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 오케스트라단 ‘보체스 체일레스티움(Voces Caelestium, 천상의 목소리란 뜻의 라틴어)’이 지난 2월 27일(일) 시드니 채스우드 더 콩코스(The Concourse)  메인홀에서 제 8회 자선음악회(charity concert) 오페라 갈라를 성황리에 공연했다. 이 오케스트라단은 지난 7년동안 자선공연을 통해 옥스팸 호주, 국경없는 의사회, 호주 세계자연보호기금, 컴패션 오스트레일리아 등 많은 비영리 단체들을 위해 5만 달러 이상을 기부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공연 후 보체스 체일레스티움의 김태수 총감독 겸 지휘자와 인터뷰를 가졌다.

8회 자선콘서트를 지휘하는 김태수 총감독 겸 지휘자
8회 자선콘서트를 지휘하는 김태수 총감독 겸 지휘자

▲ 최근 8회 자선콘서트를 마쳤는데 올해 콘서트는 어떠했나요? 좋았던 점과 아쉬움이 있다면.." 

"올해 콘서트는 정신질환 환우들을 돕는 비욘드 블루(Beyond Blue)를 돕는 공연인데 저희 최고 기록인 $14,000 이상을 전달할 듯합니다. 여러모로 가장 성공적인 공연 중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특히 세계적인 명성의 이용훈 테너와  카라 손(손현경) 소프라노, 호주에서 맹활동 중인 최찬양 메조 소프라노, 사이몬 김(김창환) 테너, 이나라 테너님들께서 함께 해주셔서 더욱 뜻 깊은 공연이 됐습니다. 

오랜 펜데믹 공백 후 올린 공연이라 그 자체만으로 큰 감격이었고 감사드립니다. 음악도 염려되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나름 잘 연주가 됐고 모두 즐길 수 있는 곡들로 구성돼 좋았던 것 같습니다. 제 욕심보다 더 완성도 있는 음악을 보여드리지 모습이 항상 아쉽습니다. 미숙함을 깨닫고 항상 겸손해야 함을 배웁니다.“ 

독창을 하는 이용훈 테너
독창을 하는 이용훈 테너

▲ 공연을 본 관객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너무나 좋아해 주시죠. 사실 현장에서 느껴지는 희열과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죠. 호주 한인 중에 이 정도 스케일의 공연을 꾸리는 단체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우실 거에요. 물론 저희 오케스트라가 한인단체는 아니지만 단장인 제가 한인이니까요. 

공연에 한번 오신 분들은 다음 해부터 지속적으로 오시기도 합니다. 티켓 가격($35)과 관련해 사실 큰 기대를 안하셨다가 저희 연주에 크게 감격하고 놀라고 가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큰 공연을 어찌 준비하셨냐고 신기해하시는 분들도 많구요. 관객 중 한인 비중이 많아졌습니다. 스폰서 중 대부분이 한인 기업들이 많아서 그런 듯합니다.“   

독창을 하는 손현경 소프라노
독창을 하는 손현경 소프라노

첼리스트이면서 지휘를 전공한 김태수(28) 총감독은 대학 시절 친구들과 함께 자체 운영되는 공연을 만들어보자 해서 자선공연을 시작하게 된 것이 보체스 체일레스티움을 창간한 동기다. 개인적으로 그의 사춘기 시절 신앙 때문에 겪은 어려움도 연관됐다.

현재 오케스트라는 대부분 음악 전공자이거나 활동 중인 전문 음악인들로 구성돼 있다. 합창단도 있지만 팬데믹 때문에 아쉽게 합창은 프로그램에서 빠졌다. 

“연주자 모두 소중하고 감사한 분들인데 1회 공연부터 함께 오케스트라단을 꾸려 나가고 있는 두 친구들인 파블레 카지치(Pavle Cajic)와 스테파니 리베라(Stephanie Livera)는 가장 고마운 동료들입니다.

파블레는 중고교, 대학 시절 함께 해온 친구로 오케스트라단의 작곡 및 편곡은 물론 행정적인 업무도 맡고 있습니다. 스테파니는 사정이 있어 이번 공연에 함께 하지 못했지만 정말 특별한 친구입니다.“ 

▲ 공연장, 리허설 등 상당한 경비가 필요할텐데 어떻게 충당하나요?  

“경비는 모두 후원금을 받아서 충당합니다. 강당 대여비, 악보 값, 보험 등 많은 곳에 돈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후원은 저희에게 생명과도 같죠. 그럼에도 예산이 초과되면 단돈 $100 이든 $1000 이든 저희 주머니를 털어서 충당합니다.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 초창기부터 지켜온 저희의 규칙입니다. 지키기 힘들고 미련하지만 이것이 저희의 양심이고 그 양심을 지킬 때 비로서 저희가 하는 일이 더욱 귀하게 쓰임 받는다고 확신합니다.“

▲ 향후 자선 콘서트 외 다른 계획이 있나요? 

“자선 공연 외에 올해 처음으로 자선 공연 자금 마련을 위한 공연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향후 계획하고 있는 자선 공연 곡들이 스케일이 점점 커지고 있어서 사실 기존 후원하시는 분들에게만 의지해 나아가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펀딩 조달이 시급하고 또 단체를 더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잦은 공연만큼 좋은게 없기도 하구요. 다만 이런 공연을 하려면 또 다시 후원이 어느 정도는 필요하지요. 일단 공연 규모와 방향성을 잘 잡고 이것을 어떻게 계획하는 것이 좋을까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공연을 한 성악가들이 함께 인사를 했다
공연을 한 성악가들이 함께 인사를 했다

석사를 지휘로 전공한 김태수 지휘자는  멕시코계 미국인 마에스트로인 에두아르도 디아스무뇨스(Eduardo Diazmunoz)에게 사사를 받았다. 

그는 시드니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데 누나 김연희씨는 바이올리니스트로 오페라 오스트레일리아(Opera Australia)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보체스 체일레스티움의 콘서트 마스터이다. 김 지휘자는 몇몇 학교에서 음악교육과 스트링 앙상블과 오케스트라 지휘를 하고 있으며 첼로 티칭도 한다. 

광복절에 한우리 사물놀이 팀과 함께 시티에서 사물놀이 공연을 하기도 했다. 팬데믹으로 이 활동도 최근에는 하지 못했다.

▲ 음악인/문화예술인으로서 한인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문화를 감상하는 한인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음에 새삼 감사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더욱 그 수가 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화 활동은 남녀노소, 인종, 종교와 무관하게  모두를 하나로 아우르는 유일한 매개체일 것입니다. 저와 저희 오케스트라는 음악을 담당하는 문화인으로서 저희만의 예술로 여러분께 다가갈 것이며 이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곳에 수익금을 전달할 것입니다. 좋은 일을 하려고 모인 음악인들과 관객 여러분의 문화 활동을 향한 사랑과 관심이, 저희가 사는 세상과 사회를 향한 자그마한 희망의 씨앗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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