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무 차관보 "아직 그럴 상황 아냐".. 립서비스 우려 

호주 항공기로 중동에 대피한 아프가니스탄인들

호주 정부가 탈레반이 다시 집권한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한 아프간 난민들에게 약속한 3천 건의 ‘인도주의 비자’를 하나도 발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호주 SBS방송 보도에 따르면, 내무부의 데이비드 와일든 제1차관보(first assistant secretary David Wilden)는 상원 청문회에서 “이 프로그램의 인도주의 영주 비자가 발급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막 도착한 사람에게 보호 비자(protection visa)를 발급하지 않았으며 아직 그렇게 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호주 정부는 지난 3개월 동안 3만 2,000여 건의 비자 신청을 받았다. 가족을 포함하면 약 15만 명이 비자 발급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8월, 아프간 수도 카불이 탈레반에 함락된 이후 수천 명의 아프간인이 호주에 도착했는데 이들은 현재 임시 비자로 호주에 체류하고 있다.

긴급 임시 비자는 5,636건이 발급됐고 3,568명이 호주에 무사히 입국했다. 2,000명 이상은 아프간에 남아 있거나, 다른 국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무부는 3개월의 임시 비자(449비자)를 받고 호주에 온 아프간인을 위해 비자 기간을 12개월 연장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이들은 2022년 11월 30일까지 호주에 거주할 수 있다.

내무부는 449비자 소지자들이 영주 비자를 신청할 수 있고, 아직 비자를 신청하지 않은 아프간인에게 연락해 난민・인도주의비자 신청 방법을 안내하겠다고 알렸다.
호주 정부는 영주권 비자로 전환하려는 아프간 난민들에 법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640만 달러의 예산을 약속했다.
 
녹색당의 재넷 라이스(Janet Rice) 상원의원은 “비자 신청자들이 직면한 불확실성을 심각하게 우려한다. 그들이 비자를 신청하는 과정 중에 있다면  비자를 받을 수도 있고 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방 정부는 아프간인에게 최소 3,000개의 인도주의 비자를 발급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일부 인도주의 단체들은 호주가 최소 2만 명의 난민을 수용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와일든 제1차관보는 이들을 위한 비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재 상원 외교・국방・무역상임위원회는 호주의 아프간에 대한 관여와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방안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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