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바릴라로(John Barilaro) 전 NSW 부주총리(deputy premier)가 뉴욕 주재 NSW 미국 무역투자관 관장(senior trade and investment commissioner to the US)으로 발탁된 것과 관련해 도미니크 페로테트 주총리가 ‘낙하산 임명’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페로테트 주총리는 17일 바릴라로 임명을 발표했다.

세계의 중심인 뉴욕에서 근무하며 연봉 약 50만 달러를 받는 이 ‘호화판 고위직’과 바릴라로 전 부주총리의 연관성을 보면 공정성과 타당성에 대한 의혹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연봉 50만 달러를 받는 고위직 임명이 NSW 내각의 승인 없이 결정됐다는 점도 논란 대상이다.

이 자리는 바릴라로가 NSW 통상장관 재임 시절 만든 5개 무역투자관장 중 하나로 2021년초 직제 신설이 결정됐다. 바릴라로는 그해 연말 정계 은퇴를 선언했고 지난 2월 그의 지역구 모나로를 포함해 4개 지역구의 보궐선거가 열렸다.

NSW 주정부는 2021년 초반 NSW 투자청(Investment NSW)을 설립하면서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북아시아 5개 무역관을 신설하고 무역관장을 임명하는 계획을 추진했다. 바랄라로 전 부주총리가 당시 NSW 통상장관으로 주무 부서의 정부 책임자였다. 당시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은 주총리였고 스튜어트 아이어스(Stuart Ayres)는 고용 장관이었다.

통상부 산하 부서인 투자공사(Investment NSW)가 관장 선발과 관련해 호주 신문(AFR지)에 광고를 게재해 공모 형식을 취했다. 지원자들 중 자격, 기술력, 경험, 역할 등을 심사했을 것이다. 신문 보도에 따르면 뉴욕 관장 직책에 2명의 유능한 응모자들이 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선발을 책임진 고위 관계자들이 바릴라로 장관 시절 그에게 보고를 하던 상하 관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원자 바릴라로’에 대해서는 당연히 ‘이해 갈등(conflict of interest)’ 여부가 우선 판단 기준이 됐어야 했을 것이다. 과거 바빌라로 통상장관에게 보고를 했던 에이미 브라운(Amy Brown) 투자청장이 바릴라로를 뉴욕 주재 관장으로 발탁했다. 

크리스 민스 NSW 야당(노동당) 대표는 “이 임명은 정당화될 수 없는 전형적인 ‘측근 기용(jobs for the boys)’이다. 이 임명을 ‘수장의 재량권(captain’s pick)’이라고 표현하며 다른 연립 의원들의 불만을 없애려했던 페로테트 주총리가 ’낙하산 지명‘에 책임을 져야할 것(he will be held accountable)이다. 상원에서 임명 과정의 문제점을 조사할 것이며 바릴라로의 ‘낙하산 임명’을 저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치적 파문 조짐이 보이자 페로테트 주총리는 23일 뒤늦게 선발 과정 조사를 지시했다. 퇴직한 고위 정치인의 ‘측근 인사 발탁은 공정한 공모가 될 수 없다. 공모 형태를 취했지만 실상은 이미 내정된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었다면 ’짜고 치는 고스톱‘일 뿐이다. 2022년에 이런 ‘눈 가리고 아웅’하는 치졸한 행위가 통할 수 없고 통해서도 안 된다. 어떤 심사 기준으로 바릴라로 전 부주총리가 선발됐는지 프로세스가 소상히 공개되어야 한다.  

NSW 자유당에는 ‘메더럴 파문(Metherell Affair)'이란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사의 상채기가 남아있다. 정계 은퇴 대가로 고위 공직자 자리를 제공한 행위가 부패 행위란 ICAC(독립부패방지위원회) 판정을 받아 닉 그라이너(Nick Greiner) 자유당 주총리가 물러났다. 이어 2명의 자유당 주총리들(베리 오파렐,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도 ICAC 조사와 관련해 주총리직에서 사퇴했다. 그런 배경 때문에 스코모(스콧 모리슨 전 총리)가 기를 쓰고 연방 ICAC 신설에 반대를 했던 것이다. 

바릴라로 임명 파문이 정치적으로 확산될 경우, 9개월 남은 2023 NSW 선거에서 페로테트 주총리에게 아킬레스건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자유당 안에서 여러 의원들이 주총리에게 “도미니크, 니 미쳤나?”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이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