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에 대한 글을 북한과 세계 각 지역의 한인을 포괄한 한민족이라는 큰 맥락에서 쓴다. 대북정책을 말하는 이 글도 물론 그렇다. 

매 대선 때마다 대북정책은 크나큰 쟁점 이슈였으나, 이번에는 그 어느 때 보다 그게 더할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이 얼만 전 유엔총회에 나가 남북 간 종전선언을 제안하는 화해의 과감성을 보였고, 그 정권을 계승할  후보인 이재명씨도 현 정권과의 정책 차별화설이 있지만 그간의 정치 역정으로 봐 노선을 크게 바꿀 명분은 없어 보인다. 더욱 이 정권 아래 친북 세력과 동시에 반미 세력이 늘어난 게 사실로 보인다. 

야당의 대항마로 등장한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는 보수 세력의 선두 주자로서 현 정권의 급진적 대북정책을 막을 사명이 주어져 있어 이미 종전선언 반대 입장을 밝혔다. 두고 봐야겠지만, 불행하게도 이 선거 이슈 대결은 어느 쪽이 승자가 되든 궁극적으로는 북한을 조금도 변화시키지 못하고 또 한번 국가 재원과 국민의 시간 낭비로 끝나고 말 공산이 크다. 
 
나는 호주에 사는 이중국적자로서 떠나오기 전이나 지금 교육 배경과 소신을 바탕으로 말하고 쓰지 어느 소속 집단,  개인 이익, 감성을 따라 행동한 적이 없다.  

북한에게는 선택이 없다 

우리가 동족인 북한에게 적대가 아니라 화해의 손짓을 적극적으로 편다면 얼른 봐 참 좋은 일이다. 그렇게 하면 북한도 달라질 것이라고 믿는 한국인들도 많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 어려운 것은 우리가 그간 오래 해봐 안다. 북한의 통치자가 사악해서만 만이 아니다. 그들에게는 선택이 없다.

과거 무슨 짓을 해도 통일에 가까워지기는커녕 멀어진 것은 남한과는 너무도 다른 북한의 정치체제 때문이다.  어떻게 다른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언필칭 자유민주의 국가라면 정도에 차이는 있지만 통치자는 선거에 의하여 임명되고 임기가 끝나면 평화적으로 물러나게 되어 있다.

그게 북한에게 불가능하다. 정권을 놓치면 뻔한 말로를 바라보면서 그 길을 향하여 화해하고 협상하고  타협하는 바보가 어디 있겠는가.

그렇다면 한국이 현 북한 정권과 공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백두혈통이 왕자를 영원히 누리고, 그 아래에서 우리의 형제자매들이 신음하고 오래 오래 살도록 돕는 것인데 대한민국 국민은 과연 그걸 바라는 걸까?

김삼오(커뮤니케이션학 박사, 전 호주국립한국학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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