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드니영화제에서 한국 영화가 3편 초청 상영됐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신수원 감독의 ‘오마주’가 기존 상영작으로 기획됐고  ‘코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브로커’가 폐막식 작품으로 선정됐다. 시드니영화제에서 한국 영화의 위상이 대단함을 입증했다. 

영화 <오마주>의 신수원 감독이 16일 시티의 스테이트 시어터에서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오마주’는 제18회 영국글래스고영화제, 제34회 도쿄국제영화제,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고, 20회 피렌체 한국영화제 최고상인 심사위원상 수상의 영광을 누린 작품이다.

2022 시드니영화제에서 필름을 들고 사진을 찍는 신수원 감독
2022 시드니영화제에서 필름을 들고 사진을 찍는 신수원 감독

신 감독은 행사장 레드카펫에 서서 영화의 상징적인 아이템인 ‘필름’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영화 상영 후 관객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관객과의 질의응답을 하는 신수원 감독
관객과의 질의응답을 하는 신수원 감독

오마주는 최근 종영된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명품 연기를 선보인 ‘이정은’ 배우의 인생 첫 단독 주연 영화로, 극 중 ‘지완’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흥행과 거리가 멀었던 영화감독 지완은 우연한 기회로 한국 제2호 여성 감독인 ‘홍재원 감독’의 작품 <여판사>의 ‘복구’ 작업을 하게 된다. 

소리도 대본도 부분부분 없는 오래된 영화의 흔적을 찾아 떠나는 지완은 그 곳에서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이 이야기는 60전 편집실에 재수없게 여자가 들어온다며 배척을 당하던 그 당시의 여성 영화인들, 오늘날도 끝까지 살아남아 스크린에서 열연을 펼치는 여성 배우 그리고 메가폰을 쥔 손에 더욱 근육을 키우며 당당히 이름을 걸고 영화를 만들어가는 현대 여성 영화계 종사자들을 모두 마주할 수 있는 영화이다. 

영화 ‘오마주’ 
영화 ‘오마주’ 

‘오마주’ 상영 후, 관객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그림자를 활용한 장면이 많은데, 어떤 상징을 가지고 있나?”라는 질문에 신 감독은 “여러분 밤에 혼자서 한번 길을 걸어보십시오. 아무도 없는 바닥에 떨어진 그림자가 친구처럼 느껴질 때가 있을 겁니다. 저는 그림자를 보면서 언젠가 그림자가 나오는 영화를 한번 찍어야 되겠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마주’ 시나리오를 쓰면서, 사라진 그 필름 그리고 여성 60년대에 활동했던 이 홍 감독의 그 모습이 그림자로 나오면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실제 엔딩 장면을 자세히 보면 스크린에 자동차가 지나가는 모습이 보이는데, 촬영 장소를 선택하기 위해서 폐허가 된 극장에 갔을 때 실제로 스크린에 비친 지나가는 자동차들의 그림자를 보게 되었고, 너무나 영화적인 장면이라고 생각이 되어서 엔딩 장면으로 사용을 하게 되었습니다. 비어 있고 잊혀진 필름, 그 속에는 누군가의 영혼과 열정이 들어와있다는 것을 그림자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라고 답변했다. 

‘오마주’는 프랑스어로 ‘존경’의 의미이다. 신 감독은 시드니영화제에서 ‘오마주’를 관람한 모든 관객들에게 ‘여러분을 존경한다’며 인사를 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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