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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록다운.. 저리비켜!”호주에서 ‘랜선 웨딩’을 한 세 커플
김형주 기자 | 승인 2021.09.09 14:37

허성준-정혜진,  박제니-박 폴 
김하늘-장미애 신혼 부부 

“상견례는 영상통화, 결혼식은 유튜브 생중계로”
“혼례 준비하며 형식보다 
부부 함께 응시할 가치 집중 큰 소득”
“해외로 신혼여행 못간 건 아쉬움”

세쌍의 한인 2030 커플들이 코로나 록다운 상황이지만 올해 ‘랜선 웨딩’을 올려 주변에서 관심을 모았다. 학생 선교사로 호주에 왔다가 간호사로 일하는 정혜진 씨와 은행원 허성준 씨. 워킹홀리데이 생활 후 유학생이 된 박제니 씨와 호주 카이로프랙터 2년차 박 폴씨. 워킹홀리데이로 온 호주에서 만나 결혼을 결심한 김하늘, 장미애 커플이 화제의 주인공들이다.

결혼에서 첫 관문이 양가의 상견례일텐데 어떻게 진행했나?

<허성준> “국경이 막혔기 때문에 줌(‘ZOOM)을 통해 ‘랜선 상견례’를 진행했다. 우리가 부모님이 계신 울릉공에 가서 한국에 계신 혜진이 부모님과 상견례를 했다. 모두 초면이기에 살짝 어색해하셨지만 대화가 오가며 분위기가 풀어졌고 록다운 이후 직접 만나 뵙자며 상견례를 마무리했다.” 

허성준, 정혜진 부부 랜선 상견례

<박제니>  “남편(박 폴)의 부모님은 캐나다에 계시고, 우리 부모님은 한국에 사신다. 호주, 한국, 캐나다에서 모두 편한  시간대를 찾아 영상으로 상견례를 했고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처음엔  다소 어색해하셨지만  시누이를 먼저 시집보낸 시부모님께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주셨다. 자녀 양육 이야기도 하시면서 서로 공감하셨던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2시간이 훌쩍 지났다. 직접 만남을 가지지 못해 너무나도 아쉬워하셨다.”
<김하늘> “코로나  상황에서 그동안 영상 통화로 자주 연락을 드렸다. 부모님에게 신뢰를 쌓는 게 우선이라 생각했다. 부모님들도 이런 상황을  잘 받아들여 주셨다. 우려와 달리 편안한 분위기 속에 상견례를 진행했고, 코로나 사태가 끝나면 함께 놀러 오신다고 말씀해 주셔서 마음이 한결 편했다.” 

웨딩에는 상당한 준비가 필요한데 코로나 상황에서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허성준> “한국에는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라는 패키지 상품이 있지만, 호주에는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따로 준비해야 하니까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코로나 때문에 제한된 상황과 규정을 지켜가며 준비하는 것이 어려웠다. 다행히 몇 개월 앞서 결혼한 지인 신혼 부부랑 함께 의논하면서 대략적인 틀을 구상했고, 지인들을 통해서 필요한 인력, 장소 등을 섭외했다. 모든 것을 하나씩  준비하다 보니 예산이 예상보다 많이 들었고, 날짜를 맞추는 부분도 쉽지 않았다. 특히 어려웠던 점은 코로나 규제였다. 장소, 수용 인원도 변동 될 수 있고, 세부적인 컨디션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신중히 선택해야 했다. 다행히 결혼식 때에는 규제가 조금 완화돼 준비한만큼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었다.” 

<박제니>  “우리는 코로나가 완화되는 대로 한국에서 제대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호주에서는 약소하게 결혼 예배만 드리고 혼인신고를 하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따로 업체를 이용하거나 준비하진 않았다. 그래도 기분은 내고 싶어서  호주 웨딩 사이트에서 부케를 구매하고, 헤어 액세서리는 한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하여 택배로 받아보았다.  의상은 각자 갖고 있던 양복과 하얀 원피스를 입었다. 함께 출석하는 교회에서 결혼 예배를 드렸다. 그런데 교회 목사님과 교역자분들이 웨딩홀처럼 데코레이션을 많이 준비해주셨다. 덕분에 생각보다 더 많은 축하 속에 결혼 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

박제니, 박 폴 부부 결혼예배 라이브 현장

<김하늘> “워낙 도전정신이 강한 편이라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했다. 물론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시작이 어렵지 이후는 쉬울 거라는 생각으로 차근차근 준비를 했다.”
 
각자의 결혼식 때 규제는 어느 정도였나? 결혼식은 어떻게 진행했는지 궁금하다. 

<허성준>”결혼식 무렵의 호주 코로나는 다행히도 규제가 많이 완화된 상태였다. 실내 결혼식 수용인원은 2평방 미터를 유지해야 했고, 마스크는 필수가 아닌 선택이었다. 다행히 준비한 장소에서 결혼식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호주 국경은 막혀있는 상태라서 한국에 있는 식구들과 친구들을 위해 유튜브로 결혼식을 생중계했다. 결혼식 중간에 아내의 부모님께 인사드리는 순서에서는 줌으로 연결하여 축사도 듣고, 화면에 큰 절을 올렸다. 그렇게나마 아쉬움을 달래며 결혼식을 진행했다.” 

