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드니 시티와 한인 밀집 지역의 한국 식당은 대부분 성업 중인 것 같다. 지난 주 금요일 저녁 시티의 여러 한국 식당들 앞에 긴 줄이 늘어섰다. 식당에 머무는 시간도 90분으로 제한됐다. 

일부 식당 종업원들은 오징어게임의 경비원 복장을 하고 고객을 맞았고 고객들 중에는 456번 이정재 트레이닝복을 입고 와서 흥미로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한국적인 것(현상, 유행)’을 매개체로 해서 고객과 서비스 제공자의 문화적 교감대가 이처럼 큰 시기는 지금까지 없었던 것 같다.   

오랜 록다운의 해제에 오징어게임 영향 등 여러 여건이 한인 업소들에 유리해진 것은 다행이다. 식당 외 많은 한인 업소들에게 분명 좋은 기회가 된 듯하다. 

과거 80-90년대 호주에서도 일본의 소니, 도시바, 토요타 등 일본제 돌풍이 상당 기간 지속됐다. 소비자들이 연말 세일을 기다리며 저축해 원하는 것을 사며 만족했던 시대였다.

그 시절 일본 가전과 자동차가 굳건한 세계 정상의 브랜드로  인기를 끌었지만 일본 문화(드라마, 가부키, 일본 팝송, 일본 영화 등)가 일부에서 약간의 붐을 이루었지만 요즘 한류와는 비교가 안됐다.
 
지금 같은 코리안 브랜드 상승 트렌드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좋은 기회일 듯하다. 호주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게도 두 번 다시 없을 기회일 수 있다. 호주 각주의 노후 인프라스트럭쳐 업그레이드에 상당한 재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호주-중국 관계 악화 여파로 중국 기업들은 호주 정부 관련 입찰에서 사실상 배제된다. 일본은 일부 분야에서 경쟁하고 인도는 아직 테크놀로지와 자본력의 제약이 많다. 이에 비해 한국은 상대적 우위를 누리고 있다. 이런 기회를 이용해 한국 기업들은 좀 더 적극적이고 과감한, 혁신적 투자에 나서야 할 때이다. 시야를 넓히면 진출할 분야가 의외로 많이 보인다. 한 예로 노인요양원의 전반적 업그레이드도 시급한 분야 중 하나다.

호주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 중 광산 및 자원 분야에서 일본 기업의 투자 콘소시엄에 지분 투자로 동참하는 일은 이미 반세기동안 지속된 옛 방식이다. 안전한 길만 좇다가는 언젠가 그런 길은 막히게 된다. 남들이 하지 않는 과감한 진출을 시도해야 한다.  

이런 분위기는 한국의 외교 지평 확대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해외 동포사회에도 기회일 수 있다. 

문제는 과거의 패러다임을 버리고 과감하게 도전하는 자세다. 늘 해오던 방식을 답습하는 것으로는 미래를 선도할 수 없다. 

2021년은 한국과 호주의 외교관계 수립 60주년이다. 이제 양국 관계에서도 차원이 다른 접근, 혁신적인 협업 방안을 개척할 시기가 됐다. 
연례 행사이니까 할 수 없이 하는 자세, 10년, 20년 전과 대동소이한 천편일률적인 프로그램으로 대충 때우려는 태도.. 바로 이런 것이 남들보다 뒤지는 지름길이다.
 
수교 60주년 이후에는 경험 해보지 못한 양국관계의 지평 확대가 곳곳에서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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