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제로 거부”하며 자유당 설득에 반대 입장 고수
국민당 당권 쥔 강경 보수파 반대 주도
지지 댓가 2500억불 지원금 조성 ‘막후 협상설’  

방 부총리인 바나비 조이스 국민당 대표

연립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스콧 모리슨 총리의 자유당과 바나비 조이스 부총리의 국민당이 기후 정책에 대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배출량 감축 목표를 상향하기 원하는 자유당은 17일(일) 4시간가량 이어진 마라톤 회의에서 이를 거부하는 국민당 의원들을 설득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국민당내 21명의 의원들 중 탄소중립(net-zero)에 반대하는 의원 숫자가 찬성보다 많은 상태다. 
 
모리슨 총리가 제26차 유엔기후변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석하겠다고 밝히면서 그는 기후 공약에 대한 정부 내 합의가 조속히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국민당의 반발로 진통을 겪고 있다.
 
자유당 소속 앵거스 타일러 연방 에너지장관은 이번 비공개회의에서 정부의 기후 정책 계획을 제시했지만 데이비드 리틀프라우드 국민당 부대표 등 당내 보수 성향의 반대파 의원들은 “세부 검토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서 이를 수락하지 않았다.
 
회의에 앞서, 조이스 부총리는 “호주의 2030년까지 26~28%의 배출량 감축 목표를 더 높이는 것을 국민당이 수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  “2050년 넷제로 목표도 호락하게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국민당 당권을 쥔 바나비 조이스 대표(가운데), 데이비드 리틀프라우드 농업장관(오른쪽), 브리지트 맥켄지 의원(왼쪽) 등이 반대를 주도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자유당이 아니라 국민당이며 국민당 스스로의 결정을 내리겠다.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것에 볼모로 잡히지 않겠다"라고 주장했다.

이번 회의에서 국민당이 넷제로 목표에 동의하는 대가로 자유당으로부터 어떠한 양보를 얻어낼지가 관건이었다.

최근 국민당은 자유당의 넷제로 목표를 지지하는 대신 2,500억 달러의 석탄 등 광업 분야 기금을 조성하자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국민당내에서 대표적인 넷제로 반대파인 매트 카나본(Matt Canavan) 상원의원은 “급진적인 환경 정책으로 호주 경제가 오래동안 의존해온  산업을 파괴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많은 근로자들의 일자리가 위험에 처해있고, 수소와 다른 기술들이 잘 풀리지 않을지도 모르는데 왜 그것에 국가의 미래에 대한 도박을 해야 하는가? 염원으로 도박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자유당의 사이먼 버밍햄 연방 예산장관은 스카이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당 의원들에게 정부의 새 기후 목표를 지지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호주 사회에 이러한 결정의 결과에 대해 우려하는 일부가 있는데 없는 척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들과 그들을 대표하는 정치인들(국민당 의원들 지칭)에게 중요한 메시지는 다른 나라들도 이미 이러한 약속을 하면서 탄소중립  목표를 수용하며 대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넷제로 목표 채택에 합의를 하지 못하고 있는 스콧 모리슨 총리(오른쪽)와 바나비 조이스 부총리

야당(노동당)은 모리슨 정부가 기후 위기에 대한 대책을 내놓기를 회피해왔다고 공격했다. 케이티 갤러거 야당 예산담당 의원은 17일 ABC방송 대담에서 "정부는 넷제로에 동의해야 하고 이 목표를 입법화해야 하며 중간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야당의원들은 “국민당이 자유당과 연정에 참여하는 연립 여당의 일부라면 책임의식을 갖고 2050 넷제로 목표 선언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