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안네의 일기’를 읽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또한 많은 분들이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의 “인생의 아름다워” 영화를 보신 적이 있으실 텐데요. 이 영화는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도 가족을 위해 웃음을 잃지 않으며 부성애의 진면목을 보여준 영화로 평가되고 있지요. “안네의 일기”나, “인생의 아름다워”는 모두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발생한 ‘홀로코스트’와 관련이 되어있는데요, 오늘은 홀로코스트 희생자를 추모하는 날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네의 일기” 책 표지(왼쪽). “인생은 아름다워” 영화 포스터 (사진출처. 좌- 교보문고/우- 네이버)

홀로코스트는 일반적으로 인간이나 동물 등 생물을 대량으로 학살하는 대학살 행위를 총칭하지만, 고유명사로 쓸 때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에 의해 자행된 유대인 대학살을 의미합니다. 1945년 1월 12일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해방될 때까지 무려 6년 동안 600만 명이 넘는 유대인이 무참히 학살되었는데요, 이는 대한민국 국민 100명 중 12명에 해당하는 숫자로, 전 세계적으로 전무후무한 비극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지요. 

영화 “인생의 아름다워”는 참혹한 수용소 안에서 어린 아들과 아버지의 생활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안네의 일기”는 암스테르담에 살고 있던 유대인 가족이 나치 독일을 피해 은신처에서 사는 동안 안네가 쓴 일기로, 안네는 결국 독일의 어느 유대인 수용소에서 언니와 함께 장티푸스에 걸려 짧은 일생을 마치게 되지요.

폴란드에 위치한 아우슈비츠 수용소 모습

이렇듯 홀로코스트는 전 세계인들이 기억하는 비극적인 사건인데요. 이러한 비극적인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하여, 2005년 11월 1일 UN 총회에서 1월 27일을 “국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의 날”로 지정하는 결의를 채택하였습니다. 바로 1월 27일은 소련의 붉은 군대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수감되 어 있던 포로들을 해방시킨 날이기 때문에, UN 총회는 이 날을 국제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날로 지정하였지요. 

UN은 매년 1월 27일을 국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의 날로 지정하였다 (사진출처. UN)

홀로코스트는 나치 독일의 희생자들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사건이지만, 이와 동시에 전 세계인들이 여파를 받은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UN의 회원국은 “국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의 날”을 통해 대량 학살이 발생한지 7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국제적인 트라우마를 해결하며, 이 사건을 기억하고 이후에는 이러한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교육과 연구를 촉진하는 등의 공동 책임을 공유합니다.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 이후 1948년 UN에서는 국제법상 대량학살을 처벌할 수 있는 결의안을 체결하였고, 1951년에는 ‘대량학살 범죄 예방 및 처벌에 관한 협약(UN Convention on the Prevention and Punishment of the Crime of Genocide) 이 시행되었습니다. 

‘대량학살범죄 예방 및 처벌에 관한 협약’에 동의한 국가 현황 (사진출처. UN)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홀로코스트는 역사 속의 일이 아닌 지금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약 50년 전, 캄보디아에서는 공산주의 정권 크메르루주가 캄보디아 사회를 사회주의로 전환시키고자 약 200만 명을 학살한 “킬링필드”로 알려진 대학살을 자행하였으며, 약 25년 전 1994년에는 르완다 내전 중 후투족이 투치족 100만 명을 희생시킨 르완다 대학살 사건이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시리아 내전으로 36만 명의 사람이 사망하고, 간신히 생존한 사람들도 난민이 되어 전 세계를 떠돌고 있으며, 또한 미얀마에서의 로힝야족 집단학살로 현재 74만 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하였습니다. 

홀로코스트는 그 자체로 사회, 경제, 환경에 끔찍한 영향을 가져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수감되고 희생당함으로 집단적으로 인간의 존엄성을 상실한 채 가난과 장애, 질병을 경험하게 되고, 이는 단순히 그 집단의 영향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문화적, 사회적 구조의 파괴를 초래합니다. 캄보디아의 경우, “킬링 필드”로 인해 고등 교육 이상을 받은 캄보디아 국민이 말살당하였으며, 이는 캄보디아의 교육 단절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르완다는 내전을 겪으면서 기본적인 의료 시설을 비롯한 사회, 경제적인 인프라가 모두 파괴되었으며, 내전이 발생한지 2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르완다의 전체 인구 39%가 빈곤 속에 살고 있습니다. 

르완다 지역 자치 조직인 지역개발 위원회 회의 모습

이렇게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희생을 당하고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 다시 회복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동시에 일어날 수 있도록 마중물을 붓는 “좋은 이웃”이 필요합니다. 굿네이버스와 같은 많은 단체들이 캄보디아와 르완다에서 교육, 식수 및 위생, 보건, 소득 증대 등을 포함하는 지역개발사업을 진행하고, 방글라데시의 로힝야 난민을 지원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의미이지요. 그것은 바로 아픔을 겪고 있는 세계의 우리 이웃들을 홀로 두지 않고, 함께 서겠다는 의지를 뜻합니다.

국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의 날을 맞아, 많은 분들이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희생되고, 고통받아야 했던, 그리고 지금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의 우리 이웃을 기억하고, 그들에게 조금 더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결국 세상을 바꾸는 것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 그리고 우리가 우리 이웃을 위해 다짐한 작은 결심에서 시작할 테니까요. 마지막으로 제가 반전운동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된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보여드리며 오늘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피카소의 게르니카는 전쟁으로 인한 비극을 보여주며, 홀로코스트를 자행한 나치 독일의 만행을 세상에 알린 반전 회화의 대표작입니다. 

스페인 레이나 소피아 국립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피카소의 “게르니카” (사진출처. Wikimedia)

“나는 죽음에 대항하는 삶의 편에, 전쟁을 반대하는 평화의 편에 서있다.”
-파블로 피카소-

후원문의: 굿네이버스 호주 (H. https://goodneighbors.org.au / E. gnau@goodneighbors.org /P. 0416 030 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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