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스페인에서 ‘김치전’을 파는 배우들을 떠올린다. 예능 프로그램 <윤식당2>에서는 외국인들은 먹기 다소 어려운 김치를 전으로 구워 식당 영업에서 대성공 메뉴를 이끌어냈다. 이제는 ‘코리아’, ‘김치’ 구구절절 말하지 않아도 아는 시대가 왔다. 

6월말 시드니에서 열리는 호주 대표 음식 축제인 ‘굿푸드앤와인쇼(Good Food and Wine Show)' 행사에서도 ‘한식 파워’를 홍보할 계획이다. 해외문화홍보원(원장 박명순)과 주시드니한국문화원(원장 김지희, 이하 ‘문화원’)은  6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한식 마스터클래스(Korean Food Masterclass)'를 진행한다. 

24일(금), 25일(토)에는 다윈 및 애들레이드에서 주로 활발히 활동해 온 한식 요리사 이충재 셰프와 함께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전 마스터클래스(All About Korean Pancakes)'를 선보인다. 

현재 다윈에 거주하며 애들레이드에서 작은 브런치 카페 ‘Seoul Sisters on Halifax Street Adelaide’를 운영하고 있는 이충재 셰프가 시드니 행사를 앞두고 “안녕하세요 한호일보 구독자 여러분, 저는 행복한 요리사 이충재입니다”라고 인사를 전해왔다. 그는 케이터링 행사를 함께하며 행복한 요리사로 살아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1994년, 대학을 졸업한 바로 다음 날 콴타스항공 비행기를 타고 시드니로 왔다. 영어를 단 한마디 못했었는데.. 당시 나의 프리한 잉글리시 토킹으로 직원들이 힘들어했던 기억이 난다.” 

영어를 너무 못해서 시골 지역같은 ‘애들레이드’를 첫 정착지로 정했지만 그것도 쉽지 않았다. 지방일수록 이민자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어릴 적 전공은 요리가 아닌 ‘체육’이었지만 이 셰프의 어린 시절에도 자연스럽게 ‘요리’가 녹아 있었다. 

“태어나기 전부터 부모님이 음식점을 하셔서 그런지 어릴 때 부터 혼자 집에서 볶고, 뒤집고, 데치고 등등 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곤 다짐했다. 음식을 사먹는 사람이 되겠다고… 하지만 나의 운명이 ‘요리사’인가보다. 그래도 맨날 나가서 사먹긴한다.”

그는 호주에서도 볶고, 뒤집고, 데치는 ‘한식’을 선택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머릿 속 깊이 자리잡고 있는 한식의 맛을 잊기란 불가능하다. 

“가장 잘 하는 것이 한식이다. 더 나아가서 한식과 어울리는 서양 요리를 접목시켜 우리 음식을 좀 더 예쁘고, 향긋하고, 부드러운 식감 등으로 만들어 내려고 노력한다.”

그의 이러한 노력과 내공은 <2012년 세계의 맛> 남호주 우승과 2013년에는 ‘올해의 요리사’로 선정되면서 널리 인정 받았다. 

“남호주 최고의 요리사(Best Chef) 상을 받을 때를 잊지 못한다. 전광판에 Chung Jae Lee 라를 글자를 볼 때 눈물이 찔끔났다. 애들레이드 엔터테인먼트센터에서 약 2천명의 관중 앞에서 서 있다는 게 꿈만 같았다.”

호주인들에게 한식을 위한 식자재 본연의 맛을 주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더 가까운 곳에서 접근하고 익숙한 맛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예를 들면 오징어 덮밥을 요리할 때, 버터를 좀 더 넣어 부드럽게 만든다든지 등의 방법을 잘 활용했다. 

그는 호주 최초의 ‘한식요리집’ 책도 발간했는데 의외로 인기가 높아 2쇄 출판을 했다. 

“한식 요리책을 호주 서점에서 찾아보면 너무 오래된 70~80 년대 한국 사진과 음식 사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숨이 나온다. 또 호주에서 제작된 한식 요리책은 아예 없었다. 이런 이유로 책을 집필하고 발간했다.” 

이 셰프는 5년 전 갑작스러운 신장병으로 투병생활을 한 경험이 있다. 

“5년 전 신장 이식을 받고 하루하루를 아낌없이 살려고 노력 중이다. 신장기증자(여성)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제 2 인생을 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에 쇼핑도 하고 피부관리도 하면서 조금은 변한 내 모습이 좋아 보인다. 예전에는 무서운 셰프로서 칼같은 성격이었지만 지금은 많은 것을 내려놓은 순한 양이 된 셰프라고 생각하는데 주변의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다.”

6월 24, 25일 양일간 진행되는 한식 ‘전 마스터클래스’에서는 호주인들의 편리함을 고려해서 간편하게 요리를 할 수 있도록, 또 그들의 입맛에 맞춰서 진행을 할 예정이다. 

”좋은 인재를 많이 양성해서 한국인들의 위상을 호주 전체에 알리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러면서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즐겁게 일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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