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더슨 사장 "준비 부족으로 연기, 추후 방영될 것"
모리슨 “매우 모욕적인 시도, 가족 비방도 실망”
스콧 모리슨 총리와 미국 극우 음모론집단 큐어넌(QAnon)의 관련성 의혹을 파헤친 호주 공영방송 ABC의 탐사프로그램 '포 코너스(Four Corners)'의 에피소드가 방영이 연기돼 연일 논란이다.
친(親)트럼프 성향의 큐어넌은 오바마∙클린턴 등 사탄 숭배 소아성애자가 미국을 지배하고 있다는 음모론을 주창해 왔다.
이 에피소드는 모리슨 총리와 큐어넌의 음모론을 따르겠다고 공언한 한 인물과의 관계를 취재한 내용인데 7일(월) 방영 예정이었지만 일단 연기됐다.
가디언지 호주판은 2019년 큐어넌 지지자 팀 스튜어트(Tim Stewart)의 아내가 모리슨 총리의 부인 제넷 모리슨과 지인이며 그녀가 총리의 직원으로 근무했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시드니모닝헤럴드지는 3일 “데이비드 앤더슨(David Anderson) ABC 사장이 방영 계획에 제동을 걸어 포 코너스의 해당 방송분이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앤더슨 사장은 “내가 방송을 제지했다거나 막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는 “문제의 에피소드 일부에 우려점이 있고 준비가 덜 돼 이야기를 보강할 필요가 있어서 방영 연기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리슨 총리는 “포 코너스가 큐어넌 지지자와 나를 엮으려고 시도했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내가 그런 위험 단체에 관여했거나 지지한다는 그 어떤 암시도 심히 모욕적”이라며 "포 코너스가 나뿐만 아니라 내 가족 일원에게 이러한 비방을 퍼붓는 것이 실망스럽다. 정말로 형편없다"고 분개했다.
일각에서는 해당 에피소드가 이미 몇주 연기됐고, ABC 경영진이 총리로부터 기록된 답변을 확보하기 원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포 코너스는 한 달 전부터 총리실에 20회 가량 질의를 했지만 지난주까지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앤더슨 ABC 사장은 7일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포 코너스를 향한 지지를 거듭 표명하면서 이 프로그램이 추후에 방송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총리실이나 자유당 인사가 ABC방송에 이 에피소드를 방영하지 말라는 외압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정부나 다른 누구에 의한 개입이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