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회피, 사회 분열 조장, 진실성 결여(빈번한 거짓말).. 

지난 총선에서 노동당(ALP)은 스콧 모리슨 당시 총리를 상대로 유권자들에게 이같은 메시지를 강조하는 일종의 ‘네거티브 캠페인’을 전개했다. 이 캠페인은 모리슨의 인기 하락과 비호감성을 겨냥했다. 특히 지지 정당을 결정하지 않는 부동층 유권자들(undecided voters)이 연립 정부 지지로 남지 않도록 캠페인을 강력 전개했고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받는다.

노동당의 폴 에릭슨(Paul Erickson) 전국 사무총장은 15일 켄버라의 내셔날프레스클럽(NPC) 초청 연설에서 앤소니 알바니지 노동당 대표에게 승리를 안겨다준 총선 전략을 설명하면서 모리슨 공략에 대해 밝혔다.

이 선거 전략의 핵심은 총선 직전까지 미결정이던 부동층을 집중 공략하는 것이었다. 이들에게 노동당과 함께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인지 아니면 모리슨 총리와 함께 변화 없이 3년 더 갈 것인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는 전략은 적중했다.  

“노동당이 극복해야 하는 최대 장벽은 유권자들의 노동당 제안 평가 또는 연립의 역제안이 아니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힘든 시기를 지나면서 넓은 계층에 만연된 피로감, 분노, 반감이었다.

이런 정서는 부동층이 선거일에 정부를 선택하고 변화를 위한 다수를 만드는 노력에 저항한다. 이번 선거의 대안은 당신이 아는 악마 또는 모르는 세계로의 도약이 아니다. 앤소니 알바니지 정부의 보다 나는 미래와 스콧 모리슨과 3년 더 정체 지속 중 선택을 요구한 전략이었다.”

  

 

중국 관계 악화, 생활비 압박, 주택 문제의 세가지 이슈가 이번 총선에서 으뜸 아젠다였다. 노동당은 급여 상승, 메디케어와 보건 투자 증대, 제조업 회복을 재계와 협력하고 재생 에너지 및 탄소배출 감축 투자에 대한 지속적인 메시지를 유권자들에게 보냈다.

자유당은 선거 한 주 전 퇴직연금을 첫 내집 매입자의 계약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막판 뒤집기 공약으로 전격 제시했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이유는 논란의 새 공약이 퇴직연금 제도의 목적을 저해하고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많은 유권자들이 믿었기 때문이다. ‘게임체인저’를 기대했지만 그런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연립의 안보 프레임 전략도 실패했다. 중국-솔로몬제도 안보협정 체결 사태를 잘못 처리했다. 또 중국 공산당이 호주 노동당을 지지한다는 연립의 주장에 대해 유권자들은 매우 무책임한 억지이며 미숙한 태도라고 비난했다. 

연립은 앞서 앤작데이(Anzac Day)에 맞줘 ‘전쟁준비론’를 제기하며 총선을 안보 프레임으로 몰아가려고 시도했다. 중국을 향해 ‘레드 라인’ 발언도 나왔다. 또 노동당이 오커스 안보동맹에 대해 초당적인 지지를 분명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당이 오커스 동맹에 반대한다는 억지를 부렸다.  

노동당 정부는 집권 한 주 만에 태평양 도서국가들을 선택의 파트너로서 대우하겠다며 관계 회복 계획을 발표했다.

이렇게 많은 분야에서 노동당과 연립의 정책 차이는 더욱 분명해졌고 유권자들은 쉽게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모리슨 총리를 싫어하는 사람들로부터 “필요하면 분열의 정치를 하고, 궁지에 몰리면 거짓말을 하고 빈번하게 책임을 회피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결론적으로 유권자층에서 그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 2022년 총선에서 노동당의 승리를 견인한 원동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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