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국민훈장 수훈자. 왼쪽부터 디와니 바쿰, 몰리 오칼라한, 바카무무 마리카(원주민 지도자), 알란 핑켈 
2022년 국민훈장 수훈자. 왼쪽부터 디와니 바쿰, 몰리 오칼라한, 바카무무 마리카(원주민 지도자), 알란 핑켈 

2022년 1월26일(오스트레일리아 데이)에 732명의 호주 시민들이 각계에서 봉사 활동으로 ‘국민훈장(Order of Australia)’ 수훈자로 발표됐다. 일반 분야 외 약 250여명이 군, 경찰 등 공직 분야에서 오랜 봉사와 용맹성으로 국민훈장을 받았다. 

올해 수훈자들 중에는 특히 코로나 사태, 산불, 기후변화와 싸운 봉사자들이 다수 포함됐다. 또 예년처럼 한 분야에서 오랜 기간 다른 사람을 돕는 활동을 한 많은 시민들이 수훈자로 뽑혔다.  

732명 일반 수훈자들 중 여성이 47%로 거의 절반을 점유하면서 역대 최대 점유율을 기록했다. 수훈자의 45%가 커뮤니티 서비스 관련이다.

호주 국민훈장 수훈자는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와 여왕 생일(6월 둘째주)에 연중 2회 발표된다. 국민훈장에는 AC(Companion of the Order of Australia), AM(Member), AO(Officer), OAM(Medal of the Order of Australia) 순으로 4개 등급이 있다. 낮은 등급(OAM 메달)이라고 해서 봉사 기여도가 낮다는 의미가 절대 아니다. 

올해 AC 수훈자 7명 중 호주 과학자 알란 핑켈(Dr Alan Finkel) 박사가 포함됐다. 5년(2016-20년)동안 호주 정부 최고과학 자문관(Australia's chief scientist)을 역임한 그는 저탄소배출 테크놀로지 채택과 코로나 팬데믹 대응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았다. 코로나 팬데믹 초기에 그는 중환자실 산소호흡기(ICU ventilators), 감염자 및 접촉자 추적과 발병 관리 시스템 구축을 강조해 호주의 효율적인 대응에 한 몫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캔버라에서 이민자 및 난민 호주 정착서비스(Migrant and Refugee Settlement Services Australia)를 이끈 디와니 바쿰(Dewani Bakkum)이 AM 등급을 수훈했다. 그는 10여년동안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수단 등 난민 가족들의 호주 정착을 지원했다.  

AO 수훈자 중에는 유명한 요리연구가 매기 비어(Maggie Beer)가 포함됐다. 많은 호주인들이 “어릴 때 TV에서 그녀의 요리 프로그램을 보며 성장했다”고 말할 정도의 저명 인사인 비어는 관광, 요식업 진흥 기여를 인정받았다. ‘2010년 시니어 올해의 호주인’에 선정된 비어는 “음식은 웰빙과 국민 건강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한다.  

또 2019-20년 NSW 산불 사태 당시 맹활약을 한 쉐인 핏츠시몬즈(Shane Fitzsimmons) 전 산불소방대장이 AO 등급을 수훈했다.  

17세 호주 여자 수영선수 몰리 오칼라한(Mollie O'Callaghan)이 OAM을 수훈하며 2022년 국민훈장 수훈자 중 최연소 기록을 세웠다. 작년 도쿄올림픽 호주 수영대표선수 중 최연소인 오칼라한은 4x100m 혼영과 자유형에서 금메달 2개, 4x200m 자유형 릴레이에서 팀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올해 수훈자 소감 중 핑켈 박사의 코멘트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활동 동기에 대한 ABC 방송 인터뷰 질문에 그는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나는 인생이 3개 학기(three trimesters)로 나누어진다고 생각한다. 1학기는 교육이고 2학기는 가족과 커리어(career, 직장 생활)일 것이다. 3학기는 사회 활동 중 받은 것을 지역사회에 돌려주는 것(giving back to the community)인데 나는 지금 그 단계에 있다. 나는 보다 큰 선을 위한 일을 하는 것을 즐긴다(I enjoy doing things for the greater good).” 

저탄소 테크놀로지의 응용 연구에 몰두해 온 과학자인 그는   “탄소배출을 줄여 지구온난화, 기후변화의 분노를 줄이는 노력도 인류를 위해 보다 큰 선을 위한 기여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중 2번의 국민훈장 기사를 볼 때마다 호주 사회가 건강하고 그래도 이정도 선진 수준으로 질서있게 잘 지탱되는 배경엔 지역사회에서 말 없는 봉사자들이 의뢰로 많고 사회지도층에 핑켈 박사, 2022년 젊은 올해의 호주인에 선정된 홈리스 의료봉사자 닥터 다니엘 누르와 같은 ‘사회기여 책임감’을 가진 리더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진정한 리더들’은 해당 분야에서 조용히 최선을 다 할 뿐이며 요란하지 않다. 이민자를 포함한 우리들이 호주 사회에서 배워야 할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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