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핀텍그룹 스퀘어의 ‘통 큰 투자’
호주증시 사상 최대 규모 합병
‘글로벌 테크 허브’ 호주 명성 굳힐 것 
‘선구매 후지불’ 시장 대대적 변모 예고  

호주인 닉 몰나(Nick Molnar)와  앤소니 아이센(Anthony Eisen)이 2014년 공동 창업한 애프터페이(Afyerpay)가 미국 핀텍 그룹 스퀘어(Square)로부터 무려 390억 달러의 인수 제안을 받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스퀘어와 애프터페이는 2일(호주시간) “합병에 관한 ‘계획 이행 합의(scheme implementation deed)’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닉 몰나(왼쪽)와 앤소니 아이센이 2014년 호주에서 애프터페이를 공동 창업했다

애프터페이는 많은 ‘선구매 후지불(buy-now, pay-later: 이하 BNPL)’ 결제회사 중 확실한 글로벌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호주 토종 기업이다.  
애프터페이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사업체(매장)가 이미 10만개를 넘었고 1,620만명의 고객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이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다.

BNPL업계의 글로벌 선두주자 애프터페이

스퀘어가 2일 호주증시 상장 기업 애프터페이의 주식 전체를 390억 달러(미화 290억 달러)에 인수할 계획을 발표하자 호주 증시가 들썩거릴 정도였다. 인수 거래는 2022년 1분기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프터페이의 경쟁사인 호주 기업 지프(Zip)의 주가도 덩달아 8% 이상 올랐다. 애프터페이를 미국 기업(스퀘어)이 인수하면 지프는 호주 시장에서 호주 기업으로서는 최대 규모가 된다.  

스퀘어는 트위터의 창업자인 억만장자 사업가인 잭 도지(Jack Dorsey)가 경영하는 핀텍 기업으로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고  시가총액이 미화 1,126억 달러(1,434억 호주달러)에 달한다.

트위터의 창업자인 억만장자 잭 도지 스퀘어 CEO

애프터페이 공동창업자인 몰나와 아이센은 매각 협상 후 스퀘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애프터페이의 이사 1명이 스퀘어 이사로 임명된다. 
 
스퀘어의 도지 CEO는 “두 핀텍 기업들(스퀘어와 애프터페이)은 목적을 공유한다. 그것은 바로 금융제도를 보다 공정하고 접근이 용이하며 포용적이 되도록 만들겠다는 비즈니스 모멜로 창업한 것이다. 애프터페이는 이런 원칙에 입각한 신뢰받는 브랜드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캐쉬 앱(Cash App)과 셀러 에코시스템(Seller ecosystems)을 더 잘 연결해 고객들과 사업체에게 더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 성명에서 몰나와 아이센은 “스퀘어의 인수로 애프터페이의 미국 시장 본격 진출과 글로벌 성장을 돕고 고객에게 새로운 능력을 제공하도록 도울 것이다. 고객을 위한 책임감 있는 지출 제도가 계속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몰나는 링크드인(LinkedIn) 포스팅에서 “이번 인수제안을 통해 호주의 혁신과 기업가 정신이 글로벌 수준으로 인정받은 점이 놀랍다. 애프터페이의 실리콘밸리 테크 분야 연결이 용이해 질 것”이라고 환영했다. 그는 “스퀘어와 애프터페이의 합병으로 사업체와 고객들을 위해 더 좋은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며 결과적으로 모든 사람이 승리하는 경제 환경을 만들자는 미션을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핀텍 호주(FinTech Australia)의 레베카 쇼트-구피 CEO는 "호주 핀텍 산업을 위해 멋진 뉴스이고 해외 시장에서 애프터페이 큰 성공은 호주 에코시스템의 강점과 디지털산업의 리딩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호평했다.

카쏘나 캐피탈(Carthona Capital)의 딘 도렐(Dean Dorrell)은 “애프터페이의 인수 거래는 호주 테크놀로지 분야에서 중요한 분수령(watershed moment)이다. 호주가 자원과 전통적 산업에 치중해 왔다는 점에서 더욱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애프터페이는 은행업과 연계해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소비자들(Gen-Z consumers)을 대상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점에서 스퀘어의 인수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호주 금융권은  스퀘어가 애프터페이를 통해 호주 은행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을 예상하고 대비해야 할 것이다. 애프터페이는 중소 규모 사업체를 중점으로 공략할 것이다. 이는 호주 정부의 4대 은행 외 경쟁력 강화 원칙과도 부합한다.  

BNPL 업계의 주요 기업들

또한 BNPL 시장에도 상당한 파급이 예상된다. 호주 4대 은행들은 이미 직간접적으로 BNPL 업계와 연계 중이다. 코먼웰스은행은 클라나(Klarna)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사업체의 이용 수수료를 면제하면서 시장 진입을 검토 중이다. 웨스트팩은 애프터페이와 은행 서비스 파트너십(banking-as-a-service partnership) 관계를 맺고 있다. 뉴질랜드에서는 흄(Humm)과 파트너십 관계다. 내셔날호주은행(NAB)은 자체적으로 이자율-제로 신용카드(zero-interest credit card)를 제공한다. 

애플도 신규 서비스를 발표했고 애플 페이(Apple Pay)를 이용하는 경우 구매 할부를 제공한다. 

IBIS월드의 인 여(Yin Yeoh) 선임 산업분석가는 “호주에서 사용되는 신용카드는 지난 2016-17년 이후 계속 감소 추세인  반면 BNPL 매출은 증가 추세다. 젊은층 소비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BNPL 업계는 막대한 사업 확장의 잠재성이 있기 때문에 대형 은행들과 금융 기업들이 다른 BNPL 플렛폼의 인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신용카드와 BNPL 매출 역전(IBIS월드 통계)

후발 주자들인 소규모 BNPL 회사들인 흄(Humm), 세즐(Sezzle), 오픈페이(Openpay) 등을 대상으로 한 인수 경쟁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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