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주택임대시장에서 공실률(vacancy rate)이 2017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임대주택 부족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누그러지면서 임대 대란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임대비 앙등으로 집 없는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포털 도메인(Domain)이 최근 발표한 임대주택 공실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월 공실률은 1.7%로 2% 미만으로 하락했다. 

호주 주도의 평균은 1.1%로 떨어졌으며 호바트는 사상 최저치인 0.2%를 기록했고 애들레이드(0.3%), 퍼스(0.5%), 캔버라(0.5%), 브리즈번(0.8%)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멜번이 2.1%로 가장 높았다. 

도메인의 연구 및 경제학 담당 책임자인 니콜라 파월 박사(Dr Nicola Powell)는 “호주가 임대 위기에 다가서고 있다(Australia was on the verge of a rental crisis). 호바트와 애들레이드는 이미 위기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2년간의 국경폐쇄가 끝나고 관광객과 그 외 임시 비자 소지자들이 대거 호주에 입국할 것으로 예상돼 임대 수요가 급격히 반등할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드니 시티 지역은 임대비 상승과 임대주택 구하기 경쟁으로 좀 더 넓은 공간과 저렴한 가격을 찾는 세입자들과 투자자들은 외곽지역으로 옮겨가야 했다. 시드니 남서부의 캄덴(Camden) 지역은 2월 공실률이 0.2%(1월 0.3%)로 가장 낮았고 북서부의 리치몬드(Richmond)와 윈저(Windsor) 지역은 0.3%를 기록했다. 이는 시드니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드니 남서부 맥카서 소재 스톤부동산(Stone Real Estate Macarthur) 의 크리스 필프(Chris Philp) 사장은 “해당 지역은 광고할 필요성조차 없다. 지난 3개월동안 우리 부동산의 약 70%가 시장에 광고되기 이전 임대가 됐다(being leased off market). 각 주택마다 약 12건의 신청서가 남아 있어 임대차 계약시 입주 희망자가 넘쳐나는 실정”이라고 임대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많은 세입자들이 시드니 시티에서 벗어나 교외 지역으로 밀려나기도 한다. 시드니와 울릉공 중간에 있는 신흥 개발지역인 타무르(Tahmoor) 또는 윌튼(Wilton)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 또한 세입자들이 임대 주택을 확보하기 위해 시장 임대료의 최대 12개월치 선불을 오퍼하기도 한다.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고 말했다. 

시드니 북부에 있는 고스포드(Gosford)와 와이옹(Wyong)의 센트럴 코스트(the Central Coast)도 공실률이 불과 0.4%로 임대난이 심각하다. 

레이화이트 벤스빌 & 엠파이어베이(Ray White Bensville and Empire Bay)의 임대 책임자인 칼리 에더(Carley Eder)도 “시장에 임대 부동산이 계속 추가되고 있지만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에더는 “예를 들어 지난 1월 12채의 임대 부동산이 올라오자마자 그중 8채가 첫 토요일에 임대가 확정됐다. 임대 수요가 워낙 많아 매물이 나오자마자 계약이 성사된다”고 말했다. 

그는 “왐버랄(Wamberal)에 있는 방 4개짜리 집은 새 카펫과 페인트 작업이 필요했음에도 한 임대 희망자는 $950의 임대비를 제시했고, 또 다른 세입자는 1년치 임대료 선불 결재를 제시했다”고 과열 사례를 소개했다. 

NSW대학의 시티 미래 연구소(City Futures Research Centre)의 크리스 마틴(Chris Martin) 선임 연구원은 “더 이상 이런 상황을 위기(crisis)라고 부르는 것도 충분치 않다. 민간 임대업계의 만성적인 실패(chronic failure of the private rental sector)다. 이런 상황은 오랜기간동안 발생하고 있는 고질적인 위기이며 저소득층이 점점 더 임대비 부담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임대 부동산이 시장에 추가되기를 기다리기 보다는 임대료 상한선을 2%이내로 낮추는 등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임대료의 과도한 인상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NSW 세입자연맹(Tenants’ Union of NSW)의 레오 패터슨-로스(Leo Patterson-Ross) 대표는 “너무 오랜기간동안 임대 위기가 지속돼 왔다. 폭등한 임대비 외 많은 세입자들은 임대 주택에 살면서 열악한 냉난방 환경을 감수하고 있고 전기/가스/수도비를 부담하면서 질병 악화 등 안전과 기본권을 희생하는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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