중이 한층 커졌다. 따라서 노동당과 연정으로 ACT 의회가 더욱 진보성향이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쉐인 라텐버리(Shane Rattenbury) 녹색당 대표는 “자유당과 보다 건설적이고 협조적 관계를 맺기 원한다”라고 희망했다. 노동당의 앤드류 바(Andrew Barr) 수석 장관(Chief Minister)도 야당 당권 교체 후 비슷한 견해를 표명했다.  
 
캔버라 자유당은 6연속 야당 신세에서 벗어나 4년 후 집권당이 되려면 리 당대표의 언급처럼 “캔버라 유권자들이 매우 크게 말했으며 우리는 반드시 경청을 해야 한다”는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민심을 읽어야 한다는 점은 캔버라 자유당이 ‘정치적 황무지’를 탈피하기위해 반드시 필요한 노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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