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히긴스와 동료 직원이 나눈 문자 메시지 대화. 이 직원은 분명하게 총리실(PMO) 직원에게 전했으며 그가 COS(비서실장)에게만 얘기하겠다는 내용을 히긴스에게 전했다.

모리슨 총리, ‘대화 증거' 나오자 황급히 내부 조사 지시
히긴스 “최소 4명 알았지만 묵살 가능성” 암시 

전 자유당 당직자(장관 보좌관)였던 브리트니 히긴스(Brittany Higgins)  성폭행 파문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21일 동일한 가해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세번째 주장이 나왔다.

스콧 모리슨 정부는 히긴스가 주장하는 의혹을 부적절하게 처리했다는 빈축을 사는 가운데 정부 관계자들과 총리실의 어느 선까지 이 사건을 알고 있었는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19년 3월 린다 레이놀즈 당시 방산장관의 비서였던 히긴스는 펑션 후 만취돼 의사당으로 돌아왔고 장관실 쇼파에서 잠이 들었다가 동료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지난주 폭로했다.

히긴스는 사건 한 주 후 성폭행을 당한 장소에서 레이놀즈 장관과 면담 을 한 후, 사건을 덮어두기로 결정했다. 히긴스는 “경찰 신고와 직장 유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심적 압박을 받았다”라고 주장했다.

심각한 표정의 스콧 모리슨 총리

야당은 이를 정치권에서 작동하고 있는 ‘은폐 문화(a culture of cover-up)’라고 비난하고 있다.
모리슨 총리는 지난 주 레이놀즈 상원의원으로부터 이 사건을 보고받지 못한 일에 분노하면서 “총리실은 올해 2월 12일까지 이를 알지 못했다”라고 거듭 변호했다.

하지만 총리의 주장은 히긴스와 자유당 직원 한 명이 2019년 4월 3일에 나눴던 문자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근거가 약해졌다.

이 직원은 성폭행에 대한 자유당내 지원이 없었다는 히긴스의 호소를 들은 후, 총리실 직원에게 도움을 청하고 그 결과를 히긴스에게 알려줬다.

"PMO(총리실)에 얘기했다. 그는 일이 어떻게 처리됐는지 듣고 수치심을 느꼈다(mortified). COS(비서실장)과 논의할 것이다."

스콧 모리슨 총리와 브리타니 히긴스(왼쪽)

히긴스는 총리실에서 최소 4명이 이 사건을 알고 있었다고 파악하고 있다. 그는 총리의 수석 개인비서 야론 핀켈스테인(Yaron Finkelstein)으로부터 사건 당시에 레이놀즈 장관의 참모였던 한 사람이 현재 총리실에 있지만 이 사건을 언급한 적은 없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와관련, 모리슨 총리는 필 게트젠스(Phil Gaetjens) 총리 내각실 차관에게 총리실의 직원들이 이 사건에 대해 언제, 얼마나 알았는지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게트젠스 차관은 핀켈슈타인 수석 개인비서, 존 쿤켈(John Kunkel) 비서실장, 줄리안 리엠브루건(Julian Leembruggen) 수석 보좌관과 면담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현 국장방관인 레이놀즈 상원의원에 대해서는 상당수 여당 의원들조차 장관직 사임 또는 총리의 해임을 주장하고 있다. 

히긴스는 19일 경찰의 재수사와 함께 성폭행 피해에 대한 공식적인 고소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히긴스를 성폭행한 남성에 의해 지난해에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두 번째, 세번째 피해자가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히긴스처럼 전 자유당 비서였던 두번째 피해 주장 여성은 "2019년에 정부가 이 일을 적절히 처리했었더라면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린다 레이놀즈 국방장관에 대한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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