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StopAsianHate 집회 기획 후
한국계 호주인 커뮤니티 플랫폼 만들어 
“문화, 역사, 정체성 확립 도움 주고파” 

한(恨)과 정(情), 눈치는 영어로는 설명이 어려운 한국말이다. 유튜브 ‘코지콤(Kozziecom)’을 보면 한국계 호주인,  이민2, 3세대들은 이런 단어를 어떻게 이해하고 설명하는지 알려준다.

코지콤 채널 운영자 쇼나 양(27) 작가는 호주 자선단체에서 근무한다. 인종 차별 등 소수자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대변해 주는 활동을 하고 있다. 
 
호주에서 태어난 그는 시드니 대에서 미디어 &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다. 지난 4월 시드니에서 ‘반아시아 증오 집회’를 직접 조직하고 진행했다. 팬데믹으로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 범죄가 늘었을 때, 많은 아시아계 미국인, 단체들은 인지도와 지지를 높이기 위해 여러 집회를 조직했다. 

“미국의 증오범죄는 훨씬 더 폭력적이지만 팬데믹 관련 인종차별은 호주에서도 발생한다. 미국 애틀랜타에서 아시아 여성을 대상으로 한 총격 사건이 호주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그는 아시아계 호주인들이 이러한 사건을 보고 반응하지 않는 것에 의문을 갖게 됐다. 

“우리 가족, 친구들 그리고 노인들을 향한 폭행과 증오를 반대하기 위해 집회 연설자로 직접 서서 목소리를 냈다.” 
“그동안 사람들이 엄마의 영어 액센트에 대해 멸시하는 듯한 것을 종종 목격했다. 또 내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개고기를 먹을 것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은 눈에 직접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인종차별’의 유형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어디서 태어났느냐보다는 인종이나 문화가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 또한 그렇다. 그래서 미디어의 다양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대학 강사들 대부분은 백인이며 유년 시절 호주에서 봤던 TV프로그램에도 온통 백인 가족들이 나왔다. 그러한 미디어를 접하면 ‘소속감’에 대해서 고민할 수 밖에 없다. ‘나는 과연 이 나라에 속한 사람인가’하고 말이다.“
“내가 바라는 희망과 변화는 한국계 호주인들이 가장 한국적인 얼굴이 담긴 이야기와 경험을 만들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지난 4월 집회 직후 대학생 2명이 그에게 다가와 “당신의 연설을 듣고 큰 충격과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것을 계기로 ‘연대’와 ‘공동체 의식’을 직접 경험하고 중요성을 알게됐다.” 
이후 여러 미디어와 기자들이 집회와 인종차별 이슈에 대해 주목하고, 관련된 다양한 사람들과 연대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됐다. 시드니 지역사회에서 아시아계 호주인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중요하고 영향력이 있는지를 알게됐다. 

그는 이어 한국계 호주인을 위한 플랫폼 ‘코지콤(Kozziecom)’ 커뮤니티를 창설, 운영하고 있다. 다른 이민자 가족들이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것이 계기였다. 한국계 호주인의 생소한 이야기를 소통하는 플랫폼이다. “ 

코지콤 콘텐츠 제작 참여자들은 미디어 전문가들이다. 한국계 호주인들을 대상으로 인터뷰와 콘텐츠 제작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단순하게 한국 문화를 알리는 것보다 더욱 섬세하고 독보적인 콘텐츠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Korean-Australians explain the word '눈치', Three Korean-Australians explain '정' 등, 한국 정서에서만 느낄 수 있는 단어를 한국계 호주인이 설명하는 점도  흥미롭다. 

코지콤은 문화 외 ‘역사’에도 큰 비중을 두고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한국계 호주인이라는 배경은 나의 정체성과 다양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탐구할 수 있는 축복 받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콘텐츠를 제작할 때 한국의 역사, 문화, 유산을 더욱 배우게 된다. 사실 이것이 코지콤 커뮤니티를 만들고 운영하는 궁극적인 이유라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 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다리의 역할을 하기위해 노력한다.”

요즘 세대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는 코지콤은 흥미롭고 다가가기 쉬운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노력한다. 

“영어로 콘텐츠를 제공하기 때문에 특히 한국계 호주인 청소년들에게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그리고 때로는 ‘타투’ 처럼 한국에서 종전엔 금기시된 주제도 자유롭게 다루고 있다. 세대 간의 갈등을 일으키는, 어렵지만 중요한 주제들에 대해서 코지콤이 시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첫 번째 #StopAsian Hate 집회를 시작으로 1년 후에는 더 많은 직접적인 이벤트와 프로젝트를 실행하기 위한 기획 단계에 있는 코지콤은 나아가 한국계 호주인 사업체들과 함께 더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할 계획이다. 
쇼나 양은 작가로서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인권법과 정책 석사과정을 마쳤다. 나는 인권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관심과 열정이 많은 사람이다. 그래서 상처받은 사람들, 소수자들이 위로를 얻을 수 있는 진정성과 정직함이 묻어 나오는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되는 것이 목표다.”

“우리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는 멈추지 않고 열심히 외쳐야 한다. 또한  자라날 세대를 위해 한국의 정서, 문화, 역사를 다양한 방식으로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호주와 한국 두 문화의 좋은 점을 포용하고 우리의 소유로 만들어 목소리를 낸다면 우리의 약점은 강점으로 변화될 것이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