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필 사진

양오승

마음에 박힌 프로필 사진 하나가
불쑥 말을 걸어 온다

노란 동그라미 속
깊게 웃고 있는 찢어진 눈은
초등학교 담임 선생님
나대는 가슴 어리둥절 다시보니 
선생님 아들 내 짝꿍
초승달처럼 웃던

책갈피 속 첫사랑은
가장 오래된 나의 노래

우린 서로 늙은 게 아니라 
한번 더 쑤욱 커버린 거라고

두 그림자 먼길 돌아 돌아
푸른 빛 끝나는 데까지 달아나
아득하지도 가깝지도 않은  손

모퉁이 길 어스름히
눈내리던 송정동 골목
숨은 머리 하얀 사진 속 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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