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사람의 능력을 평가하느라, 얼마나 많은 직원을 가졌는지, 또는 얼마나 많은 수의 사람이 모이는 교회이며, 사찰인지를 묻곤 한다. 숫자가 곧 위세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의 수는 종종 리더의 위상을 가늠하고 스스로도 자랑을 일삼는 주제가 되곤한다. 토라에는 때로,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이 등장하는데, 그 중의 하나가 유대인의 숫자를 세는 일이다.

왜 성경은 유대인의 숫자 세는 것에 조심 스러워 하는 것일까? 오히려 지금 시대처럼 나라를 통치하는데 유익한 것이 많을 것 같은데, 특히 유대인의 수를 세는 것에 성경은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다윗왕의 인구조사와 선지자 가드

1. 다윗의 오해
성경은, 이스라엘의 추앙받는 왕 다윗이 이스라엘 백성의 수를 계수 하고자 했을 때 그의 군대 장관이 요압이 극구 말렸던 것을 기록하고 있다.  
“요압이 왕께 아뢰되 이 백성이 얼마든지 왕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백 배나 더하게 하사 내 주 왕의 눈으로 보게 하시기를 원하나이다. 그런데 내 주 왕은 어찌하여 이런 일을 기뻐하시나이까 하되(사무엘 하 24:3)” 
그런데도 불구하고, 다윗은 요압의 말을 듣지 않고 인구조사를 시작하고 머지 않아 자신이 엄청난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을 고백하고 있다. 

다윗의 인구조사

성경은 “다윗이 백성을 조사한 후에 그의 마음에 자책하고 다윗이 여호와께 아뢰되 내가 이 일을 행함으로 큰 죄를 범하였나이다.  여호와여 이제 간구하옵나니 종의 죄를 사하여 주옵소서 내가 심히 미련하게 행하였나이다 하니라(사무엘하24:10)” 
다윗이 이렇게 금방 자신이 미련했다는 것을 후회하고 심지어 큰 죄로 여길만큼 통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윗은 왜 이것이 큰 죄라고 생각한 것일까? 다윗의 참회에도 불구하고 신은 선지자 가드를 통해 재앙이 임하게 될 것을 알리고, 결국 7만명이나 되는 생명을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숫자를 세는 것이 왜 이토록 위험하고 금기시 되는 것일까?

물을 마시는 군사들

2. 현자들의 설명
반면, 하나님은 모세를 불러서 인구조사를 실시하게 하는 장면이 출애굽기 30장11-12절에 등장하는데, 이 때는 각 사람이 배상금과 같은 속전을 반 세겔씩 내야하는 목적이 있었다. 성경은 그외의 목적으로 인구조사를 하는 것이 재앙을 초래하는 것에 대해서는 함구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탈무드는 다윗의 인구조사의 위험성을 이렇게 설명한다. 랍비 라쉬는 숫자를 세는 것은 악령의 눈으로 볼 때 심각한 위험으로 가득한 일이라고 지적한다. 라이누 마취야는 사람들이 카운트 될 때는 전체로 간주되기 보다는 한 사람이 하나 하나로 세어지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그 순간 각 사람은 개인이고 커뮤니티로부터 분리되고, 혼자가 될 때 위협적인 심판이 다가오는 상황에, 자신을 충분히 보호하기에 버거운 위험에 빠지게 된다고 조언한다. 

또한, 랍비 스포노는 전쟁을 치르는 그 시대에, 사람을 세는 일은 누가 죽었고 누가 아직 살았는 지를 파악하게 되고 나는 왜 살고 다른 사람들은 죽게되었는가하는 근본적이고 복잡한 질문을 유발하게 된다고 강조한다. 이는 근대에 유대인들이 홀로코스트를 거치며, 왜 우리 민족이 이런 일에 휘말려야 하며 내 가족들이 죽어가야하고 자신도 장담할 수 없는 생사의 기로에서, 과연 신은 살아 있고 그 신은 우리 민족을 돌보는 신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에 직면하게 되고 많은 유대인들이 해답을 얻지 못하고 신앙을 떠난 위험성을 상기시킨다.

