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C 스페셜 시리즈
연재 순서: 
1. Trial 내신과 모의고사
2. HSC 과목 선택 
3. ATAR 및 대입

6학년 자녀를 둔 집에서 식구들의 가슴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셀렉티브 시험 결과가 나온 후 매년 이맘 때가 되면 1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와 집안 분위기는 살얼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나 현재 코로나 록다운과 불안정한 사회 분위기 때문에 한참 예민한 수험생들은 더 혼란스럽다. 이와 관련, 모든 학교와 교사들도 마찬가지로 골머리가 썩고 있다. 문제는 지금이 대부분의 학교가 HSC 모의고사 (HSC trial exam)를  쳐야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 필자는 HSC 모의고사에 대한 이해와 현재 상황이 대학 입시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내용을 공유할 것이다. 그리고 HSC는 한국과 같이 학교 내신성적과 본고사가 복합적으로 반영되는데, 여기는 선택과목 수가 너무 많아서 계산법이 한국보다 훨씬 복잡해진다. 따라서, 현재 10학년생 학부모들을 위한 HSC 과목 선택에 대한 이해와 호주 대학 입학 등수(ATAR) 계산법과 입학 원서에 대해서도 조만간 지면을 통해 설명할 계획이다.

호주는 고등학교 졸업장인 Higher School Certificate (HSC)를 이수하면서 과목별로 점수를 받는다. 과목별 점수는 12학년의 학교 내신성적 50%, 10월 중순에 있는 HSC 본고사 50%로 합산된다. 그리고 이 점수를 토대로 대학 입학 등수(ATAR) 가 계산된다. 일단 대부분의 NSW주 수험생들은 7월에 학교 내신성적에 마지막으로 반영되는 최종 시험인 HSC 모의고사를 치르게 된다. 시험문제는 각 학교에서 따로 준비하지만 이름 그대로 본고사와 모든 형식과 환경이 같은 상태에서 시험을 보게 하는 평가 방법이며, 전체 내신 성적의 30~40% 정도의 비중이 있음으로 학생들에게는 마지막으로 내신성적을 향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므로 모두의 신경이 곤두설만큼 중요하다.

그런데 현재의 록다운이 8월 28일까지 또 연장되면서 모두가 멘붕  상태에 처했다.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필자를 비롯한 교사들도 현재 고민이 매우 많은 시기이다. 현재 9월에 있을 NSW 시의원(지자체)  선거도 12월 4일로 연기됐고 7월 말로 예정된 HSC 모의고사도 대부분 2주 연기됐지만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 것 같은 조짐이다. 

만약 록다운이 조금씩 풀리더라도 한 장소에 몇 명을 모아 시험을 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한계가 보인다. 록다운 9월 연장 예측마저 나온다. 이렇게 계속 연장이 되는 경우, 학교 졸업식, 실기 과목 시험, 채점과 복습 시간, 그리고 본고사 날짜와 모두 단기간에 겹치게 되면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일부 학교에서는 이번  코로나 록다운 기간이 장기간 지속되고 온라인 수업이 길어짐으로써 학생의 가정환경이 학습에 미치는 영향이 한 교실에 모아서 가르치는 것 보다 큰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교육의 형평성’이   지켜지지 않은 올해는 HSC 본고사를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필자는 이 주장이 일리는 있으나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고 생각한다. 본고사를 치지 않고 학교 내신 성적만으로 대학 입시를 결정하게 된다면 학생을 선별해야 하는 대학의 입장에서는 표준화된 학생들의 비교분석 데이터가 너무 부족하게돼 그야말로 형평성과 객관성에 큰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어찌 되었건, 현재 2021년도 모든 12학년 교사와 학생들에게는  본고사 이전의 Trial HSC 시험이 어떤 식으로 치러질 지가 최대 관심사다. 
7월 28일(수) NSW 주정부 발표에 따르면 록다운은 4주 연장되고 12학년생은 8월 16일부터 등교를 허락하여 모의고사가 가능하도록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를 실행하려는 세부적인 지침들의 진행 상황에 따라 12학년생들의 모의고사 실시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전체적 HSC 진행관리를 맡고 있는 NSW 교육과정평가원 (NSW Education Standards Authority)의 대안은 다음과 같다. 원래 각 학교가 HSC 모의고사를 치르는 것 자체는 필수가 아니고 학교 자체적 선택사항이므로 나머지 내신 성적을 다른 방법으로 대체할 수 있다. 우선은 모의고사 날짜 연기를 고집해보고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시험 유형을 바꾸거나 섹션별로 나누어서 보게 한다거나 그것도 안되면, 각자 집에서 온라인으로 보게하는 방법까지 고려하고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교사들은 과목별로 대안 A, 대안 B를 세운다고 바쁜 상태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 만약 12학년들에게 각자 집에서 온라인 시험을 보게 하면 또 형평성에 많은 지장이 온다. 부정시험은 누가 감독 관리할 것이며, 카메라를 켜 놓는다고 해도 카메라 사각지대에서 어떤 소통을 할 수 있는지는 모두 감독할 수 없다. 또 집안 환경이 조용히 집중해서 시험을 치를 수 있는 환경이 아닌 가정도 많기 때문이다. 학교는 시험을 억지로 끝까지 강행하는 것 보다 학생들의 정신건강과 형평성에 가장 큰 초점을 두며 신중히 검토하여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학부모와 교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불안한 학생들을 안심시키고 계속 본고사를 위해 차분히 준비시키는 방법 밖에 없는 듯 하다.

