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드니 한인 사회에도 점차 과학, 의료, 법률, 문학, 예술, 정보, 통신, 지식, 종교 등 여러 방면에 걸쳐 전문가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각 분야에 따른 전문 서적이든 아니면 좀 더 폭넓은 인문-교양 서적이든간에, 좀처럼 도서 출판이 별무한 상황입니다. 그러던 차에 모처럼 최근 코로나 팬데믹이 기승을 부리는 중에서도 우리 한인 사회의 원로 언론인이신 김삼오 박사께서 언론-정보에 관한 전문 서적이 아닌 교양 서적 한권을 출판하셨습니다. 눈에 확 띄는 제목입니다. <선진국이 되겠다면 선진 매너와 에티켓부터 배워야지> (바른북스, 2020) 

2. 이 책을 지으신 김삼오 박사는 호주에서 40년 이상을 살아오신 분으로 과거 한국(고려대학과 외국어대학)과 미국(뉴욕 컬럼비아대학)과 호주(시드니 맥콰리대학)에서 언론학과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신 학자로서 이 방면에서 1세대에 속하시는 분입니다. 그분은 학자로서만이 아니라 한국과 호주의 여러 언론 기관에서 기자로부터 시작하여 특파원과 편집인과 발행인의 경험을 통하여 일선 언론계에서도 일하시다가 지금은 은퇴 후 자유롭게 여러 언론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계십니다. 

3. 이 책은 두 계층의 독자들을 염두에 두고 쓰여졌습니다. 첫째는 한국에서 살고 있지만 세계화를 눈여겨 보며 삶의 지평을 넓혀 보려는 한국인 독자들이고, 둘째는 이미 서방 세계로 이주하여 살고 있지만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동시에 세계 시민으로의 삶을 지향하는 서방에서 살고 있는 한국계 이민 독자들입니다.

4. 이 책은 두가지 목적에서 집필되었습니다. 그 처음은 한국이든 호주이든 미국이든,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살아가고 있는 우리 시대와 사회를 조금이라도 더 행복한 사회로 만들어 가는데 작은 보탬이라도 드리고 싶다는 마음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두번째는 한 시대를 아픔과 갈등 속에서 살아온 한 언론인이 쓰러져가고 어두워지는 인간과 역사에 대한 견딜수 없는 애정 때문에 이 글을 쓰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5. 이 책의 표현들은 매우 쉽고, 실제적이고, 현실적이며 동시에 아주 실용적입니다. 책의 숨겨진 내면 세계는 인간의 삶과 우리 사회와 역사에 대한 고뇌와 갈등이 담겨있다고 봅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러난 스토리는 아름답고, 친절하고, 자상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읽기에 아주 편안하고 무척 재미 있습니다. 동시에 이 책은 재미있고 흥미있는 케이스 스토리들로 이어지고 있지만 매우 깊은 사상적 터전 위에 서있고, 그 깊이로 인하여 읽는 이들로 하여금 사유의 폭과 깊이를 더하게 해 줄뿐만 아니라 삶의 변화를 꿈꿀수 있게 해 줍니다. 많은 경우 쉽고 재미난 글은 가벼워지기가 쉬운데 김 박사의 이 책은 ‘재미 있으면서도 깊이있고 쉬우면서도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책입니다. 

6. 이 책의 내용은 프롤로그(Prologue)와 후기를 빼고나면 모두 25개의 문화 이야기와 실용적 철학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주로 한국과 한국인, 서방과 영미문화권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문화 차이 – 매너와 에티켓 – 문제를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모든 글의 핵심을 진정한 선진화의 실현과 자유민주주의의 가치 위에 두고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그는 반복적으로 ‘자유민주주의의 가치’ (Democratic Value)를 경제적 선진화에 앞서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 합니다. 이런 바탕 위에서 필자는 해외에서 살고 있는 우리 한인들과 한인 공동체를 향하여 우리들의 부족한 부분을 매우 아프게 지적해주며 우리들의 부끄러운 모습을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우리 한민족이 오랫동안 지녀왔던 각종 사회-정치-경제적 병폐와 권위주의, 차별의식, 서열의식, 남녀차별, 장유유서, 지역감정, 집단주의, 들쥐근성, 냄비근성, 연줄의식, 인권경시, 능율제일주의, 눈치문화, 기분문화, 출세주의, 처세술, 괘씸죄, 눈가림, 깔보기, 허풍, 허세, 우유부단, 코리안 페이, 배타주의, 참견주의, 가정폭력, 군사부일체사상, 지적억압, 체면문화, 지나친 감정표현, 보편적 가치와 상식의 무시, 상품화된 친절, 건너뛰기 문화, 불공정한 사회와 그 시스템 등등에 걸쳐 실례를 들어가며 구체적으로 알기 쉽게 이야기를 풀어주고 있습니다. 읽어가는 동안 자주 머리는 끄덕거려지고, 가슴은 콩콩대고, 얼굴은 붉어졌습니다.

7. 책을 덮으면서 -
눈으로는 보고, 입으로는 소리내어 읽고, 머리로는 생각하고, 가슴으로는 감동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다짐이 있었습니다.

더 배우리라!
넓게 전하리라!
작은 것부터라도 고치고 실천하도록 노력하리라!  

홍길복(전 호주연합교회 은퇴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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