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아프가니스탄 소식에 평화에 대해서 더 자주 생각해 보게 되는 요즘입니다. 매년 9월 21일은 유엔(United Nations)에서 제정한 ‘국제 평화의 날’(International Day of Peace)입니다. 국제 평화의 날은 전쟁 및 폭력 행위에 대한 중단을 독려하고, 세계의 평화를 증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요, 평화롭고 지속 가능한 세상은 우리 모두가 꿈꾸는 이상적인 세상이지요! 

2021년 국제 평화의 날 포스터 (사진출처_유엔)

하지만 과연 평화로운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요? 평화는 우리가 자주 듣는 단어이지만, 막상 평화가 무엇인지 설명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화를 “전쟁이 없는 상태”로 생각하기 쉬운데요, 정주진 박사는 평화를 ”다른 이의 강요나 위협 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하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얼마나 평화로운 세상에 살고 있나요? 그리고 전 세계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평화를 누리고 있을까요? 

오늘은 인류의 평화 증진에 기여한 사람들만이 받을 수 있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들의 발자취를 살펴보며, 평화를 위해 우리는 어떠한 노력을 함께할 수 있을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2019년 노벨상 세레모니 모습(사진출처_노벨 미디어)

2014년 말랄라 유사프자이(Malala Yousafzai)는 당시 17세로 최연소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파키스탄에서 태어났으며, 교사인 그녀의 아버지 지아우딘(Ziauddin)은 여아들의 교육을 금지하는 지역에서 학교를 세워 여아들을 가르쳤습니다. 말라라는 만 11세 때, 영국 BBC 방송 우르두어 블로그에 익명으로 탈레반 점령지의 억압적 일상과 여성들을 교육을 금지하는 현실을 알리는 글을 올림으로 처음 국제 사회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2012년, 탈레반 무장 대원이 쏜 총에 맞아 중태에 빠졌으나, 극적으로 회복되어 계속적으로 여성과 어린이의 교육권을 옹호하는 인권 운동을 이어 나갔습니다. 이러한 말랄라의 활동은 이슬람 율법을 어기는 것으로 간주되어 지속적으로 신변의 위협을 받았으나, 2013년 7월 12일에는 유엔(United Nations)에서 청소년 대표로 여아 교육권에 대해 연설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2014년에는 나이지리아를 방문하여 200여 명을 여학생을 집단 납치한 이슬람 원리주의 단체에 학생들의 무사 송환을 요청하기도 하는 등 여성과 어린이들의 교육권을 위해 애쓴 공로를 인정받아 2014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였습니다. 

2014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의 모습 (사진출처_ ABC7 San Francisco)

“한 명의 아동, 한 명의  선생님, 한 권의 책, 한 자루의 펜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
-말랄라 유사프자이

2018년도에는 콩고 민주공화국의 의사인 데니스 무퀘게(Denis Mukwege)와 이라크 출신의 인권운동가 나디아 무라드(Nadia Murad)가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였는데요. 데니스 무퀘게는 두 차례의 콩고 내전에서 잔인한 성범죄나 신체 학대를 당한 여성과 어린이들을 헌신적으로 치료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또한, 이들이 치료 후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르가의 집(Maison Dorcas)’을 운영하며, 돌아갈 곳이 없는 여성들에게 숙소와 기초 교육  및 직업 교육을 제공하여 성범죄 피해자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 제13회 서울 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지요. 

2018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 데니스 무퀘게의 모습 (사진출처_무퀘게 파운데이션)

2018년 노벨 평화상의 또 다른 수상자 나디아 무라드는 2014년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에 의해 성 노예로 납치되었다가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한 이후 여성 성 노예의 실상을 폭로하며, 현재는 인신매매 피해자인 난민 여성, 그중에서도 소녀들의 참상을 알리는 인권운동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2016년 9월, 유엔(United Nations)으로부터 “인신매매 생존자 존엄에 대한 친선대사”로 임명되어 활동하고 있으며, 2016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하였습니다. 이 두 수상자는 모두 “전쟁과 무력 분쟁 시 무기로서의 성폭력 근절에 대한 노력”을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였는데요. 이는 성별에 상관없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무력에 의해 누군가가 성적으로 유린당하는 일은 용납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국제 사회의 목소리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폭력의 마지막 희생자이길 바란다.”
-나디아 무라드

나디아 무라드 자서전 “더 라스트 걸”의 표지 (사진출처_뉴스1)

노벨상은 생존해 있는 개인을 대상으로 수상자를 선정하는데, 노벨 평화상은 노벨상 중 유일하게 개인뿐 아니라 단체나 조직도 수상의 영예를 얻을 수 있는 부문으로 2020년 노벨 평화상은 세계식량계획(World Food Programme)이 수상하였습니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어려운 가운데 특히 식량 문제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었던 예멘, 콩고 민주공화국,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에서 기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세계식량계획의 노력이 두드러진 한 해였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기아 퇴치를 위한 노력, 분쟁 지역의 평화를 위한 환경 개선에 대한 기여, 굶주림이 전쟁과 갈등의 무기로 사용되는 것을 방지하는 노력” 등의 이유로 노벨 평화상의 수상자로 선정될 수 있었습니다. 

 “이 혼돈에 맞설 최고의 백신은 식량이다.” 
- 세계식량계획에서 코로나19에 대응하며 사용한 구호 

노벨 위원회의 세계식량계획의 수상에 대한 설명 (사진출처_노르웨이 노벨 위원회)

국제 평화의 날을 맞아, 이렇게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사람들과 단체들의 발자취를 살펴보니 가슴이 뜨거워짐을 느낍니다. 많은 사람들이 세계 평화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다양하게 활동하는 모습을 보니, 저 역시 작지만 소중한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평화’에 대한 관심이 아주 조금이라도 생기셨다면, 그 첫 시작은 지금 세계에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부터 출발해보면 어떨까요? 노벨 평화상 수상자들을 통해 한 사람의 관심과 열정이 세상을 바꾸는 목소리가 되는 것을 우리는 함께 목격하였으니까요! 

후원문의: 굿네이버스 호주

(W. http://goodneighbors.org.au / E. goodchange@goodneighbors.org.au /P. 0416 030 381 / Kakao. GNA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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