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딸 20만불 무이자 융자, 기존 사무실 매각 등 자금 마련  
“한인사회 기부 풍토 초석 만들기를..” 동포들 환영  
40년 복지회 봉사로 2019년 ‘호주국민훈장’ 수훈 

이용재 회장이 14일 칠순 축하연에서 케익을 자르고 있다

6월 14일(월) 여왕생일(Queen's Birthday) 공휴일 저녁 홈부시 웨스트의 호주한인복지회관에서 호주 동포사회에 뜻 깊은 발표가 있었다.  

이날 70회 생일 축하 모임을 가진 이용재 호주한인복지회장이 가족들이 함께한 자리에서 “복지회가 전용 회관을 구입할 수 있도록 30만 달러를 기부하고 또 20만 달러는 나중에 복지회에서 여유 자금이 생기면 상환할 수 있는 방식으로 빌려줄 것”이라고 발표했다. 

호주 동포사회에서 이번처럼 상당한 거액을 한인들을 위한 공익단체에 기부한 사례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동포들은 “놀랍고 기쁜 소식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시드니 동포사회에서도 비슷한 미담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소식을 전해들은 한 동포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려운 시기에 통 큰 기부로 시드니 동포사회에서 좋은 계기를 만든 것 같다. 추운 시드니 겨울 날씨에 훈훈한 소식”이라고 반겼다.  

지난 1979년 1월 브리스번 캔모아대학에서 3년간 장학금으로 호주 유학을 시작한 이 회장은 시드니대, 멕쿼리대에서도 공부했다. 크리스천인 그는 가족으로 부인 이인숙씨, 큰 딸 이조이, 둘째딸 이지니가 있다. 현재 의류 및 모자 도매회사를 운영 중이다.  

이용재 회장은 호주한인복지회를 중심으로 한 호주 한인 커뮤니티 봉사 활동을 인정받아 2019년 호주국민훈장(Order of Australia)을 수훈했다.  

다음은 이용재 회장과 일문일답. 

▲ 14일 발표한 기부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70회 생일을 기념으로 복지회 발전에 획기적인 사업을 하고 싶었다. 복지회의 몇몇 이사분들과 오래 전부터 1차로 30만달러를 기부하고 켐시 소재 한인복지회 사무실과 회의실 중 먼저 회의실을 매각하고 기부한 30만 달러와 두 딸들이 무이자 융자로 20만 달러를 빌려줄 계획을 논의했고 14일 발표했다. 

이 세 개를 합치면 거의 80만 달러(은행 융자금 완전 상환 후)정도 된다. 이어 20-30만 달러를 5년간 무이자로 빌려오면 은행 융자없이 120만 달러 정도의 단독 주택을 구입해 한인복지문화센터로 사용하기에 적당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몇 달동안 적정한 집을 찾아보는 중이다. 약간의 은행 융자를 빌리면 약 150만 달러 이상도 구입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이제 시작하자고 결정을 내린 것이다.

모든 것이 재정적으로는 준비돼있고 좋은 지역에 이 정도의 가격의 건물만 나면 바로 구입할 수 있다. 14일 저녁 퍼스 한인회관(대지 1149평방미터, 건평 525평방미터)에 관한 이야기도 했다. 부러운 일이다.”

▲ 호주 동포사회에서 매우 드믄 거액 기부인 것 같다. 이같은 결정을 하게된 배경을 설명해 달라. 
“물론 가족 모두 적극 찬성했고 앞으로도 복지회관이 완전한 복지 및 문화센터로 자리잡을 때까지 우리 가족은 재정적으로 후원하기로 했다.

블루마운틴의 카툼바나 루라에 홀리데이 하우스를 구입하려고 했던 소박한 꿈을 우선 복지회관 구입으로 돌린 것 뿐이다.

나는 한인복지회에 이경재 전 회장님의 추천으로 일반 회원으로 입회했고 이어서 이사, 부회장, 회장으로 봉사해오고 있다. 금년이 40주년이다. 복지회 이사회에서도 여러 번 강조해온 것이 복지회 사업 중 ‘홈케어 패키지(home care package)'를 할 수 있도록 호주 정부의 승인이 나면 회장에서 은퇴하고 뒤에서 재정적인 후원을 하겠다고 말해왔다. 안타깝게도 작년 신청을 했지만 몇 가지 보충해야해서 현재 준비 중이다.

아시다시피 부동산은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복지회 회의실을 매각하여 좋은 위치에 있는 건물을 반드시 바로 구입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현재 교섭 중인 건물이 있긴 하다.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이용재 회장 가족. (왼쪽부터) 큰 딸 이조이, 부인 이인숙, 이용재 회장, 둘째 딸 이지니씨

4. 호주한인복지회가 앞으로 전개했으면 하는 활동을 소개한다면..
“한인복지회의 미래 전략은 홈케어 패키지가 승인됨과 동시에 복지를 전문적으로 운영할 전문 경영체제로 바꿔질 것이다. 현재 복지회 밖에서 이 일을 위해서 일하고 있는 전문인 그룹이 가동되고 있다.

건물은 복지센터를 넘어서 동포사회의 쉼터와 한인 역사 자료집을 위한 공간으로도 활용될 것이다. 이런 활동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며 시간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협상 중안 건물이 적당한 결론에 도달하면 구입하면 되는 것이다.  모든 것이 준비돼 있다.”

▲ 거액 기부로 동포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는데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나는 지극히 적은 액수를 기부했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서 많은 동포들께서 이런 분야로 생각을 돌려봐 주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교회 건축 헌금도 중요하지만 동포사회 복지 및 문화센터 하나정도는 우리 시대에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센터가 지역적으로 하나씩 생겨나면 좋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는데 이것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복지회는 무일푼에서 오직 생각과 착한 마음으로 시작하여 두개의 자체 건물을 갖게된 것이다. 불과 몇 년 전의 일이다. 앞으로 많은 동포 여러분들께서 협조,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시기를 당부드린다.” 

이 회장은 인터뷰를 마치며 “이 정도의 일은 우리 가족만의 힘으로 할 수 있다. 여러 사람의 마음이 맞으면 훨씬 크고 보람있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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