기드온의 300용사와 전쟁

3. 하나님의 주권과 뜻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성경은 유대인들이 큰 숫자의 민족이 아님과 하나님의 주권과 통치의 의도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 여호와께서 너희를 기뻐하시고 너희를 택하심은 너희가 다른 민족보다 수효가 많기 때문이 아니니라 너희는 오히려 모든 민족 중에 가장 적으니라 여호와께서 다만 너희를 사랑하심으로 말미암아, 또는 너희의 조상들에게 하신 맹세를 지키려 하심으로(신명기 7:7-8) “이 말은 유대인을 택한 것은 오히려 작기 때문에 그리고 하나님이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신의 주권과 뜻이 가장 중요한 이유 임을 명백히 밝히고 있다. 

노벨상

유대인의 수를 계수하는 가장 큰 위험은, 그들이 자칫 한 순간이라도 자신들이 크다는 것을 믿을 때, 좌절과 절망의 순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탈무드는 설명한다. 여러 탈무드의 현자들 뿐만 아니라 사회학자들도, 유대인들은 숫자는 작지만 문명과 인류에 여러 공헌을 해 왔다고 말한다. 유대인들 중에는 근대 물리학의 대가인 아인쉬타인, 정신의학의 프로이드, 철학의 위트겐스타인, 사회학의 더크하임, 경제의 밀튼 프리드만, 데이비드 리카도, 칼 마르크스와 같은 세기적 인물들이 있다. 헐리우드의 영화계와 음악계, 문학의 프로스트로부터 카프카에 이르기까지 , 법과 의료, 정치의 전영역에 걸쳐 공헌하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노벨상 수상자의 약 25%가 유대인이며, 의료 부문은 48명을 차지한다. 

마르크스, 프로이드, 아인쉬타인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이 미디안 족속으로부터 무척 괴로움을 받을 때 ‘기드온’ 이라는 한 인물을 택하는데 기드온 자신의 생각과 달리 그를 ‘용사’라고 불렀다. 기드온이 불러 모은 군사들에 대해 하나님은 네가 불러온 군대가 너무 많다. 그들을 집으로 돌려 보내라고 명령할 때, 2만 이천이나 되는 군사가 돌아가고 만명이 남게 되었다. 또 물가에 이르렀을 때,  “ 여호와께서 기드온에게 이르시되 내가 이 물을 핥아 먹은 삼백 명으로 너희를 구원하며 미디안을 네 손에 넘겨 주리니 남은 백성은 각각 자기의 처소로 돌아갈 것이니라 ..(사사기7:7)” 하며, 무릎을 꿇고 물을 마신 9700명도 돌려 보내고 남은 300명 만을 그의 군사로 삼아 승리하게 하였다. 스스로 초라한 기드온과 이스라엘의 생각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신의 개입을 목도하고 놀라운 승리의 경험을 각인시키기 위해서이다. 

적은 수의 유대인들과 역할

탈무드는, 유대인들 뿐만 아니라 온 인류를 향해, 사람의 방법에 의존할 수록 하나님의 신비한 능력을 경험할 수 없는 악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비록 숫자가 적어도 오히려 그것이 바로 비밀의 열쇠인 것을 교훈한다. 
벌써 크리스마스이고 한 해가 저물어 간다. 한 해의 보잘 것 없어 보이는 나의 성적표의 이면에는, ‘용사’로 칭하는 하나님의 선명한 의도가 적혀있다. 지금도 문제는, 마음 먹기에 달린 것이다. 샬롬!

정원일 호주이스라엘 연구소장
문화교류학박사(Grace Theological Seminary) 
이스라엘 & 크리스챤 투데이 신문 발행인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