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북서부의 라이드시(City of Ryde)는 스트라스필드와 함께 호주 최대 한인 밀집지역 중 하나다. 이스트우드의 한인 상권이 있는 라이드시에서 지난 연말 최초로 한국계 시의원 2명이 시의원으로 당선된 것이 작년 동포사회 최대 뉴스였고 경사였다. 

1월초 라이드시의 첫 시의회 미팅에서 예상대로 자유당 시장과 무소속(로이 마지오) 부시장이 선출됐다. 라이드시 역사상 27세의 최연소 시장(조던 레인)이 배출돼 화제를 모았다. 이제 라이드 시의회는 자유당 주도로 움직이게 된다. 

전임 제롬 락살 노동당 시장은 5년동안 많은 일을 했고 특히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앞장섰다. 곧 완공 예정인 로우 스트리트(Rowe Street) 이스트(한인상권쪽)의 주차빌딩 신축에서도  락살 시장이 큰 역할을 했다. 라이드시 신청사 공사도 작년부터 시작됐다. 머지 않아 라이드시에도 훌륭한 시청사와 커뮤니티센터 등이 들어서게 된다.  

2021년 12월 NSW 지자체 선거에서 라이드시에서 2명의 한국계 시의원(자유당, 노동당)이 당선된 것은 한인 커뮤니티 입장에서 가장 이상적인 구도일 수 있다. 연방과 주의회, 카운슬에서 무소속으로서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가급적 주요 정당 소속으로 정계에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설사 양당이 특정 사안을 두고 대립한다고 해도 한인 커뮤니티 관련 사안에서 사전에 충분한 소통이 있으면 적정선을 찾아 타협할 수 있다.

지난주 한호일보는 송강호(노동당)와 한정태(자유당) 시의원들과 신년 인터뷰를 하면서 소속 정당의 시정 정책과 동포사회의 요구가 다를 경우 현명한 대처 방안을 질문했다. 이에 송 시의원(노동당)은 “이 문제가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솔직하게 말하며 장기적 대처 방안을 제시했다. 

한 시의원은 “호주가 다문화 사회라는 점에서 시의회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과 설득을 잘 한다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양당에 한국계 시의원이 있으므로 동포사회 관련 사안들을 지혜롭게 풀어 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답변했다. 

시의회에서 한인 커뮤니티 관련 사안은 시의원들과 시관계자들이 충분히 이해하도록 사전에 설명이 필요할 수 있다. 바로 이런 합리적인 프로세스를 거쳐 이해를 시키고 협조를 구하는 것이 정치이고 그런 순리적인 경험을 터득할 필요가 있다. 

라이드시에서 한국계 시의원 2명 당선은 향후 한국계 정치 지망생들에게 기대감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고무적이다. 

호주 정치인들 중에는 대학생 시절부터 청년 당원으로 정당 활동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일종의 훈련생 시절을 경험하는 것이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졸업 후 사회생활을 하면서 지구당에서 활동하며 당내 위치(영향력)를 확보하는 노력을 한다. 이런 노력을 토대로 공천권 심사 때 인정을 받아 시의원에 출마하는 것이 정계 진출에서 가장 보편적인 방법 중 하나다. 

라이드에서 2명의 한국계 시의원이 배출됐으니 다음엔 다른 한인 밀집 지역에서 한국계 지망생들이 시의원에 도전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를 바란다. 시드니 한인회관이 있는 켄터베리-뱅크스타운시는 노동당 전통 강세 지역이니 이곳에서 노동당 소속 한국계 시의원 도전자가 나오면 좋을 것이다. 혼스비 경우 자유당 강세 지역이니 자유당 소속으로 한국계가 시의원에 도전하기를 기대한다.  

여러 시의회에서 다수의 한국계 시의원들이 당선돼 시장 경험 후 주의회 진출도 모색해 볼 수 있다. 바로 이런 과정이 호주 주류 정치권에서 한국계 정치 지도자를 육성하는 코스가 될 것이다.

한국계 정치인이 뿌리를 내리려면 동포 사회의 많은 관심과 성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이런 풍토를 조성하는 것이 한인 커뮤니티 오피니언 리더들이 해야할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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