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C 스페셜 시리즈
<연재 순서>
1. Trial 내신과 모의고사
2. HSC 과목 선택
3. ATAR 및 대입

“의대를 가려고 준비하는데 
어떤 과목을 골라야 유리할까요?”

지난주는 현재 12학년들과 코로나 록다운이 연장되어 불확실한 모의고사 날짜와 유형에 대한 고민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8월 5일 현재  16일부터 모든 12학년이 학교로 돌아온다는 계획하에 학교는 준비를 하고 있다. 최대한 코로나의 위험에서 안전한 상태에 교사와 학생들이 대면 수업에 복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지금은 현재 10학년에게도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이번 주는 그들과 함께 고민해보고 싶다. 먼저 대부분의 학교가 다음 주 안에 10학년생의 과목 선정을 마쳐야 하는 상황이다. 우선 NSW 에서 하이스쿨은7학년에서 12학년까지 6년 과정을 말하고, 한국과 같이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으로 학년이 같아 보이지만 과정은 상당히 달라진다. 전체적으로 6년 하이스쿨 구성 자체가 2년짜리 학교 과정 세 개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는 2년마다 나뉘는 교육과정을 스테이지(Stage)라고 부르며, 초등학교 때부터 이렇게 2년씩 스테이지를 나누어 초등학교에서 Stage 3 과정을 졸업한 후, 하이스쿨에서 Stage 4~6을 이수함으로 의무 교육과정 12년을 이수한다.  현재 10학년생은 Stage 5의 후반기가 되는 지금부터 Stage 6 (11,12 학년)에 어떤 과목을 선택하여 대학 입시에 반영할 지에 대한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시기다. 

NSW는 한국과는 달리 학년이 올라갈수록 과목의 수가 줄어들고 선택과 집중을 하게 만든다. 7, 8학년 (Stage 4)는 크게 선택권이 없이 여러 과목을 필수로 들으며 하이스쿨 생활을 시작하고, 8학년이 끝나면서 9, 10 학년 (Stage 5) 에 이수하고 싶은 과목을 선택하고, 10학년이 끝나면서 HSC (Stage 6)에 이수할 과목을 선정하게 된다. 교사로서 가장 학부모들께 많이 받는 질문은 과목 선택에 대한 조언이다. 거기에 대해 필자가 지켜보고 느낀 바는 이러하다. 

우선 8 학년말에 선택하게 되는 Stage 5 는, 영어, 수학 그리고 과학은 필수이므로 나머지 두세 과목을 선택하면 된다. 이때의 선택 기준을 나는 아이들의 취미에 따라 외국어 또는 예체능을 중심으로 선택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학생들이 필수 과목 영, 수, 과학에 집중을 할 수 있고 한참 사춘기일 때 학교생활을 조금이라도 재미있게 할 수 있다. 또 혹시나 책상에 앉아서 공부만하고 다양한 경험이 부족하고, 사회성이 떨어지는 구시대의 학자가 되는 것을 방지해줄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의 언어(외국어) 공부를 통해 다문화 국가인 호주에서 다른 제 3의 문화를 더 가까이 접해 보는 것도 좋다. 목재, 요리, 가정학, 디자인 등 집에서 가정교육으로 못 가르치는 삶의 부분을 배워보고 경험하게 하는 것도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반면, 10학년에게 매년 이맘때가 되면서 남은 2년 (Stage 6) 동안 대학 입시와 연관되는 과목을 골라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된다. 학교마다 원래 10학년 학부모와 학생을 모두 학교로 초청해 과목 선택에 대한 설명회를 하게 되는데, 올해는 록다운 기간인 관계로 필자의 학교는 비대면으로 화상을 통해 학부모와 상담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10년 넘게 10학년 과목 선택 설명회를 과학 교사로서 참여해 왔는데, 매년  압도적 1위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있다. 

“우리 아이가 의대를 가려고 준비하는데 어떤 과목을 골라야 유리할까요?” 라는 질문이다. 과학 교사라서 받는 질문일지도 모르겠지만, 한국 전쟁이 끝난 지 거의 70년이 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세계에서 빈부격차가 가장 낮은 나라 중의 하나인 호주에 살면서도, 학부모의 바람은 하나도 바뀌지 않은 것 같아 놀라지 않을 수 없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정말 학생이 환자들을 위해 한평생 사회에 헌신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 그 힘든 길을 가겠다면 박수를 치며 응원할 일이다. 하지만 대부분 이런 질문들은 학부모들이 나서서 한다. 이에 대한 답변이 궁금할까봐  간략히 설명하면 의대 분야는 확실히 과학 과목 중 화학과 생물이 물리보다는 더 필요하며 수학도 기본 이상으로 잘 해야 한다. 의대 입학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다음 주 대학입학에 대해 더 해보도록 하겠다.

10학년 때 과목 선택을 할 때, 11학년기간 중 총12 유닛(Unit)을 선택해서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12학년이 되었는데 12 Unit을 계속하기 힘들어지면 10 Unit으로만 줄여서 이수해도 된다. 
여기서 Unit이라는 단위는 학업에 할애되는 총 수업 시간이 비례하여 결정된다. 결국 대입에 사용되는 점수는 최고 10 Unit만 적용되기 때문이므로 대부분 점수가 잘 안 나오는 과목을 중단하기도 한다. 

흔히 말하는 과목들은 거의 2 Unit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고, 12학년생이 이수해야 하는 학업량의 20%를 차지한다고 생각해도 된다. 이때 영어 2 Unit은 필수이며 다른 과목은 필수가 아니다. 이제는 수학도 필수가 아니게 바뀌었는데, 이에 대해 많은 반론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웬만한 한인 이민자 자녀들은 수학을 아예 고르지 않을 정도로 저학년 때 수학에 집중하지 않은 자녀들은 거의 없을 것 같기도 하다. 
또 Extension 1 또는 2라는 단어를 자주 들을텐데 이것은 해당 과목의 연장선으로 1 unit  또는 2 unit 상당의 시간을 그 과목에 더 심도 있게 연구하는 과목이므로 난이도도 높다고 생각하면 된다.

“수학 Extension 2를 해야 해! 그래야 스케일링이 잘돼서 높은 ATAR 를 받고 좋은 대학을 가지”라는 말을 여기저기서 들을 수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 특히 난이도가 있는 과목들을 선택할 때는 먼저 학생 본인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 자녀가 별로 내키지 않은데 대학을 보내보자는 의도로 자녀가 깊이 있게 공부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일 수가 있다. 필자는 과목 선택 때 강하게 밀어붙이는 부모들 때문에 아이들이 하고 싶은 과목을 못 하고, 학교생활에서 모든 취미를 잃어버리고 우울증에 시달리게 되는 사례를 자주 본다. 결국 부모의 소원은 아이가 학교를 출석하고 건강하게 졸업이라도 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바뀌게 되는 슬픈 결과가 오게 되는 아쉬움 경우도 많다.

어디까지 자녀를 선도해 줘야 하고 어디까지 자녀의 의사를 존중해 줘야 할지는 참 정답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이민자로서, 자녀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면서 헷갈릴 때, 한번 생각 해 보아야 할 점은, 세상은 변했고, 더 빨리 변해가며, 호주 사회는 우리가 잘 알듯이 상대적으로 직업에 격차가 없고 행복지수가 높은 사회라는 점이다.  
다음 칼럼에는 대학 입시와 점수 계산법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볼 계획이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