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인 첫 국제법정변호사협회 ‘2020 우수 젊은 변호사상’ 수상
북한법 영어번역 웹사이트 ‘로앤드노스코리아 닷컴’ 개설 

 “각자 분야에서 좋은 세상 만들기 조금 기여할 수 있을 것” 
“편견, 차별 순응 말고, 함께 힘을 보태며 목소리를 내어야” 

호주 빅토리아주 법조계에서 법정 변호사(barrister)로 활동하는 한인 2세 법조인 강다예(Daye Gang, 30). 형사법 및 인권법 전문가인 그는 북한인권 시민연대 컨선턴트로도 활동 중이다. 28살 때인 2020년 국제법정변호사협회(International Bar Association)의 ‘우수 젊은 변호사상(Outstanding Young Lawyer Award)’을 받았다. 호주인 중 최초 수상이었기에 관심을 모았다. 또 호주 법조계 주간신문(Lawyers Weekly)이 선정한 ‘법정변호사 서티 언더 서티 어워드’(30 Under 30 Award for Best Barrister)에도 포함됐다. 법조계 여러 분야에서 30세 미만의 우수 법정변호사 30명을 뽑는 상이다.  

올해 3년차 법정 변호사인 그는 모나쉬대학에서 박사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멜번이 코로나로 록다운 기간이어서 업무 의뢰가 많지 않았고 집에서 놀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을 때 ’2020 젊은 변호사상’ 수상 소식을 받았다. 호주인 중 첫 수상자가 되어 부담을 가졌다. 주변에서 큰 일을 해낸 거라고 대학과 변호사협회에 전달하고 보도자료와 인터뷰가 나갔다.”

수상 후 국제인권변호사로 자리매김하며 호주에서 다양한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국제인권법에 접하기 어려운 대상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 것이 ‘북한인권 증진 활동’으로 시작됐다.

“서울에 있는 북한인권시민연합과 인연이 닿아 도움을 드릴 수 있게 되었다. 정치색, 사상 어느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다가 시작한 것이 ‘북한법 영어번역’이었다.”

그는 제대로 번역된 북한법이 없다는 점을 알게 되어 번역과 동시에 웹사이트 법과북한(www.lawandnorthkorea.com)을 직접 개설했다. 

미국 연방 대법원 앞

“북한법을 번역한 웹사이트를 통해서 실제 학술지 논문에 실리는 사례도 있다. 다른 법학자, 변호사들로부터 아주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격려를 받기도 한다. 앞으로 영문 원자료를 바탕으로 한 논문이나 보고서가 나오는 일도 기대하고 있다.”

 “북한말은 한국에서 활동하는 북한인권시민연합을 통해 직접 북한이탈주민들을 만나 접했다. 또 북한이 2020년 개정 전 헌법을 영문번역본으로 출간했다. 그 번역본을 토대로 논조와 단어를 선택하고 있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엑셀로 정리해놓은 단어 사전이 있어 요즘은 많이 수월해졌다. “

북한법을 분석하는 강 변호사가 생각하는 북한의 문제점과 변화는 시민들의 의사대로 나라를 이루어 가는 것이다. 세계에 완벽한 민주주의는 없다. 한국에서 현직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시대에 북한 주민들이 공평하게 살지 못하다는 점은 인권운동가들에게 큰 괴리감을 주는 포인트이며 안타까움을 갖는다. 요즘 한국 데이터베이스에 실린 모든 북한법을 번역하고 있으며 최근 작업 중인 법령은 명승지, 천연기념물 보호법이다.
 
“탈북민들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기반으로 삼아야 이 특수한 상황에 맞는 정책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북한 시민연합에서 최근 ‘통일을 위해 청소년들이 바라는 북한이탈주민에 관한 교육’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통일이 보이는 미래를 위해 탈북민 인재들을 돕고 있다. 북한을 제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제일 좋은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아이디어를 시행 가능하게 다듬는 게 전문가들과 운동가들과 국제사회의 몫이다.
아울러 미래에 북한의 체재가 바뀐다면 그 사람들과 그 땅은 누가 포용하나? 당연히 중국, 러시아, 일본이 아닌 한국이 안고 가야 하는데 그 준비를 꾸준히 해 온 사람들과 단체들에게 힘을 실어주면 좋겠다. 탈북민들의 목소리를 들으면 북한에 남은 가족들을 그리워하고, 그분들이 더 편하고 자유롭게 살 수 있는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탈북민 출신 운동가들도 많다. 모두가 먹고살기 편한 세상, 우리 모두 그런 사회에 조금씩은 이바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릴 적 형편이 좋지 않은 편부모 가정에서 자란 배경이, 더 이를 악물고 공부하게 된 계기가 됐다. 닥치는 대로 일도 했고 운 좋게도 더 공부할 기회가 생겼다. 생존에만 집중하며 일하다보니 적성을 빨리 파악할 수 있었다. 이제는 좋아하고 잘 해낼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게 되어서 매일 감사하는 마음으로 일한다. 가정법원 판사 아래에서 일한 게 법조계의 첫 경험이었는데 변호사가 내 성격과 안 맞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북한시민연합과 일하는 중 법정변호사가 어울릴 것 같다는 조언을 듣고 다시 법조계로 돌아와 열심히 일하고 있다.”

그는 법정 변호사가 되기까지 깊은 고민을 했다. ‘대형 로펌’ 출신도 아니고 법조계에 가족이나 친지가 없는데 인맥이 중요한 일을 할 수 없다’는 점은 현실적인 고민이었다. 그러나 최근 수상 경력 등 노력한 것들이 빛을 봐서 감사한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법정 변호사 임명식 – 강다예 법정 변호사

“내 이웃이 나와 다르다고 해서 편견에 쉽게 맡기는 반응들로인해 한국에서는 탈북민들에게, 호주에서는 한인 동포들에게 화살이 돌아갈 수 있다. 편견과 차별은 어딜 가도 있으니 개의치 말고 하고 싶은 건 다 하되, 내가 행동해서 다수가 더 편하게 살 수 있으면 여건에 따라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런 메시지를 호주의 한인 2세들, 청소년들에게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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