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에 세계 경제는 코로나 때문에 1960년대 이후 가장 높은 3.4%나 감소하였지만 2021년에는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세계 경제의 전망은 불안하고 우려된다. 따라서 우리 개개인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접하게 될 경제적 도전을 극복하기 위하여 세계 경제의 특성이 어떻게 진전될 것인지를 분석하고, 극복을 위한 요구조건을 파악하고 준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세계 경제는 지금 우리가 살고, 일하고, 생산하고, 대인관계를 맺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기술적 변화를 직면하게 되었다. 그 변화의 규모, 범위, 복잡성이 너무나 혁명적이어서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부른다. 그 혁명의 경제적 영향은 광범위한 것으로 보이며, 그 결과 현재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미래의 작업과 직업의 성격에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하게 된다. 다윈의 '적자생존'이라는 격언이 암시하듯, 우리가 이 혁명적이고 불안정한 시대를 대비하고 적응하지 않으면 혁명에 희생될 수도 있다.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생물학적•물리학적 혁신이 융합되는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인공지능(AI), 로봇,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고속 모바일 인터넷 등 여러 중요한 기술의 빠른 발전도 포함한다. 컴퓨터를 중심으로 1980년대에 시작된 3차 산업혁명의 특징이 인간-정보의 연결인 데 비하여 4차 산업혁명은 인간-정보-소재-위치의 융합을 의미한다. 4차 산업혁명을 뒷받침하는 핵심적인 기술은 디지털기술이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디지털 시대라고도 일컫는다. 

4차 산업혁명은 몇 가지 근본적인 특성을 드러낸다. 무엇보다 지식과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거나 쓸모없게 된다. 간단한 기술과 여러 번 반복되는 제조과정은 AI와 로봇으로 대체되기 때문이다. 또 소득의 불평등이 국가 간과 한 국가 안의 국민 간에서 심화한다. 기업이 AI와 자동화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나면 제품을 하나 더 생산하는 데 드는 추가 비용은 지극히 적다. 따라서 회사는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생산 규모를 확대하여 독점기업이 된다. 이렇게 신기술을 수용하고 채택하는 국가 및 이에 고용된 사람들은 번영할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국가나 개인에 관계없이 뒤처지게 된다. 

4차 산업혁명은 다양한 혜택과 위험을 초래한다. 주요 이점으로는 생산성, 생활의 질, 의사결정 등의 향상과 맞춤형 제품 및 서비스 가용성 등이 있다. 디지털 기술로 인해 전자 상거래, 교육, 재택 근무와 같은 온라인 경제 및 비즈니스 활동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혜택을 누리기 위해 각국은 4차 산업혁명을 수용하고 이에 대비하려 혈안이 되어 있다.  

4차 산업혁명은 경제, 특히 고용시장에서 여러 가지의 혼란을 일으킨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22년까지 전 세계에서 7천5백만 개의 일자리가 AI, 로봇과 자동화로 대체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같은 기간에 1억3천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예상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현재의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은 새 직장을 채우는데 필요한 자격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고용시장은 점점 더 불안정해지고 어떤 일자리도 안전하게 보장되지 않는다. 벌써 대부분 근로자는 일생 동안 3~5번 직업을 바꿀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전에 맞서기 위해 개인이 어떤 필수요건을 갖춰야 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경제학 문헌과 실업계에서 몇 가지를 제시하고 있는데, i) 새로운 지식, ii) 새로운 기술, iii) 창의력 등이 중요한 것들이다.

 i) 미래에 필요한 새로운 지식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교육을 통해 배우고 배양하는 개념적 지식과 사고력이 포함된다. 개념적 또는 원칙기반 지식은 디지털 기술과 창의력의 기초를 뒷받침한다. 사고력(thinking skills)은 복잡한 문제 해결 및 비판적 창의적 사고가 포함되며, 후자는 창의력의 선구자이다.
ii)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업무 관련 기술에는 전자 도구, 시스템, 장치 등을 이용하여 데이터를 생성, 저장, 처리 및 분석하는 디지털 기술이 포함된다. 기초 자료를 수집하고 그런 데이터에 내재하는 보편적인 정보를 추출하는 기술은 미래의 사업계에 매우 중요하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협력의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의사소통 능력과 글쓰기 능력이 요구된다. 아울러 성실성, 도덕성, 책임감, 사교성 및 팀 정신을 가진 좋은 성격 또는 인성도 길러야 한다.

iii) 4차 산업혁명의 가장 중요한 요건은 창의력이다. 한동안 미국에서 가장 창의적인 사람으로 꼽힌 스티븐 잡스는 "창의력은 사물을 연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기존의 기술, 정보, 소재, 아이디어를 연결하고 새로운 디자인으로 더 높은 소비자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창의력이다. 그러므로 창의력 개발 과정은 적어도 한 분야에 대한 깊은 개념적 지식이나 전문지식이 필요하고 또 여러 다른 분야를 이해하는 역량을 요구한다. 창의력에 필요한 여러 요소를 한 사람이나 한 회사가 다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하여 이런 여러 요소를 가진 사람들 간의 협력이 필요 불가결하다. 따라서 문헌에 창의력 개발을 위한 T-모델이 제시되고 있다. T의 수직 막대는 관련 분야의 전문성을 나타내고, 수평 막대는 좋은 인성을 갖고 여러 분야의 지식을 협동하여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낸다. 

요약하면, 계속 진전되는 4차 산업혁명 하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발전할 사람은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과 좋은 인성과 함께 폭넓고 보완적인 기술을 가진 사람들과 협동하고, 자기의 지식을 끊임없이 갱신하고 적응하는 사람들이다. 위에서 파악된 필요능력을 어떻게 개발하느냐의 문제는 다음 기회에 논의한다.

권오율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교 경영대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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