<박제니> “혼인 예배를 3월 말에 올렸는데 그 당시에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가 아니었고, 식사도 가능했다. 많은 분들께서  축하해 주셔서 감사했고, 교회에서 함께 결혼 예배를 드린 후 가까운 식당에서 식사 대접을 했다. 물론 한국에서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지만,  호주에서 드리는 결혼 예배 또한 우리에게는 매우 중요한 의미였기 때문에 직계가족이 함께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컸다. 그런데 교회 영상팀 PD님과 여러 도움의 손길 덕에 유튜브로 실시간 송출을 할 수 있었다. 한국과 캐나다에 계시는 양가 부모님들과 친구들도 랜선으로 결혼 예배에 함께해 주었다. 예배 마지막에 부모님들께서 보내주신 축사 영상을 틀어주셨는데,  뭉클했던 기억이 난다. 다시 돌아봐도 정말 감사하고, 가족들이 직접 함께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김하늘> “호주에서 오프라인으로 결혼식을 진행하면서 한국에 계신 양가 부모님과 가족들이 보실 수 있도록 유튜브로 라이브를 진행했다.” 

어쩌면 평생 잊지 못할 결혼식 퍼포먼스를 한 셈인데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정혜진> “3가지가 기억에 남는다. 첫 번째는 내가 긴장을 해서 반지 교환식 때 오른손을 내밀었던 순간이 기억난다. 결혼반지를 왼쪽에 껴야 하는데 오른손에 끼우려는 바람에 반지가 들어가지 않아서 당황했다. 다행히 정신을 차리고 왼손을 내밀어 교환식을 잘 마무리했다. 두 번째는 남편이 서프라이즈로 축가를 불러 주었던 것이다. 지금도 축가 때 불러줬던 노래를 들으면 그 순간이 떠올라 기분이 행복하다. 마지막은 한국에 계신 부모님을 실시간으로 화면을 통해 인사를 나눴던 순간이다.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그리운 마음과 동시에 함께 하지 못 한 아쉬움이 교차했다.” 

<박제니> “남편이 어릴 때 캐나다로 이민을 가서 한국어와 영어에 능통하지만, 그날은 유독 긴장을 많이 했다. 특히 혼인 성서에 어려운 용어들이 많이 나오다 보니, 주례를 봐주신 담임목사님이 말씀하신 후에 그 내용들을 따라 낭독할 때 많이 버벅거렸다. 근데 그 모습이 귀엽기도 했지만, 특히 목사님께서 웃음을 참지 못하셔서 하객들도 웃음이 터졌다. 아직까지도 모두들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고 말하곤 한다.”
<김하늘>:”아무래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힘든 상황 속에서 진행된 결혼식이라는 것 자체가 특별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김하늘 장미애 부부 직접 준비한 결혼식 리셉션
김하늘 장미애 부부 결혼 현장 사진

코로나 팬데믹으로 평소 로망과는 거리감이 있는 결혼식을 했을 것 같다.

<허성준> “코로나로 인해 하객 인원을 줄여야 했고 식사 대접도 못 했던 부분이 많이 아쉽다. 그래도 결혼식 장소가 마음에 들었고 온라인으로 생중계를 한 기억에 남는 결혼식을 올려 만족한다.” 
<박제니> “한국에 들어가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 수 있는 위험이 있었다. 학업을 위해 계속 호주에서 지내야 하다 보니, 결혼도 일찍 하게 되었던 것 같다. 결혼식에 대한 로망은 딱히 없었지만, 어릴 때부터 ‘나는 누구와 결혼할까?’라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이제 그 궁금증은 풀린 것 같다. 보고싶은 가족을 보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속상한데, 이제는 위드코로나(With Corona)시대를 어떻게 하면 잘 살아갈 지 고민하고 있다.”
<김하늘>  “딱히 로망이 없었던 것 같다. 다만 가장 아쉬운 것은 양가 부모님을 모시고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신혼여행은 갈 수 있었는지? 

<허성준>” NSW에 있는 바이런베이(Byron Bay)로 신혼여행을 갔다. 유럽으로 신혼여행은 못 갔지만 나름 신혼여행의 기분을 내고 가서 잘 쉬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박제니> “코로나가 끝나면 한국에서 결혼식을 다시 올린 후 신혼여행을 갈 예정이다. 어릴 때 한국을 떠나 한국을 잘 모르는 남편을 위해 한국 여행을 한 후, 캐나다로 신혼여행을 가려고 한다. 코로나가 언제 완화될지 모르겠지만 얼른 가고 싶다.”

<김하늘> “그나마 가깝고 호주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블루마운틴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지금은 그마저도 가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허성준, 정혜진 부부 결혼식 라이브 장면

부부로서 함께 그려가고 싶은 가정의 청사진이 있다면? 
<허성준> “저희 가정의 청사진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가정이 되는 것이다. 구체적인 계획은 조금씩 세워가고 있는 중이다. 지금은 서로에게 집중하며 신뢰를 쌓아 가는 단계로 보내고 싶다. 결혼식을 통해 보여지는 것보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바라보아야 할 가치를 더욱 뚜렷하게 그려볼 수 있었다.”

<박제니> “우리가 자라온 가정처럼 그러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꿈이다. 부모님들께서 우리를 키워주고 본이 되어주신 것처럼 사랑이 넘치는 부모와 부부가 되고 싶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미래에 태어날 자녀들이 우리를 어려워하지 않고 힘들 땐 언제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나무 같은 부모가 되어주고 싶다.” 

김형주 기자  julie@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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