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F(국경없는기자회) ‘2021년 세계언론자유지수’ 발표
“호주, 뉴스코프•나인 두 그룹 민간 미디어 거의 독점”

‘세계 언론자유 순위’에서 호주는 180개국 중 25위를, 한국은 42위를 차지했다. 국경없는기자회(RSF)가 20일 발표한 2021 세계 언론자유 지수(World Press Freedom Index)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는 지난해 26위에서 올해 한 계단 올라섰다. 한국은 지난해와 같은 42위를 유지했다. 

국경없는기자회(RSF)
2021 세계 언론자유지수 보고서

〈호주〉 ‘탐사보도’ 위협, 언론 소유 집중 폐단 심각  
언론사 불리한 ‘명예훼손법’ 개정 촉구  
“모리슨 총리 기후변화 회의론자” 우려
테러방지법 관련 취재 사실상 불가능

 
영어권 선진국 중 하나인 호주에서 언론 자유는 허약(fragile)하다. 헌법은 언론자유를 보장하지 않으며 정치적 소통의 함축된 자유(implied freedom of political communication) 이상을 인정하지 않는다.

2019년 6월 호주연방경찰은 캔버라 주재 기자의 자택과 공영 방송 ABC의 시드니 본사 건물을 압수수색했다.  

이는 저널리스트 취재원 기밀보호(confidentiality of journalists’ sources)와 공익성 저널리즘(public interest journalism)을 위협한 언어도단 행위였다. 

‘국가 안보(National security)’가 압수 수색의 명분이었는데 이는 탐사보도 기자들(investigative reporters)을 위협하는데  이용되고 있다. 또한 호주의 2018년 명예훼손법(2018 defamation law)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가장 혹독한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테러방지법(terrorism laws)으로 인해 테러 관련 취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스콧 모리슨 총리는 기후변화 회의론자이며 보수당인 그의 자유-국민 연립 정부는 환경 이슈를 커버하는데 제한하는 경향이 높다. 탐사보도에 대한 이런 정치적 공격은 더욱 우려된다.
  
호주는 서구 사회에서 가장 미디어 소유 집중(media ownership concentration)이 심한 나라다. 민간 미디어의 거의 대부분이 루퍼트 머독의 뉴스 코프(News Corp)와 나인 엔터테인먼트(Nine Entertainment)의 2개 그룹이 소유하고 있다. 이같은 2개 그룹의 언론 독과점체제는 대대적인 비용 감축과 이윤 증대에 초점이 맞춰져 공익성 탐사보도를 억제하고 있다. 

뉴스 코프의 소유의 일부 미디어
케빈 러드 전 총리(노동당)가 요구한 뉴스코프의 호주 미디어 독점 폐해에 대한 의회특검 청원에 말콤 턴불 전 총리(자유당)가 서명하자 공영방송 ABC 지지자들이 발표한 감사 광고

〈한국〉 언론 지배구조 독립성•국보법 문제 등  

한국은 2006년 31위까지 올랐다가 2016년 70위로 10년 만에 40계단 가까이 떨어졌다. 이후 2017년 63위, 2018년 43위, 2019년 41위로 상승하고, 지난해에는 42위를 기록했다. 
RSF는 "한국은 10년 새 순위가 30계단 이상 떨어졌다가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으로 (언론의)숨통이 트였다"고 평했다. 

RSF는 그러나 "공영 방송 관리인을 임명하는 시스템은 독립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며 "명예훼손죄 처벌을 없애고 국가보안에 기반해, 특히 북한과 관련해 극도로 심한 처벌을 하는 법도 폐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르웨이 5년 연속 1위, 뉴질랜드 8위
중국 177위, 북한 179위 

세계 언론자유 1위 국가는 노르웨이로, 5년 연속 1위 자리에 올랐다. 2위는 핀란드, 3위는 스웨덴, 4위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들이 최상위권을 휩쓸었다. 

이어 코스타리카 5위, 네덜란드 6위, 자메이카 7위, 뉴질랜드 8위, 포르투갈 9위, 스위스 10위 등의 순이었다. 또 독일 13위, 영국 33위, 프랑스 34위, 미국 44위, 일본 67위 등으로 나타났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1위(세계 42위), 대만이 2위(43위)로 조사됐다. 중국은 177위, 투르크메니스탄 178위, 북한 179위, 에리트레아 180위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RSF는 "뉴스와 정보에 대한 완벽한 통제로, 투르크메니스탄과 북한은 자국 내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한건도 없다고 밝히고 있으며 에리트레아는 20년 전 구속된 11명의 언론인에 대해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RSF는 조사대상 180개국 중 73개국에서는 언론자유가 '완전히 차단되거나 심각하게 침해'되고, 59개국에서는 언론자유가 '제약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통제 목적으로 일부 국가에서 언론인의 코로나19 취재를 제한하는 등 팬데믹이 언론 자유를 저해하는 또 하나의 요소로 작용했다고 RSF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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