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에서 아이와 어른을 막론하고 하나의 큰 시장을 갖추고 있는 컴퓨터 게임의 매력적인 요소들에 대해 생각해보았고 그 요소들이 교육학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재미, 규칙 그리고 결과’ 인 것 같다고 요약했다.

이렇게 좋든 싫든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컴퓨터 게임과 공생하려면 도대체 어떤 지혜로운 자세가 필요할까?

게임의 장점

먼저 게임을 바라보는 시각부터 바꾸어야 한다. 게임은 하나의 엔터테인먼트이고 스포츠라고도 불린다. 특히나 위험한 것에 매력을 느끼는 남자 아이들의 경우는 게임을 통해서 굉장히 위험한 일을 가상으로 해본다. 잔인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경험하는 것보다 간접경험이지만 최대한 직접경험과 가깝지만 안전하게 경험할 수 있으며 실제 상황에도 참고할 수 있는 경험을 준다. 세상의 모든 경험을 우리가 못하기 때문에 책을 읽고 지식을 습득하는 행동과도 비슷할 수 있다. 그리고 요즘 게임은 소통을 많이 한다. 만약 아이들이 헤드폰을 끼고 친구들과 중얼거리고 고함지르고 작전 모의를 하면서 게임을 즐기는 모습이라면 나름 사회적 건강한 소통 능력을 키우고 있는 셈이니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대화의 시작

이렇게 장점이 많은 게임이라고 그냥 내버려 두면 아이는 통제 기능이 아직 발달 되지 않아서 중독되기가 십상이다. 우리가 부모로서 궁극적으로 가르쳐야 할 것은 게임을 안하는 방법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게임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그러나 일단 말수가 적어지는 십대들과의 대화는 쉽지 않다. 그러므로 모든 대화법의 골든 규칙인 관심사에 대한 대화를 먼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과의 게임에 대한 전쟁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아이들의 게임에 대해 순수한 관심을 가지고 대화를 시작해보는 것이 좋다. 게임도 종류가 다양하므로 내 아이가 게임의 어떤 요소를 좋아하는지를  알게 되면 아이의 취향에 대해서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게으른 십대를 위한 작은 습관의 힘’ 의 저자인 장근영 심리학박사와 유튜버 최민준의 영상에 정말 필자가 공감하는 내용이 많이 나온다. 기회가 되면 꼭 한번 보기 바란다. 어쩌다 어른이 된 우리도 삶의 균형(balance) 속에서 통제능력을 기르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이런 일상생활의 통제, 관리능력이야말로 아이가 큰 성공을 할 수 있게 되는 데에 정말 큰 가르침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게임 금지보다  
더 중요한 것 가르치는 기회 

우리 어른들의 삶의 중요 요소를 세 가지로 나누어 보자면 ‘건강, 가족 그리고 직업’ 이다. 그리고 이 세 가지를 잘 관리하며 사이사이에 친구들과 노는 것을 어떻게든 끼워보려 스케줄을 조절하며 살고 있다. 대체로 이 모든 것을 잘하는 사람들을 주위에 보면 시간을 다스리는 능력이 있다.

우리는 게임과의 전쟁을 통하여 아이들에게 시간을 다스리는 방법을 일깨워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이 세 가지 요소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첫째, 건강에 대하여 기본적인 것은 밥을 제 때 골고루 먹는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운동을 하면 좋겠지만 운동에 대해서는 또 필자가 할 말이 너무 많아 다음에 제대로 다루어야 할 것 같다. 일단, 어머니들이 보통 화가 날 때는 밥을 차렸는데 게임을 한다고 다 식을 때까지 안 나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좋은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집에서 부모도 어느 정도 의 규칙이 있어야 한다. 밥도 항상 같은 시간대에 먹는다는 규칙이 있으면 이런 갈등도 해소가 된다. 아이가 밥시간에 맞추어 본인 게임 스케줄을 관리할 수 있도록 관리능력을 키워 줘야 한다. 우리 어른들도 술에 중독이 될 수 있고 술을 통해 좋은 사회관계를 이루어 나갈 수도 있음으로 지혜롭게 적절하게 음주 문화를 다루는 법을 익혀간다. 고작 게임은 술과 마약에 비하면 제법 안전하므로 이것부터 통제 관리능력을 키워놓으면 앞으로 더한 유혹들도 잘 헤쳐 나가리라 믿고 싶다.

둘째, 가족에 대하여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어른이 되면 부양가족들이 생기므로 당연히 가족에 대한 책임을 알게 되지만 어릴 때부터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다해 버릇 없이 부모가 모든 것을 다 해주는 가정에서 유년기를 보낸 이는 결혼생활 또는 가정생활이 더 힘들어지게 마련이다. 아이들에게 집안일의 소일거리라고 의무와 책임을 주고 언제 해야 할지에 대한 루틴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집안일을 돕게 하고 그 일을 잘 끝냈을 때의 성취감을 배울 수 있게 하고 삶의 일부로 만들어 주어야 아이의 미래에 도움이 된다.

셋째는 어른에게는 직업이고 아이들에게는 학업이다. 학업을 당연히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집에와서 밥 먹는 시간 빼고 다 공부를 시키는 것이 아니다. 공부하는 시간을 아이와 상의해서 짧게 딱 한 시간만 이라도 가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화를 통해 아이들과 위의 세 가지 삶의 중요한 일들을 하루 스케줄에 넣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것이다. 게임 시간을 빼앗는 것 보다는 책임과 의무를 배우게 해주고, 그것을 다했을 때는 자유롭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면 좋을 것 같다. 마치 어른인 우리도 취미생활을 하기 위해 다른 일들을 잘 마무리 하며 남는 시간을 즐기듯, 아이들에게도 게임 같이 친구들과 함께하는 취미생활을 본인의 시간을 잘 쪼개고 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습관을 길러주는 쪽으로 시각을 맞추어야 게임과의 전쟁에서 이기고 ‘위드게임(with game)’ 의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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