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한국문학작가회에서 10월 10일 『문학과 시드니』를 창간했다. 해외에 나가 살고 있는 교민의 수가 800만 명에 이른 지금, 한국 바깥에서 창작되고 있는 문학작품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미국에서는 지역별로 10여 종의 문예지가 나오고 있고 그 가운데 『미주문학』은 내년이면 창간 40주년이 된다. 계간이므로 160권을 채우게 되는 것이다. 최근에 송명희 교수가 『캐나다한인 문학연구』를 냈다.
 
일본의 권위있는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 수상자(이회성ㆍ이양지ㆍ유미리ㆍ현월)를 4명이나 낸 재일조선인문학과 소설가 김학철과 시인 리욱ㆍ김철ㆍ리상각ㆍ석화를 보유하고 있는 재중국조선족문학은 연구서가 여러 권 나와 있다. 
 
노벨문학상 후보에 여러 차례 오른 소설가 김아나톨리와 러시아 국내의 각종 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박미하일,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의 각종 문예지에 시가 실리고 있는 이스따니슬라브 같은 실력 있는 문인을 배출한 중앙아시아 고려인문학도 그 역사가 만만치 않다. 카자흐스탄에서 활동한 한진은 한글로 희곡과 소설을 썼는데, 김병학은 그의 서간문까지 입수, 975쪽에 달하는 전집을 발간하였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국립동방어문대학교의 김필영은 방대한 자료를 수집, 1060쪽에 달하는 『소비에트 중앙아시아 고려인 문학사(1937〜1991)』 같은 책을 펴내기도 했다.
 
호주는 이민의 역사가 이제 50년이 되었으니 그리 길지 않고 이민자의 수도 다른 지역보다는 적은 편이다. 1968년부터 1972년까지 전문기술 인력이 호주 이민의 개척자였고 1973년부터 1976년까지 2차로 파월 군인과 군속, 사업가가 이민 대열에 가세하였다. 백호주의가 이때 철회되었다. 1976년부터 1980년까지는 중동 파견 기술자, 기능공, 동두천 미군부대 군속, 남미 이민자, 서독 파견 간호사ㆍ광부의 호주 진출이 이어졌다. ‘투자이민’은 해마다 수십 명씩의 이민자로서 호주로 가게 하였다. 1980년대와 90년대의 일이었다. 1993년에는 해외유학 자유화 조치가 있었다. 1997년 한국의 IMF 외환위기는 수많은 한국인을 해외이민자로 만들었는데, 그들 중 다수가 택한 나라가 호주였다.
 

이승하 시인(중앙대 교수)

호주에서 문학인들이 그간 문예지 창간을 모색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호주문학협회에서 내는 『시드니문학』은 수필 중심이다. (사)호주한국문학협회에서 내는 『호주한국문학』은 비등단 문학지망생까지 포함한 동호인 모임 체제다. 호주한인문인협회에서 낸 『호주한인문학』이야말로 호주의 교민문인을 포괄한 제대로 된 문예지였는데 2002년에 창간호를 냈고 2006년에 낸 제3집이 종간호가 되고 말았다.
 
한국문예창작학회 박덕규 교수와 본인이 2017년 2월에 호주 시드니에 가 국제문학심포지엄을 가진 이후에 보름 동안 체류하면서 창작아카데미를 열었고, 2020년 1월까지 총 네 차례 가서 호주 교민들의 작품을 읽고 합평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것이 밑거름이 되어(?) 마침내 범 호주 문학단체를 아우른 문예지가 연간호로 창간하게 되었으니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을 시발점으로 삼아 호주에서 문예창작의 붐이 일어나기를 기원한다. 최근에 호주 교민 시인 두 분이 국내 유수 출판사에서 시집을 낸 것도 고무적인 일이다. 함께 축하한다.
 
『문학과 시드니』의 편집주간은 유금란, 편집위원은 윤희경ㆍ정예지, 운영위원은 최옥자ㆍ장석재ㆍ김오, 자문위원은 이마리ㆍ테레사 리ㆍ박덕규ㆍ이승하ㆍ문정영이다. 발행처 곰곰나루, 책값 1만6,000원이다. 

이승하 시인(중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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