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4, 15일(토, 일) 써리힐스의 톰만 시어터에서 공연하는 ‘의형제’는 극단 맥의 창단 32주년 기념 공연이다. 호주 한인 사회에 전문적 수준의 연극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1990년 창단된 맥은 시드니 최초의 한인극단으로 만선, 이열치열, 결혼, 마술가게 in 시드니, 시드니에 내리는 눈 등 여러 작품을 공연했다. 내부 사정으로 15년동안 활동을 하지 못하다가 올해 처음으로 올리는 작품이 ‘의형제’다. 

인터뷰를 시작하며 본인 소개를 부탁하자 김민경 연출가는 “예술을 사랑하고 공연과 함께 평생을 함께 할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연출가 김민경
연출가 김민경

‘연극 연출가’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가?

“사전적인 의미로는 ‘작품을 해석하고 무대로 올리기 위해 배우들과 스탭들을 지휘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공연을 올리기 위해 팀원들과의 화합이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이를 위해서는 배우들에게 작품 해석을 열심히 해주어야 한다. 학문적인 해석보다는 우리 주변의 비유를 찾아서 배우들과 스탭들에게 스토리를 전달해주고, 한 마음으로 공연을 올리는 모든 과정을 설명하는 역할일 것이다.” 

한국에서는 ‘배우’로 활동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맞다. 청소년 때부터 극단 활동을 했다. 자연스럽게 연극영화과를 졸업했고 배우가 나의 길이라는 생각을 버린 적은 없다. 현재도 배우로서 활동을 찾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10년정도 배우로 활동했고, 호주에서 한인들의 공연문화가 조금 더 좋은 환경으로 나아가는 일에 힘을 보태고자 현재는 연출가의 위치로 합류를 하게 되었다.”

연출가 김민경
연출가 김민경

배우와 연출가의 큰 차이점은? 

“시각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배우의 시점에서 ‘아, 나도 이런저런 요소를 갖추면 연출가도 될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다. 나름 연출가들의 스타일도 다양하게 접하면서 조금은 안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연출가의 위치에 서보니 배우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연출은 전체 중 1%만 봤다고 할 수 있다. 연출가와 배우는 완전히 다른 영역이라는 생각도 든다. 한 무대에서 연습을 하고 작품을 만들고 있지만 또 다른 예술을 배우는 기분이다. 경험을 하면서 느낀 것은 너무 배울 게 많다. 배우로 공간을 이해하는 것과 연출가로서 공간을 이해하는 것은 너무나 달라서, 스스로 업그레이드되는 좋은 환경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배우로 활동을 한다면 연출가의 역량을 가지고 배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연출가로서 힘들 때는 언제인가?

“힘든 거 너무 많다. 모든 사람들이 작업을 할 때 느끼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한계에 부딪힌다는 생각이 들 때 가장 힘들다. 한계는 스스로 선을 정했을 수도 있고, 사람마다 정의가 달라서 딱 잘라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최선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상의 방법을 찾지못하는 것을 느낄 때 힘들다고 느꼈던 것 같다.” 

언제 가장 뿌듯하고 보람을 느끼는지..

“팀원들이 열정적인 자세로 임하는 것을 바라볼 때 정말 뿌듯하고 행복하다. 이번 ‘의형제’ 팀원들은 정말 드림팀이다. 모든 개인의 자세와 열정이 존경스럽다. 단체에서는 어디든지 이기심이나 소위 말하는 ‘물 흐리는 분위기가 올 때’도 있는데, 이번 ‘의형제’팀은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정말 감동이다. 코로나로 인해서 연습이 원활하지 않았었는데, 비로소 다 같이 모여서 열정적으로 새벽까지 연습을 한다. 절대 시킨것도 아니고 자발적으로 늦은 시간까지 작품을 위해 쏟아내는 모습이 정말 감격이다. 훌륭한 팀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 

