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는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국가이지만, 무심코 길을 다니다 보면 영어 이외에도 다양한 언어를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혹시 얼마나 많은 언어가 호주에서 사용되는지 짐작이 가시나요? 2016년 통계에 따르면 호주에서는 300개 이상의 언어가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국제 모국어의 날은 유네스코(United Nations Educational, Scientific and Cultural Organization)가 지정한 국제 기념일로 매년 2월 21일에 기념하고 있습니다. 1999년 11월 17일에 제정된 국제 모국어의 날은 언어와 문화의 다양성, 다언어의 사용, 그리고 각 각의 모국어를 존중하자는 의미에서 지정된 기념일입니다.  

국제 모국어의 날 포스터 (사진 출처_ 유네스코
국제 모국어의 날 포스터 (사진 출처_ 유네스코

국제 모국어의 날은 모국어를 지켜 내기 위한 방글라데시 사람들의 투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1950년 파키스탄 중앙정부는 파키스탄어인 우르두어만 공식어로 채택하였는데, 독립 전 동파키스탄(현재의 방글라데시) 지역에서는 방글라데시어인 벵골어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동파키스탄(현재의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벵골어를 공용어로 채택할 것을 요구하며 파키스탄 정부를 상대로 대규모 시위를 벌였는데요, 정부의 무력 진압으로 인해 희생이 따랐지만, 이후 벵골어가 공용어로 채택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이에 유네스코는 이 투쟁을 기려 이날을 “세계 모국어의 날”로 지정하였으며, 오늘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모국어의 소중함을 기억하며,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기념일로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이민자로 호주에서 살고 있기에 ‘모국어의 소중함과 문화적 다양성의 존중’은 더욱 피부로 와닿는 어젠다가 아닐까 싶습니다. 문화 다양성은 광의적으로는 각 나라의 인종, 언어, 종교, 관습을 포함해서 미시적으로는 일상생활에서 통용되는 규범, 터부(Taboo) 등 다양한 영역을 포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생각하지도 못한 영역에서 다름을 발견하기도 하지요.  오래된 갈등인 로힝야 난민에서부터 최근에 있었던 미얀마나 파키스탄 이슈들도 이러한 다양성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으로부터 촉발된 일들로 볼 수 있는데요.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꾸는 굿네이버스가 해야 할 일이 여전히 많음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됩니다. 

문화적 다양성 포용을 장려하는 포스터 (사진 출처_ 호주 인권 위원회)
문화적 다양성 포용을 장려하는 포스터 (사진 출처_ 호주 인권 위원회)

우리가 살고 있는 호주는 다양성의 사회이지만, 여전히 호주 사회에서 언어적 장벽이나 신분의 불안정으로 도움이 필요한 때에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특히 지난 2년간 지속되어온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호주 내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거나, 생필품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습니다. 굿네이버스 호주는 “인종, 종교, 사상과 지역을 초월하여 도움이 필요한 곳은 어디든 달려간다”라는 굿네이버스 정신에 따라 시드니 내 거주하고 있는 다양한 다민족 커뮤니티에 필요한 생필품을 지원하고, 백신 접종 시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모두의 안전을 위해 택시 바우처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하였습니다. 

“굿네이버스 호주의 지원은 특별히 미얀마에서 온 사람들에게 큰 의미가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미얀마인이 아니어도 미얀마 커뮤니티를 돌보고, 생각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코로나와 미얀마 사태로 우리가 정서적으로 어려울 때에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 미얀마 커뮤니티 리더 샘 르윈 인터뷰 중 - 

샘의 인터뷰는 저에게 우리가 왜 서로를 돌보아야 하는지에 좋은 통찰력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국적이나 인종을 떠나서 인간으로 최소한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우리 모두가 서로를 돌보고 서로를 존중하며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시드니 내 미얀마 커뮤니티 지원을 위한 자원봉사자들의 모습 
시드니 내 미얀마 커뮤니티 지원을 위한 자원봉사자들의 모습 

세계 시민으로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이해하기 위한 활동들을 몇 가지 소개 드리고자 합니다. 가볍게 게임처럼 혼자 혹은 가족, 친구들과 같이 할 수 있는 활동이지만 이런 활동들을 수행하면서 다양성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며, 다양성을 배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관용적인 태도로 바라보는 관점을 배우게 됩니다. 

1. 얼굴 그리기 

한국에서 자란 저는 어린 시절 “살색”이라는 말을 종종 듣고 자랐습니다. 그리고 그 살색은 옅은 분홍색에 가까운 황인종의 색깔을 당연하게 지칭하였지요. 하지만 “얼굴 그리기 활동”을 통해 피부색뿐만 아니라, 머리카락 색상, 눈동자 색상을 다양하게 교차하며 그리기를 진행하게 됩니다. 다양한 조합을 통해서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지요. 

얼굴 그리기 활동의 예시 (사진 출처_ 몬테소리) 
얼굴 그리기 활동의 예시 (사진 출처_ 몬테소리) 

2. 다양성 빙고 게임 

본 게임은 여러 명이서 진행하게 되는데, 다양한 질문들을 통해서 각 문화와 개인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공유하면서 같은 점과 다른 점을 인지하게 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인종에 상관없이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는 각자가 존중받아야 하는 인격체임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됩니다. 

다양성 빙고 게임 예시 (사진 출처_Equality Guemsey) 
다양성 빙고 게임 예시 (사진 출처_Equality Guemsey) 

3. 더불어 사는 모습을 나타내는 셀피 찍기 

이 활동은 혼자 혹은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인데요, 셀피의 주제는 다른 사람 혹은 다른 문화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예를 들면, 한국인이 아닌 직장인 동료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도 있고, 다국어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다른 언어를 공부하고 있는 모습, 혹은 한 번도 도전해 보지 않은 새로운 나라의 음식을 도전해 보는 모습도 가능하겠지요. 본 활동을 통해 우리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우리의 일상에 가까이 있는 “다양성”에 대해 다시 한번 인지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국제 모국어의 날을 맞아, 아름다운 우리 언어 한국어의 소중함과 함께 다시 한번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자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모두가 다르지만, 그 다름의 풍요로움을 더욱 누리며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 보아요! 

후원문의: 굿네이버스 호주

W: http://goodneighbors.org.au 

P: 0416 030 381

Kakao: GNA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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