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 없이 찾아오는 갖가지 질병이나 사고 등은 우리의 일상을 흔들어 놓는다. 이민자들의 경우 호주 복지 시스템에 익숙지 않아 어려운 일을 당하면 정부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고, 거기에 언어 문제까지 겹쳐 더 어려움을 겪는다. 본 칼럼은 호주에서 살아가면서 부닥치는 어려움 가운데서도 전문 복지 기관의 도움으로 이를 잘 극복한 이웃들의 이야기를 통해 힘과 위로를 주고, 더 나아가 호주 사회로의 융합을 위한 의미 있는 길잡이가 되고자 하는 뜻에서 마련되었다. 이번 주에는 ‘위드 코로나’ 또는 ‘포스트 코비드-19’가 다가옴에 따라 팬데믹 상황 속에서 어떻게 카스 서비스가 지속되었는지 노인복지 부서 직원들과 고객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전 세계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코비드-19 대유행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호주의 모든 분야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누구도 예외없이 고통을 겪는 시간들 속에서 노약자 등 사회적 취약 계층은 더 심한 정신적, 물질적 또 육체적 고통을 겪어야 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카스는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이 일상 생활에서 겪는 불편함과 외로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노인 복지 서비스 부서의 김연희 팀장은 “이 어려운 시기에 가정에서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지원하는 일은 이전보다 더욱 중요해졌다. 특히 록다운 기간 밖으로 외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고립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서 직원들은 다양한 디지털 수단을 활용하여 어르신들과의 의사소통을 유지하는 가운데 지원 프로그램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어르신들이 줌 운동 세션에 참가한 모습.
어르신들이 줌 운동 세션에 참가한 모습.

 ‘줌(Zoom)’으로 연결, 단절 극복

특별히 코비드 기간 동안 외부와의 단절을 극복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줌(Zoom)을 통해 이뤄지는 프로그램이었다. 줌, 즉 ‘코비드 도우미’를 통해 고객들은 운동과 식단 상담, 액티비티 등 다양한 활동을 온라인 상에서도 이어갈 수 있었다. 

웨스트 라이드와 마라용 시니어 그룹을 이끌고 있는 안영미 코디네이터는 “줌 운동 세션은 2차 록다운이 시작된 2021 년 8월부터 매주 열렸다. ‘운동과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식단 상담 세션’은 집에서만 머물러 답답하던 어르신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온라인 상에서 친구들을 만나는 시간이라 그런지 웃음 꽃이 떠나지 않았다”고 줌 클라스의 분위기를 전했다. 

자원봉사자로 온라인을 통해 운동 세션을 진행한 엘린(E&M wellness) 강사는 “어르신들이 따라하기 수월한 동작 위주로 가르쳐 드렸고 수업 시간에 따라하기 힘든 분들에게는 개별 동영상으로 아픈 부위 위주의 맞춤 운동법을 별도로 알려드리기도 했다. 꾸준히 하다보니 허리 등 아픈 곳이 많이 편해졌다는 피드백을 받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카스 메도뱅크 소셜 서포트 그룹과 누림 라이드 시니어 그룹 역시 시니어 건강 운동(밴드, 근력, 명상 요가, 낙상 예방, 뇌 운동)으로 시작했다. 또,어르신들의 신체적, 정서적 건강을 도모하고 사회적 유대관계를 유지하도록 돕기 위해 다양한 퀴즈 및 게임, 실버 댄스, 전통 가요 부르기 등 줌 세션을 통해 매주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누림 시니어 그룹을 진행하는 그룹 코디네이터는 “어르신들이 젊은이들이나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줌을 통한 참여에 익숙하게 되어 여러 활동에 참가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은 코비드 기간의 큰 수확이다. 또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외출 시 버스나 기차 안에서 까지, 어느 분은 미장원에서도 참석하셨는데 최선을 다해 함께하려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집으로 우송된 액티비티 자료 중 색칠하기를 통해 정서적 안정 및 집중력을 키울 수 있었다. 
집으로 우송된 액티비티 자료 중 색칠하기를 통해 정서적 안정 및 집중력을 키울 수 있었다. 

“록다운 기간 중에도 잊지못할 추억의 시간 가져”

특히 연로한 부모님들이 줌 세션 참가를 즐겨하는 것을 본 자녀들의 호응은 줌 세션의 또 다른 힘이 되었다. 

누림 그룹에 참석하는 어느 어르신의 딸은 다음과 같이 카스에 감사 편지를 보내왔다. 그 일부를 소개한다. 

“평생을 부지런하게 살며 자녀 셋을 잘 키워내신 올해 83 세의 어머니는 2012 년 난소암으로 큰 수술을 받았다. 항암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약간의 말초 신경에 손상을 입어 행동이 민첩하지는 못하지만 등산 모임이나 카스 시니어 그룹을 즐겨 다니시며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삶을 유지하신다. 이번 록다운 기간 중에는 집에서 무료하게 지내실 어르신들을 위해 재미있는 게임과 신나는 율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줌으로 그대로 운영하니 그 시간을 너무나 기다리셨다. 뇌 운동을 시작으로 손, 발, 온몸을 다 사용하게 만들어 주니 너무나 유익했고 온라인 상에서지만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는 기쁨에 시작부터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나도 몇 번 참석했는데 정말 어르신들에게는 갑갑한 시절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시간들임을 공감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번 록다운 기간 중에 zoom 으로 함께 했던 빙고 게임은 틀려도 실컷 웃는 시간이어서 어르신들의 잊지 못할 추억으로 오래 남을 것 같다. 이런 시니어 그룹이 더 많아져서 한인 어르신들이 집에서 무료하게 외로운 시간을 보내지 않고 노년을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셨으면 좋겠다”.

어머니와 함께 줌 세션에 참석한 딸이 보내 온 감사 편지
어머니와 함께 줌 세션에 참석한 딸이 보내 온 감사 편지

COVID-19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어려운 시기에 서로를 사랑하며 기꺼이 도움을 손길을 내미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비 온 뒤 햇살이 다시 비추듯 그렇게 좋은 시간이 올 것을 믿고 기다리자. 이것이 바로 다문화 호주가 갖고 있는 아름다움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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