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계속되는 코로나 사태 속에 올해 1월 26일 ‘호주의 날(Australia Day)’을 맞이했다. 

작년에는 NSW주에서 코로나 사망자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델타 변이에 이어 오미크론 변이 급속 확산으로 올해 1월 1일부터 29일까지 사망자만 700명에 이른다. NSW의 코로나 누적 사망자는 3일까지 1,489명으로 늘었다. 최근 매일 30여명 안팎으로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사람이 많이 모이는 행사는 중단되었지만 전국 400여 장소에서 130개국에서 온 이민자들 1만6.000여명이 호주시민권을 받았다. 그 외에도 주민들이 모여 바비큐 파티를 하는 등 전통적인 호주의 날 모습이 재현됐다. 

사실 호주 국민은 원주민을 제외하면 모두 이민자였고 후손들이기 때문에 오스트레일리아데이는 이민자의 날이기도 하다. 

호주는 1901년 1월 1일 영국으로부터 자치권을 이양 받아 완전한 독립 국가를 이룩했지만 호주 시민권 개념이 없이 영국 시민(British Subjects)으로 계속 남아 있다가 1945년 전쟁으로 폐허가 된 유럽인 100여만명이 호주로 이민을 오면서부터 이들은 위해 1949년 처음 ‘시민권 수여식’이 수도 켄버라에서 거행됐다. 이때 시민권을 받은 사람은 7명이다. 노르웨이, 프랑스, 스페인, 구 체코슬로바키아, 덴마크, 구 유고슬라비아인이었다. 아서 칼웰(Arthur Calwell) 당시 이민장관 은 이들을 호주 시민으로 따뜻이 맞아 주었다. 

현재 노동당 여성 및 교육담당인 타냐 플리버섹(Tanya Plibersek) 연방 의원은 “나의 아버지(슬로베니안)는 전쟁의 배고픔과 공산 치하에서 많은 어려움을 당했는데 호주로 이민을 와서 콴타스항공에 근무하면서부터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시드니에 집을 마련했고 자녀들도 좋은 교육을 받게 되었다. 이민 1세대는 말이 통하지 않는 호주 사회에서 많은 어려움을 당했지만 자녀들은 주류사회에 진출했다.”고 말했다. 

이제 호주 인구는 10명 중 3명이 이민자들이고 시드니나 멜번은 이민자들이 40-45%를 차지한다. 

잉글랜드 죄인선단이 1788년 1월 26일 시드니코브에 도착한 날 영국 정부는 그리 대수롭게 보지 않아 기념식이 없었다. 다만 NSW 주정부가 1935년부터 ‘오스트레일리아 데이(Australia Day)’라고 부르며 기념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에 반발한 호주 원주민들이 시드니에 모여 ‘침략일(Invasion Day)‘로 규탄하며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영국 출신 외 이민자들이 크게 늘어나자 연방 정부는 1984년이 되어서야 오스트레일리아데이위원회(The Australia Day Committee)‘를 만들고 여러 가지 절차를 논의했으며 1994년에 1월 26일을 국경일로 정했다.  

1967년 국민투표 이후 원주민들을 호주 유권자로 인정하고 투표권을 수여했다. 호주 정부는 케빈 러드 총리 시절(2007년)에서야 '빼앗긴 세대(Stolen Generations)' 관련 원주민들에게 국가 사과를 했다. 

매년 원주민 지원금으로 300억 달러의 예산을 지출하고 있다. 거대한 금액이다. 원주민들의 세력이 점점 커지면서 오스트레일리아데이 날짜를 변경하도록 요구하는 압력이 커지고 있다. 원주민이 아닌 호주인들의 참여도 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2;1 비율로 날짜 변경을 반대하지만 점차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 사회에서 침략일에 대한 사과와 날짜 변경에 대한 공감대가 매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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