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에게 ‘감동의 순간’ 선사한 주역들 

도쿄패럴림픽 호주 수영 선수

전 세계에 스포츠 감동을 선사했던 2020 도쿄패럴림픽이 13일간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5일 폐막한 이번 대회에서 호주는 금메달 21개와 은메달 29개, 동메달 30개를 획득해 종합 순위 8위를 기록했다. 지난 리우 대회(5위)보다 3계단 하락했다. 
 
179명으로 구성된 호주 대표 선수단은 22개 종목에서 멋진 경기력을 보여줬다. 치열한 접전과 아슬아슬했던 승부 그리고 수많은 감동의 순간이 연출됐다. 
 
수영선수 윌 마틴(20•Will Martin)은 도쿄패럴림픽에서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퀸즐랜드 출신인 마틴은 수영 남자 자유형(S9) 400m 우승을 시작으로 자유형 계주(4x100m)와 100m 접영(S9)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접영 경기에서는 세계신기록과 함께 개인 최고기록을 1초 가까이 앞당기는 기염을 토했다. 이어 혼영 계주(4x100m)에서 은메달까지 획득했다.

4년 전 리우 대회 때만 해도 아이언맨(철인3종) 현역 선수였던 로렌 파커(32•Lauren Parker)는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됐다. 패럴림픽에 처음 출전한 그는 휠체어 트라이애슬론 경기에서 내내 선두를 유지했으나 결승선을 앞두고 치고 나온 미국 선수 캔달 그렛쉬(Kendall Gretsch)에게 불과 1~2m 차이로 1등 자리를 내주어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휠체어 테니스 선수 딜런 알콧(30•Dylan Alcott)과 네덜란드의 니엘스 빈크(Niels Vink)의 남자 쿼드 싱글 준결승 경기는 역대 최고의 휠체어 테니스 경기 중 하나로 손꼽혔다. 18세의 ‘떠오르는 루키’ 빈크는 세계랭킹 1위인 알콧을 상대로 상당히 좋은 경기를 펼쳤다. 경기 내내 긴장감이 넘치는 대결이 이어졌다.

팽팽한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2대1(6-4, 3-6, 6-4)로 이긴 알콧은 눈물을 흘리는 빈크에게 다가가 위로의 포옹을 나누었다. 따뜻한 격려의 말을 건넨 후 돌아서려 했으나 빈크가 놓아주지 않아 둘은 코드 위에서 한참이나 부둥켜안았다. 치열했던 경쟁 후 우정을 나누는 스포츠맨십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호주 패러스포츠계에 익숙한 얼굴인 휠체어 육상 선수 매디슨 드 로자리오(27•Madison De Rozario)는 각종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휩쓸었지만, 패럴림픽에서는 세 번의 대회 연속 메달을 따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도쿄 대회는 달랐다. 첫 경기 여자 5000m(T54)에서는 5위에 그쳤으나, 800m(T53)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었고 1500m(T54) 경기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마지막 마라톤(T54)에서는 결승점 4km 전부터 빠른 스피드를 발휘해 스위스의 마누엘라 셰어(Manuela Schar) 선수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결승선을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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