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장 정 윤

열지 않은 커피숍 창틀 위에
아직 사람 없는 벤치에
오지 않은 버스 정류장에
네가 그렇게 먼저 와 있었다
꽃향기의 진심 정도는 이해하자고
자주 먼길을 내쳐 걷던 
창경궁 - 경복궁 - 도서관길
그립다...
말하기 전에 먼저 달려와 
책갈피 그 어디, 
남 모르게 혼자 기다리다
물기 잃어가는 꽃잎이 되어
책속 고운 잔향으로 남아가는 세월
너의 꽃그늘 
아래 곱게 늙어가는 내가 보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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