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인종차별 경험.. 훗날 정신질환 요인 가능”

멜번에서 어린 시절 각종 인종차별을 당한 인독계 이민자 스와시 샨묵하순다람

호주 난민과 이주 아동을 위한 특별 정신건강 및 심리적 지원 요구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청소년 건강연구센터 오리겐(Orygen)과 다문화 청소년 센터(CMY)가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난민과 이주민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새로운 환경에의 정착과 관련된 문화적 맞춤형 심리지원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와시 샨묵하순다람(26)은 어렸을 적 끊임없는 인종차별 피해를 겪었다. 멜번 남동부 에디스베일(Edithvale)에 정착한 그의 가족은 동네에서 유일한 동양인이었다. 그는 “각종 욕설과 인종적 비방, 침 뱉기까지 모든 걸 경험했다”고 밝혔다. 

학교에서는 반에서 유일한 인도계 학생으로 또래 아이들로부터 괴롭힘의 대상이 되기 일쑤였다. 고등학생이 되었을 땐 부모 모르게 학교 심리상담사에게 정신건강 상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아프간 출생인 나즈 샤리피(21)는 12년 전 가족과 함께 호주로 이주했을 당시 새 삶에 적응하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말이 통하지 않는 낯선 곳에 고립된 기분이었다. 내 정체성은 늘 공격 대상이었다”라며 “영어를 할 줄 몰라 사람들이 말을 걸어와도 대답을 못 했다. 그들이 하는 질문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난 벙어리나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데이빗 바커 오리겐 수석 정책 고문은 “난민과 이민자 배경을 가진 청소년들의 정신건강과 복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문제는 바로 인종차별과 사회적 배제”라며 “많은 아이들이 뛰어난 적응력을 보이지만 후천성 정신 질환에 취약한 아이들도 상당하다”고 전했다. 그는 “호주 정신건강 서비스에서 난민 및 이주민 아동들이 간과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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