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토종의 세계적인 IT 소프트웨어기업 아틀라시안(Atlassian)의 공동 창업자인 마이크 캐논-브룩스(Mike Cannon-Brookes)가 최근 호주에서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그와 캐나다 인프라스트럭쳐 기업인 브룩필드(Brookfield) 콘소시엄이 지난 주말 AGL 에너지의 주식을 주당 $7.50로 매입해 인수하겠다는 깜짝 제안을 했기 때문이다. 

호주 최대 전력회사이자 상장 기업인 AGL은 21일 호주증권거래소(Australian Stock Exchange: ASX) 공지를 통해 “약 80억 달러의 적대적 인수 제안(a hostile takeover bid)을 거부한다”고 발표했다. 피터 보튼(Peter Botten) AGL 회장은 “회사 가치를 낮게 평가했고 인수 제안은 주주들의 이익이 아니다”라고 거절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주주들에게 큰 변화를 대가로 한 프리미엄 제공도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캐논-브룩스는 AGL 이사회에 재검토를 요청했다. 

이 인수 오퍼에서 향후 어떤 결말이 나올지 모르지만 만약 성사될 경우, 호주 탄소배출 산업의 미래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콘소시엄의 AGL 에너지 인수 제안은 AGL이 2030년까지 석탄 발전을 점진적으로 폐쇄해 2035년 넷제로 배출(net-zero emissions by 2030) 목표를 달성한다는 조건부(conditional)였다. 

인수 제안이 성사되면 빅토리아 라트로브 밸리(Latrobe Valley) 소재 로이 양 석탄화력발전소(Loy Yang A power station coal power station)를 예정보다 15년 빠른 2030년에  폐쇄할 수 있다. 이 발전소는 빅토리아주 전력의 3분의 1을 감당하는 주요 전력공급회사다. 

또 인수 제안에는 AGL의 탈탄소(decarbonisations)를 지원하며 재생에너지 인프라스트럭쳐를 조성하는 200억 달러의 투자가 포함됐다. 활발한 기후변화 행동가인 캐논-브룩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탈탄소 프로젝트 중 하나”라고 기대감을 나타내면서 “콘소시엄은 AGL 이사회와 계속 협력할 것이다. 재생에너지 기업으로 전환될 수 있다면 전기세 하락도 가능할 것이다. 호주 석탄발전소의 대부분이 노후화돼 의지할 수 없는(unreliable) 상황이다. 우리는 호주에서 의지할 수 있는 재생 자산을 건설할 능력이 있다“고 인수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AGL 발전소의 근로자들은 콘소시엄의 인수 제안과 200억 달러의 재생에너지로 전환 투자 계획을 환영하고 있다. 새로운 인프라스트럭쳐가 건설되면 석탄산업의 많은 인력이 신규 테크놀로지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근로자들은 향후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현실적인 폐쇄 데드라인이 언제인지 알기를 원한다. 누구도 석탄발전소가 2045년까지 가동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  

작년말 호주에너지시장관리법인(Australian Energy Market Operator: AEMO)은 빅토리아주의 모든 석탄화력발전이 2032년 폐쇄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에너지 기업의 생명은 지속적(안정적)으로 환경 공해 없는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확실성(reliability)이다.

AGL의 모든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면 약 4천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이번 인수 제안으로 호주 최대 전력 에너지 회사가 재생에너지 기업으로 변모한다면 호주 에너지 산업에 막대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호주 10대 부호 중 한 명인 캐논-브룩스의 자산 포트폴리오는  소프트웨어 관련에서 탄소배출 감축(‘지구를 구하자’는 방향)으로 이동 중이다. 그의 녹색투자 포트폴리오에는 선 케이블(Sun Cable), 제넥스(Genex), 브라이트 앤드 멜리오(Brighte and Melior) 지분이 포함된다. 여러 면에서 통 큰 투자를 하고 있다. 

이런 미래 지향적인 시각을 갖고 행동을 하는 기업인이 호주인이라는 점은 다행이다. 그를 보면서 호주와 한국에서 2명의 부호들이 떠올랐다. 팬데믹 기간 중 수억 달러의 수익을 내면서도 정부로부터 받은 잡키퍼를 거의 반납하지 않은 얌체 재벌 하비노만의 제리 하비. 돈 버는 재주는 비상한데 잡키퍼 스캔들로 호주 국민들을 실망시켰다. 한국에서 부모 덕에 막대한 부를 물려받은 재벌 2세가 젖비린내 나는 ‘멸공 타령’을 하다가 사과했다. 부호도 정말 천차만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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