연극’의형제’를 연습중인 배우들
연극’의형제’를 연습중인 배우들

힘들 때 마다 ‘꺼내먹는’ 표현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내가 만든 결과다.’ 그 결과들이 힘들던 좋던 내가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누구를 탓하게 되면서 특정인이나 환경이 원인이라고 생각하면서 좁은 시각으로 바라봤었는데, 지금은 모든 것이 내가 만든 결과라고 생각하면 안좋은 결과에 대해서는 내가 조금 더 노력을 하면 되고, 좋은 일에는 스스로를 격려해주는 힘이 된다. 어찌 생각하면 스스로를 자책하는 느낌처럼 들릴 수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고, 나를 다독이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연출가로서의 가장 중요한 역량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연출가가 배우들에게 제일 많이 이야기하는 건 ‘감정 전달’이다. 관객들이 배우들의 좋은 발성을 보려고 공연을 보는게 아니다. 중요한 건 ‘감정’이다. 나라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인물이 되어서 연극을 해야하기 때문에 그 감정을 느끼는 것은 쉽지 않다. 내가 겪은 환경, 내가 걷던 걸음조차 아니기 때문에 배우들이 무대에서 움직일 때 동작, 시선이 자연스러워 질 수 있도록 ‘감정’을 잘 가르쳐줘야한다. 그래서 배우들과 한 캐릭터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한다. 착한 캐릭터를 예로 들어 왜 착한 인생을 살아갈 수 밖에 없는지에, 어떤 환경에서 자라났는지에 대해서 계속 연구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유명한 감독,연출가들은 감정선에 굉장히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매번 추구하고 있는 방향이고, 배우고 싶은 연출가의 역량은 ‘감정 전달’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의형제’는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최장기 흥행한 작품인데 어떤 내용인가? 

“쌍둥이 형제의 엇갈린 운명을 그린 작품이다. 남편이 집을 나가 혼자서 생계를 꾸려야 하는 가난한 죤스톤 부인은 쌍둥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게된다. 부자이지만 아이를 가질수 없는 라이온스 부인집에 입양을 결정한다. 아이를 다시 뺏길까봐 두려움을 느끼는 라이온스 부인은 쌍둥이를 만나지 못하도록 제안하고 합의한다. 그러나 두 여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쌍둥이는 운명처럼 만나 의형제를 맺게되고 친형제임을 모르는 채 성장하여 사회, 경제적 빈부격차로인해 두사람의 우정에 금이가고 비극의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 내용이다.” 

‘의형제’에서 연출적으로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 있다면? 

“이번 공연은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환경 즉, 사실적인 요소들이 많다. 하지만 비극적인 내용들이 현실로 받아들여지고 싶지 않은 마음에 인간 본질은 순수하다는 마음을 함께 접목시키려고 노력했다. 무대분위기는 현실적이지 않는 분위기로 만들고 있다. 배경도 만화같은 컬러감을 사용해서 마음을 정화시키는 분위기를 주려고 한다.”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형제애를 중심으로 관계가 형성되는 과정을 통해, 사회 속에서 사람들과의 관계를 되돌아보게 하는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연출가로서의 목표가 있다면?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호주 시장에 한국문화를 알리는 뮤지컬 창작품을 만들기 위한 목표를 위해서는 인재를 찾고,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여러작품 활동을 통해 ‘극’이라는 것을 심도 깊게 이해하고, 경험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하기에 멈추지 않고 한걸음씩 전진하며 배우려고 한다.” 

연극 의형제 포스터
연극 의형제 포스터

[공연 일정]

▲ 1회 5월 14일(토) 오후 4시 & 2회 오후 7시 30분

▲ 3회 5월 15일(일) 오후 4시 & 4회 오후7시 30분

[공연 장소]

Tom Mann Theatre, Surry Hills (Central 역 도보 3분)

[예매 문의]

0430 101 295 / 0421 896 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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