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지평 ‘시’] 보랏빛 계절


송운석


봄과 여름 사이 
호주 대학 입시 철
고락 하는 보라 빛깔 길목부터
도드라진다

어느 향기, 어느 진로
어떤 열정으로 피어날지
나뭇가지 주변을 긴장시키는
학교 앞 자카란다 가로수
잎 순 돋아나기 전
서둘러 행운을 주고 싶은 양
보랏빛 한껏 뿜어내어
꽃눈개비 뿌린다

반쯤은 남고 반은 떨어진
자카란다 꽃*길

머리 위로 내리는 
화사한 행복**을 맞으며
수험장을 쏟아져 나오는 길
절레절레 보라 빛깔 도는 입술에
코카투 앵무새 화들짝
펼치는 날갯짓

후드득 떨어지는
보랏빛 꽃초롱 
후두두 어깨를 도닥인다

*자카란다 꽃 : 늦봄과 초여름에 걸쳐 피며, 보랏빛 초롱 모양이다.  꽃이 머리에 떨어지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속설이 있다.
**화사한 행복 : 자카란다 꽃말.


송운석 시인
2017년 ≪한국동서문학≫ 신인작품상
2016년 제18회 재외동포문학상 시부문 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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