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후반 ~ 2022년초 

오미크론 확산 시드니서 노인 수백명 숨져

“고질적 ‘인원 및 펀딩 부족’ 지속”

특검 건의 반영 못한채 군병력 동원 

2월10일 현재 호주 누적 사망 4,406명   

2월10일까지 호주의 코로나 누적 사망자는 4,406명으로 집계됐다. 주별로는 빅토리아가 2,235명으로 가장 많고 NSW가 1,640명으로 두 번째다. 이어 퀸즐랜드 325명, 남호주 139명, ACT 준주  31명 순이다.

호주 코로나 누적 사망자
호주 코로나 누적 사망자

지난 2년동안의 팬데믹 기간 중 호주에서는 사망자가 두 번 급등했다. (도표 참조) 

▲ 1차 급등: 2020년 7월말부터 10월초. 

   7월28일 167명 → 10월 5일 894명(약 5배 껑충)

▲ 2차 급등: 2021년 8월초부터 2022년 2월 현재. 

   2021년 8월 3일 925명 → 12월 31일 2241명 

   2022년 2월 10일 현재 4,406명(약 4.7배 껑충)

2월 9일 현재 7일 평균 사망자는 NSW 23.9명, 빅토리아 23.6명, 호주 평균 66.9명이다. 지난 1월말 하루 평균 82명에서 줄고 있지만 최근에도 하루 약 60명 이상 숨진다는 의미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에서 노인층은 최대 취약계층이다. 특히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노인들이 가장 취약하다. 코로나 사망자 중 상당수가 바로 이 취약 계층인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고령층이다.

요양원 거주 노인들 중 코로나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요양원 거주 노인들 중 코로나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NSW의 누적 사망자는 1월 1일 667명에서 2월 10일 1,640명으로 약 40일동안 거의 2.5배 급증했다. 1월 31일 1,392명에서 2월 7일 1,578명으로 2월 첫 주 186명의 코로나 환자가 숨졌는데 이중 84%가 70세 이상이었다. 지난 6주동안 호주 전역에서 숨진 1900명 중 550명 이상이 노인요양원 거주자들이었다. 불과 한 달동안 요양원에서 숨진 노인이 작년 전체 사망자를 능가했다. 

작년 12월말 미완치 코로나 감염 환자가 있는 노인요양원은 전국적으로 105개였고 196명이 감염됐다. 그러나 불과 한 달 후인 올해 1월말, 코로나 환자가 있는 요양원은 1261개(또는 47%)로 10배나 급증했다. 미완치 감염자는 무려 2만3,900명으로 폭증했고 그 와중에 499명이 숨졌다. 이 한 달동안 사망자가 2021년 전체보다 많았다. 그 수치는 현재 600명을 넘어섰다. 

‘취약 노인층 사망’ 급증 이유는?

장단기 해결책 대부분 반영 안됐기 때문 

2020년 초반 호주에서도 코로나 감염이 확산되면서 시드니를 시작으로 멜번 노인요양원으로 크게 번졌다. 그로 인해 멜번 소재 노인요양원 거주 노인들 중 6백명 이상 숨졌다. 2020년 코로나 사망자 중 빅토리아가 80% 이상을 차지했다. 

당시 의회 특검(Royal Commission into Aged Care Quality and Safety)은 “호주 양로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 과제가 코로나 팬데믹”이라고 선언했다. 요양원 운영회사들에게 인원을 충원하고 개인보호장비(personal protective equipment: PPE) 구비, 역학 전문가 충고 수용 등을 권고했다.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비슷한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날짜별 코로나 사망 현황
날짜별 코로나 사망 현황

노인요양원의 근본적인 문제는 만성적인 인력 및 펀딩 부족이다. 호주 정부가 노인요양원 복지와 관련해 핵심 인력인 근로자들에게 관심이 있었다면 11개월 전 발표된 요양원 특검 건의사항 중 많은 것을 실행에 옮겼을 것이다. 

그러나 모리슨 정부는 작년 예산 대응(budget response)에서 요양원과 관련해 가장 중요인 2가지 이슈를 해결하는데 실패했다. 요양원 근로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대우를 받아왔다. 더 높은 급여를 지급하는 유자격, 숙련직 고급 인력 충원이 첫째 이슈다. 두 번째는 양질의 노인 복지를 제공하는 실질 비용을 반영한 지속 가능한 펀딩 모델(sustainable funding model) 개발이다.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실패한 모리슨 정부는 요양원 부족 인원 보충을 위해 약 5천명의 군병력 지원을 발표했다. ‘고륙지책’으로 격리 관리에 사용했던 임시 대응책을 재가동한 것이다.

노인복지 연방 타스크포스(Aged care federal taskforce)의   코로나 사망 조사를 통해 요양원 거주자, 가족, 직원, 회사 등 일선에서의 위기 상황이 보고됐다. 요양원 직원들은 인원 부족에 따른 피로 누적 상태에서 좌절감에 시달렸다. 매일매일 교대 인원 물색이 고역이었다. 감염되지 않았거나 밀접 접촉자가 아닌 직원들은 2, 3배의 격무에 시달렸다. 팬데믹이 진정되면 요양원 근로자들 중 상당수가 이직할 것으로 우려된다. PPE와 신속항원검사 진단 키트 보급도 문제였다. 결과적으로 감염 방지 비용이 급증하면서 그 후 호주는 비싼 교훈의 대가를 치러야 했던 것이다. 

2020년 멜번 요양원에서 수백명이 숨진 교훈에도 불구하고 작년 후반부터 올해 여름 전까지 2021년 충분한 대비가 가능한 기간이었지만 인원 보충도 부진했고 정부는 요양원에서 PPE 보호장비와 부스터샷, 신속항원검사 진단 키트 공급 등을 적절하게 준비하는 데 실패했다. 

이제 겨울철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충분한 장비와 자원을 지원 받으며 노인 등 취약 계층 보호가 절실하다. 호주가 오미크론 감염 상황에서 겨울철 유행성 독감(winter flu)을 준비하면서 코로나 사망자는 증가할 것이다. 오미크론 감염 사태로 호주 노인복지 시스템의 구조적 단점이 뚜렷하게 드러났고 이제 이 문제를 해결하기위한 계획이 절실히 필요하다.   

요양원 근로자들은 제한된 자원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을 보호하며 일선에서 코로나와 싸우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이 힘든 싸움에서 이기도록 반드시 적절한 지원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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