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 영화감독
김시우 영화감독

김시우 감독이 오랜만에 호주로 돌아와 프리 프로덕션을 시작했다. 장편영화 ‘상우네 민박’은 호주에서 태어나 호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아들과 오랜 이민 생활로 호주인처럼 살아가는 엄마, 호주 사회에 겉돌며 적응하지 못하는 아빠가 살면서 부대끼는 이야기다. 가족과 세대의 갈등, 차별과 편견, 이민자 사회의 고단한 삶이 녹아 있어 많은 동포들이 공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김 감독은 베트남 전쟁의 아픔을 숨기고 사는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장편영화 `포겟 미 낫(Forget Me Not)’, 자살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다룬 ‘파스트 디 아워(Past the Hour)’ 등의 영화를 호주에서 제작했다. 두 영화는 인권과 휴머니즘, 그리고 삶을 이야기하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한국에서 노무현 없는 노무현 영화 <하로동선(夏爐冬扇)>을 개봉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호주 올로케이션 촬영으로 호주 이민자들의 삶을 그려내는 영화 ‘상우네 민박(가제)’ 제작 소식을 들고 한호일보를 찾았다.

데미언 비비와 현장 로케이션 회의하는 김시우 감독
데미언 비비와 현장 로케이션 회의하는 김시우 감독
영화'경계인' 촬영현장
영화'경계인' 촬영현장

김시우 감독은 코로나 기간 중 5편의 장편영화를 제작해 개봉 중이거나 개봉을 앞두고 있다. 팬데믹 기간 중 놀라운 창작 활동이다. 

지난 3월 30일, 한국에서 <하로동선>이라는 제목의 故 노무현 대통령의 영화를 개봉했다. 

“개봉 전 주진우 기자가 진행하는 라디오에 출연한 적이 있는데, 그때 주 기자가 이런 말을 했다. ‘코로나 시대에 영화를 제작하고 개봉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 하지만 이게 업이니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김 감독은 쉼 없는 영화 기획과 연출, 제작에 대한 열정을 과시했다.

영화촬영 현장
영화촬영 현장

“올해 9월, 호주 올 로케이션으로 한국 영화를 찍을 예정이다. <상우네 민박>이라고 가제를 붙였고, 호주 이민자들의 삶의 이야기 그리고 세대 간의 갈등, 사회적인 차별 등을 고스란히 담아내고자 한다. 

호주 이민자들의 다수는 백인 사회에 순응, 동화되려고 애쓴다. 하지만 백인 사회의 차별에 무심할 뿐 차별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일들은 우리 삶의 가까운 곳에서 일어난다.” 

김 감독은 마약 사건 담당 경찰, 변호사를 통한 취재와 호주 유학생과 동포들이 겪은 실화들을 바탕으로 이번 영화의 시놉시스를 썼다. 또한 한국의 주조연 배우들과 스텝들이 참여하고 여러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 온 호주 촬영 감독 데미언 비비과 다시 한번 손잡고 제작하는 한-호 합작 프로젝트 작품이다

호주 촬영 감독 데미언 비비
호주 촬영 감독 데미언 비비

영화 ‘상우네 민박’의 시놉시스를 요약하면 사업 실패 후 호주 시민권자인 가족과 함께 호주로 온 ‘상우’가 시드니 북부 바닷가 앞 저택을 빌려 민박집을 운영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관광객이 없는 관계로 아내 진희의 월급과 상우가 아침 청소를 하며 번 돈으로 빠듯이 집세를 메꿔 나간다. 

매일같이 게임으로 밤을 지새우고 아침에 잠이 드는 아들 헨리를 깨워 학교에 보내려 하다가 등교를 거부하는 헨리에게 손찌검을 한다. 이 일로 상우와 아내 진희의 부부 싸움이 벌어지고 상우가 폭력적으로 나오자 진희는 경찰을 부른다. 하지만 상우의 집에 들이닥친 경찰은 상우가 아닌 아들 헨리를 마약거래 혐의로 체포한다. 호주 이민자 사회 속 평범한 가족인 상우네는 엄청난 사건에 휘날리게 된다.

“영화 속에서 ‘상우(아빠 역)’는 가부장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호주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한국에 돌아가기를 원하지만 한국에 돌아갈 자리가 없다. 이민 3세대 ‘헨리(아들 역)’는 자신을 호주인이라고 생각하고, 이민 2세대 진희(엄마 역)는 경제적으로 무능한 상우로 인해 집안의 실질적 가장으로 호주 사회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캐릭터이다. 이민자 가정에서 생기는 꽉 막힌 세대 간의 갈등, 더불어 여전히 사라지지 않은 인종차별로 인해 고통받는 한인 사회의 애환을 담았다.” 

김 감독은 영화 속 캐릭터와 기획의도를 이같이 설명했다. 

‘만약 동일한 사건이 발생했더라도 백인이라면 결과는 어땠을까?’라는 생각으로 기획을 시작하게 됐다. ‘이민사회 뿐만이 아니라 세대의 갈등, 가족의 갈등은 어느 사회에서나 있는 일이다. 하지만 호주라는 이민 사회는 소수라는 차별과 편견을 겪어야 하는 특별한 사회이기도 하다. 영화 ‘상우네 민박’은 갈등 관계의 가족이 이민 사회 속 차별, 그리고 편견과 싸워 나가면서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찾아가는 내용으로 큰 기대를 갖게 한다.

“도망치는 순간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고 패배한다. 

두 눈 똑바로 뜨고 당당하게 싸워야 한다.”

김시우 감독의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 '투란도트-어둠의 왕국 The Movie'도 올해 한국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다. 초연 10주년을 맞이한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뮤지컬 '투란도트'를 영화화한 '투란도트-어둠의 왕국'은 원작 뮤지컬에 판타지 스토리를 더한 각색과 신곡을 포함한 중독성 강한 뮤지컬 넘버로 완성도를 높였다. 이 영화는 DIMF와 ㈜나인테일즈 코리아가 제작했다. 민우혁을 비롯해 배다해, 양서윤, 이정열, 최정원, 김보경 등 유명 뮤지컬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작품으로 6월말 개봉 예정이다.

영화 '투란도트-어둠의 왕국' 촬영현장 
영화 '투란도트-어둠의 왕국' 촬영현장 

한-호 합작으로 제작되는 장편영화 <상우네 민박>은 Ninetails Australia P/L 와 김시우 필름이 제작한다. 9월부터 본격적인 시드니 촬영 후 2023년도 유수의 국제영화제 출품을 계획 중이다. 

이 프로젝트에 관심있거나 배우 캐스팅과 촬영스텝에 관련된 사항은 이메일 seewookim@gmail.com로 문의 가능하다. 

“동포들의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 

인터뷰를 통해 김 감독은 동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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