이 모든 상황과 입시 스트레스에서 사실 학부모들께 약간의 희망을 줄 수 있을 만한 내용과 HSC에 대한 몇 가지 내용을 전하고 싶다. 작년에도 이맘때 붉어졌던 코로나 상황이 대학 입시 패턴에 가져오게 된 결과를 살펴보면,  2020년도에는 본고사와 상관없이 조기입학제안을 받은 학생 수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아마도 유학생의 숫자가 확연하게 줄어서 대학교들이 학생 유치에 경쟁이 붙어서는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대학에 조기입학제안을 받을 수 있는 길이 몇 가지가 있는데, 먼저 기존 방법으로 입학할 경우를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매년 NSW주의 7만 명 정도 되는 12학년 학생들은 10월 중순에 시작하여 4주간에 걸쳐 실시되는 되는 HSC 본고사를 마치고 나면 11월 중순이다. 그리고 결과는 12월 중순경에 나오며 그 후, 대학 입시 지망에 따라 대학 입학이 이루어지게 된다. 희망 대학 지원 접수는 온라인으로 UAC (Universities Admissions Centre) 이라는 기관을 통해 이루어지며, 희망 원서를 선호도에 따라 5가지 학과에 지원할 수 있다. 온라인 UAC 어카운트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한 내에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 점수가 나온 후 3차에 걸쳐 입학 통보가 나가기 때문에 점수를 받은  후에도 지망학과가 본인 점수와 크게 차이가 나게 되면 전체적으로 희망 원서를 다시 바꿀 수 있는 기회도 언제든지 있다. 그러므로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UAC 사이트를 통해 입시지원 등록을 하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대학 조기입학제안도 UAC 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Schools Recommendation Scheme (SRS)와 Educational Access Scheme (EAS)이다. SRS는 말 그대로 학교 추천 제도이다. 등록 마감일은 9월 19일이며, 성공적일 경우 11월에 입학 통보를 받을 수도 있다. 당연히 학교의 추천을 받아야 가능하며 학교에서 알아서 추천해주기도 하지만, 자녀가 학교생활을 다방면으로 모범적으로 잘 해왔었다면, 학교 측에 먼저 물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AS는 SRS와 달리 불리한 상황을 겪은 학생들에게 대학진학 기회를 더 주는 제도이다. 12학년 기간 동안 만약 학업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불리한 상황을 겪게 되었을 경우 신청 할 수 있는데, 생각보다 범위가 넓어서 한번 자세히 들여다볼 만하다. 예를 들어 가정불화 또는 학생 또는 가족의 질병 또는 죽음, 피난민, 영세민 자녀, 또는 온 지 얼마 안 돼서 영어 문제 때문에 시험을 잘못 치렀던 것 까지도 고려해줄 수 있다고 나온다. 12학년 기간 동안 학생의 능력에 비해 불리한 주위 상황 때문에 학업의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의미의 프로그램이다. 

호주 대학 입학에 대해서는 사실 뜻이 있다면, 더 많은 요소와 여러 종류의 길로 진학을 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도 앞으로 지면을 통해 좀 더 살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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