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는 지난 100년 전부터 일제강점기, 한국전쟁을 경험하고 남쪽은 권위주의 시대를 거치며 이어오는 역사 속에서 재앙 수준의 빈곤 국가로 한동안 살아왔다. 한반도는 90번의 외세의 침략을 받았고, 비공식적으로 960번 정도 공격을 받았던 나라였다. 당나라의 침략은 신라, 수나라의 공격은 고구려, 명과 청의 침략은 조선으로 이어갔다. 어디 그뿐이랴. 한반도는 일본이 벌인 임진왜란을 비롯한 수많은 외침을 받았다.

21세기 한국은 세계 1등의 명암을 많이 가지고 있다. 한국이 세계적으로 최고 수준의 밝은 면을 가지고 있는 것은 다음과 같다. 인터넷 속도, 가전제품, 철강, 자동차, 조선, 휴대폰, 그뿐인가 국제수업평가수준의 점수, 수학과 과학교육을 비롯한 1-3차 단계의 교육, 운동(골프, 축구, 야구 등), 영화(기생충, 미나리 등), K팝 음악(BTS, PSY 등), 피아노, 발레, 미술, 등 수 없이 많은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경지에 올라 있다. 

이처럼 밝은 점 못지않게, 어두운 점 역시 다음과 같이  세계 1등이 많다. 자살율, 노인 빈곤률, 청소년 불안, 성형 수술 등인데, 통계에 보면 성형한 코의 수, 교회 수, 인신매매 수가 비슷하다는 것에 또한 놀란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지금도 한반도의 두 나라, 남쪽은 민주주의, 북쪽은 공산주의로 대처하고 있다. 이처럼 한반도의 두 나라는 양극단의 상태를 두고 있다.

과연 우리 한반도는 계속 양극단이 마주하는 나라일까? 반드시 그렇지 않다. 극단이 소통하면 최강이 된다. 그러면 어떻게 소통을 할까? 우리는 춤추고, 노래하며 먹고 마시는 놀이로 더불어 살아 왔다. 그래서 지금의 음주가무도 양극의 만남을 위해 건강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 에너지의 뿌리는 문화, 예술 그리고 종교심에 있다. 사실 문화와 예술은 어느 정도 세계 최고의 위치에 있다. 그러므로 한반도의 양극단, 발전과 퇴보의 양극을 만나도록 회복하는 길은 영적인 힘을 모으고 키우는 데 있다고 믿는다. 문화, 예술, 운동 분야는 최고의 경지에 오르고 있으니, 이제 종교심의 힘으로 한국의 양극단 현상을 바로 하는데 힘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한국인들의 호주 이민 역사가 중년기에 들어서고 호주 한인사회를 바라보면, 코비드-19 시대에 한국인들이 서로 도와 협력하는 능력을 발휘할 때가 왔다고 확신한다. 한국인들은 위기에 강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시드니의 한인들이 한반도의 지정학적인 특징인 서로 갈라지는 것을 먼저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이곳 한인사회는 현재의 한국보다 훨씬 더디게 변화되는 것도 현실이다. 그래서 호주 시드니에서 한국인들이 서로 멀어져 가는 양극단을 이기는 데 기도하는 마음으로 더불어 놀아야 한다. 어떻게 가능할까? 이는 축제 같은 삶으로 충분하다. 더불어 춤추고, 함께 노래하고 먹고 건강하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위로 북한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가 위치하고, 아래로 대한민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으로 연결하는 라인이 존재한다. 이곳에 살고 있는 한국 사람들도 그 출신의 끈이 존재한다. 하지만 역으로 이곳에서 한국인들이 분열의 단초인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사기를 치지 않으며, 오히려 서로 의심하지 않고 신뢰하고 협력할 때 일치라는 큰 축복을 받는다고 확신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함께 춤추어야 한다. 어깨를 흔들고, 노래 부르며, 먹고 마시며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하지만 ‘건강하게’ 해야 한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들을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마르4,9)

곽승룡 비오 신부 (시드니대교구 한인성당 주임 신부)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