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버라 의사 OAM 반납 이어 파문 확산 조짐 
2021년 ‘오스트레일리아데이’ 845명 수훈  

방송인 케리 오브라이언이 2021년 호주국민훈장 수훈을 거부했다

저명한 중견 방송인 케리 오브라이언(Kerry O’Brien)이 테니스 레전드 마가렛 코트(Margaret Court) 여사의 최고등급 국민훈장 수훈에 항의하며 두 번째 높은 국민훈장 등급인 ‘오피서(Officer (AO) of the Order of Australia)’ 수훈을 거부했다.

2021년 1월 26일 오스트레일리아데이(Australia Day)를 맞아 845명의 호주인들이 국민훈장 수훈자로 결정됐다. 말콤 턴불 전 총리, 유명 크리켓 선수 출신인 그렉 채펠(Greg Chappell), 보건 전문가 캐롤라인 에드워드(Caroline Edwards), 언론인 케리 오브라이언 등이 포함됐다.
 
ABC 방송의 포 코너즈(Four Corners)와 세븐서티(7.30) 프로그램의 진행자 등으로 활동해온 오브라이언은 24일(일) 연방총독의 폴 싱거(Paul Singer) 비서관에게 편지를 보내 수훈 거부를 통보했다. 그는 “마가렛 코트에게 최고등급의 국민훈장 컴패니언(Companion: AC) 수여는 매우 둔감(deeply insensitive)하고 분열적(divisive)인 결정”이라고 비난하며 “국민훈장을 받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테니스 레전드 마가렛 코트

코트는 24회 그랜드슬램 단식 우승 등 스포츠에서 탁월함으로 앞서 오피서 등급의 국민훈장을 수훈했는데 2021년 최고 등급인 컴패니언 수훈자로 결정됐다.

코트는 테니스 선수 은퇴 후 개신교 목사가 돼 활동하면서 동성애 반대 운동에 앞장서왔는데 많은 논란을 초래했다. 코트 여사는 “사람들은 나의 개인적 견해(personal views)가 아닌 나의 테니스로 판단을 해야 한다”면서 최고등급 수여 결정을 환영하면서 "나의 동성애 반대 견해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동성애 및 성전환자 등 성소수자(LGBTQ+) 커뮤니티는 코트의 최고등급 수훈을 강력 비난하고 나섰다. 지난 주 켄버라 의사이며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닥터 클라라 턱 멩 수(Clara Tuck Meng Soo)가 이에 항의하며 2018년 받은 국민훈장을 반납했다. 이어 이번 주 중견 방송인 케리 오브라이언이 올해 수훈을 거부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국민훈장 수훈과 관련, 호주에서 이같은 반발이 일어난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훈장을 반납한 켄버라 의사 클라라 턱 멩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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