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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재판 없는 3년 투옥 애당초 무시된 최창환씨 ‘인권보호’이젠 동포사회도 지원 동참해야
고직순 편집인 | 승인 2020.11.19 14:22

“위안부 이슈는 전시 여성 성폭력에 관한 인권 문제다. 전시가 아닌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여성 성폭력 문제가 계속 발생한다. 남반구에 최초로 세워지는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은 전시 폭력 희생자들을 위로하며 이들을 기억하면서 전 세계에서 이같은 비극이 재발되지 않도록 우리들에게 교훈을 주는 상징물이다. 대표적인 사회 정의(social justice) 이슈인데 어떻게 교회가 이를 외면할 수 있나?” 

지난 2016년 호주에 도착한 평화의 소녀상은 시드니 한인회관 앞마당에서 제막식을 거행했지만 카운슬 부지에 둘 수 없다는 문제에 봉착했을 때 빌 크루스 목사(Rev. Bill Crews)가 자신이 담임 목사로 있는 애쉬필드 유나이팅교회에 장소를 제공했다. 
당시 필자가 인터뷰를 하며 그에게 소녀상 안치 장소를 제공한 이유를 질문하자 이처럼 답변했다. 그는 “사회 정의 문제에 교회가 가장 앞서야함에도 불구하고 호주에서도 이를 외면한 세월이 오래됐다. 교회 지도자로서 너무 당연한 결정일텐데 이런 용기를 낸 것이 화제가 된 점이 오히려 이상하다”는 반응을 보였던 기억이 난다. 

크루스 목사는 홈리스와 가출 청소년들을 돕는 도시빈민 자선단체인 엑소더스재단(Exodus Foundation) 창설자 겸 이사장으로 호주 교계에서 기득권층을 향해 쓴소리를 자주하는 대표적인 사회운동가 중 한 명이다.
그는 교단을 상대로한 일본의 소송 위협 등 압박에 굴복하지 않고 당당히 임했다. 반면 켄터베리 카운슬은 시 부지인 크로이든파크 소재 한인회관 앞마당에 소녀상을 안치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물론 일본의 막강한 외교적 압력을 받았을 것이다.

한호일보는 지난 12일 거의 3년 투옥 끝에 힘들게 가석방이 허용된 최창환씨 사건을 계속 취재해 왔다. 최씨가 현행 법규를 위반해 죄가 있다면 정당한 재판을 받고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ASIO(호주안보정보원)와 AFP(연방경찰)는 6개 이상의 혐의로 기소했지만 재판을 시작하지 않고 있다. 못하고 있는 속사정이 있는지 잘 모른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재판 없이(즉 유죄 판결없이) 3년을 교도소에 투옥시킨 것은 호주같은 선진복지국에서는 거의 상상할 수 없는 인권유린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이같은 사태에 호주의 이념적 공산주의자들 단체 중 하나인 트로츠키스트 플랫폼(Trotskyist Platform: https://www.trotskyistplatform.com/)과 호주-북한우호단체 등이 가장 먼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들은 최씨를 호주의 ‘사회주의자 정치범(Socialist Political Prisoner)’으로 규정하고 석방 촉구 시위를 전개해 왔다.
필자도 최씨에 대한 입장이 이들과 다르다고 할지라도 같은 동포 입장에서 ‘재판 없는 3년 투옥’이란 인권유린 행위에 대해 조용히 침묵할 수는 없었다. 빌 크루스 목사가 강조한 사회정의에 대한 관심을 상기하지 않더라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부당한 처사였기 때문이다.

재판부(NSW 고법)도 가석방 심리에서 이런 비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 같다. 최씨 사례가 국제적 사법계에서 호주의 이미지를 먹칠하는 망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가석방 허용은 결코 쉽지 않았다. 특히 가석방 조건인 보석 영치금(bail surety) 7만 달러를 마련해 입금시켜야 했고 또 매일 2회 경찰에게 보고를 할 수 있는 확정된 거처가 있어야했다. 안타깝게도 최씨는 재정적으로 이를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그의 지지자들이 힘을 합쳤다. 십시일반이란 말 그래도 돈을 모았고 한 지지자가 현재 살고 있는 집을 거주지로 제시했다.
최씨는 가석방이 됐지만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에 있다. 하루 2회 경찰 보고, 통금, 인너넷 제한. 전화 소통 제약 등 까다로운 24개 조건이 부여됐다. 
물론 NSW의 중범죄자 교도소인 롱베이교도소보다는 훨씬 낳은 상태임이 분명하다. 이제 당뇨병 등 지병을 치료하며 건강을 회복하면서 내년 2월 시작될 예정인 재판 준비해야 할 것이다. 
최씨 기사를 본 한 독자가 필자에게 “동포사회에 백명이 넘는 한국계 변호사들이 있는데 최씨를 돕는 동포 법조인은 왜 없나요?”라는 질문을 했다. 이 질문에 필자는 “자 이제부터라도 동포들이 힘을 합쳐 돕는 운동이 전개됐으면 합니다. 그런 운동에 동참했으면 좋겠네요”라는 궁색한 답변을 했다.

‘사람이 빵(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란 말씀(마태복음)도 있지 않나.. 연말 그래도 동포들의 온정이 따뜻했네라는 기대감을 가져본다. 

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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