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총선에서 처음으로 당선된 35명의 새 하원의원들이 7월 의회 개원을 앞둔 6월 29-30일 캔버라의 연방 의사당에 소집돼 1박2일로 오리엔테이션을 받았다. 

47대 하원의 초선 의원들(class of 2022)은 ‘의회 학교(parliament school)’로 불리는 이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7월 첫 회기(first sitting) 시작 전 의회 절차와 규정 등에 대해 배운다. 의원들은 의회 서기(clerks), 원내총무, 기율위원(whips), 이임하는 앤드류 월러스 하원의장(Speaker Andrew Wallace), 연방 경찰(AFP)과 정보기관 ASIO 등 정부 에이전시 관계자들로부터 브리핑을 받았다. 

2019년(46대 의회) 당선된 재선 의원인 자유당의 제임스 스티븐스(James Stevens)와 노동당의 알리시아 페인(Alicia Payne) 의원은 ‘선배로서’ 정계 생활 적응 방법 등 경험담과 충고를 사항을 전달했다. 

새 의원들은 호주를 대표하는 ‘연방 정치인’으로서 신분과 예우 격상도 경험한다. 의원의 예우 중에는 약 20만 달러의 연봉, 의원실과 보좌관 배정, 공무 수행 중 항공 및 기차 무료 탑승과 의회 차량 이용 등 다양한 혜택이 포함된다. 사진을 보면 이들의 얼굴에 웃음기와 호기심, 의욕감이 가득해 보인다. 

47대 의회는 종전보다 구성에서 다양해졌다는 점에서 이민자들에게 기대감을 갖게 한다. 물론 아직 만족할만한 단계는 아니지만.. 

2022년 총선에서 여성 의원이 20명 더 선출됐다. 또 38명 여성 의원들이 재선에 성공했다. 하원에서 여성의 비중이 38.4%로 종전 31.9%(2020년 12월)보다 크게 늘었다. 35명의 초선  하원의원 중 20명이 여성이다. 노동당 10명, 자유당 2명, 녹색당 1명, 무소속 7명이다.  

비례대표직인 상원에서는 76명 중 43명이 여성으로 56.5%를 차지한다. 종전 52.5%보다 더 늘었다. 

호주 역사상 처음으로 10명의 원주민들(Aboriginal and Torres Strait Islanders)이 연방 의원이 됐다. 종전 6명보다 67% 증가했다. 원주민의 호주 인구 비율인 3%가 의회 구성에 반영된 셈이다.  

NSW의 켄터베리 지역구 주의원으로서 한인들과 친분이 있는 린다 버니(Linda Burney) 의원은 위라주리 부족 여성(Wiradjuri woman)으로 첫 여성 원주민 장관이 됐다. 켄 와이어트 전임 원주민 장관은 퍼스의 하슬럭(Hasluck) 지역구에서 낙선했다. 노던준주 상원의원 4명 중 2명인 재신타 프라이스와 말란디리 맥카시(노동당) 의원들은 원주민 여성들이다. 

아시아계 의원도 2022년 이전 3명에서 6명으로 2배 늘었다.  

서호주의 자유당 안전 지역구인 탱그니(Tangney)에서 당선된 샘 림(Sam Lim) 노동당 의원, 시드니 리드(Reid) 지역구에서 당선된 샐리 시토우(Sally Sitou) 노동당 의원, 시드니 남서부 파울러(Fowler) 선거구에서 당선된 다이 리(Dai Le) 무소속 의원,  멜번 히긴스(Higgins)에서 당선된 의사 출신의 미쉘 아난다-라자(Michelle Ananda-Rajah) 노동당 의원, 퍼스 스완(Swan)에서 당선된 자네타 마스카렌하스(Zaneta Mascarenhas) 노동당 의원, 멜번 홀트(Holt)에서 당선된 요리사 출신의 카산드라 페르난도(Cassandra Fernando) 의원이 6명의 주인공들이다. 중국계 2명, 베트남계 1명, 인도계 3명이다. 정당별로는 6명 중 5명이 노동당 소속이다. 노동당 후보였던 크리스티나 키닐리 전 상원의원을 제압한 다이 리 의원은  무소속이다.

  

47대 새 의회에서는 무슬림 관련 여러 기록(모두 노동당)이 생겼다. 시드니의 에드 후지치(Ed Husic) 하원의원이 산업 및 과학장관으로 임명돼 호주의 첫 무슬림 각료가 됐다. 또 퍼스의  앤 알리(Anne Aly) 의원은 청소년 및 아동조기교육 장관으로 호주 최초의 무슬림 여성 장관이 됐다.  

호주 연방 의회에서 최초로 히잡을 쓴 무슬림 여성 상원의원(first hijab-wearing Muslim Senator)이 탄생한 것도 또 하나의 기록이다. 아프간 난민 가족 출신인 파티마 페이만(27, Fatima Payman) 상원의원은 노조 조직가, 커뮤니티 워커 등으로 일을 했다. 

반면 다양성 측면에서 한계도 지적됐다. 227명의 연방 의원(하원 151명, 상원 76명) 중 장애인은 서호주 담당인 녹색당의 조든 스틸-존 상원의원(Senator Jordon Steele-John)이 유일하다. 호주인은 거의 3명 중 1명 비율로 장애를 갖고 있으며 호주인의 약 40%는 장애 또는 만성적인 건강 문제(disability or a chronic health condition)를 가진채 살고 있다. 소외된 계층(marginalised communities)이란 인식을 주지 않도록 장애인 커뮤니티를 대변하는 정치인이 여전히 크게 부족한 이 이슈는 향후 개선 과제로 남았다. 

호주 연방 의회에서 다양성(diversity) 확대는 분명 축하할 일이다. 앞으로 더 확대되기를 바라는 과정에서 기존 정치권을 바라보며 기대를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비영어권 커뮤니티 스스로 노력을 해야 한다. 

2021년말 호주 최대 한인 밀집지역인 라이드시에서 2명의 한국계 시의원이 당선된 것은 좋은 사례다. 젊은층의 도전과 커뮤니티의 육성을 통해 앞으로 더 많은 아시아계 호주 정치인들이 배출되기를 희망한다. 47대 연방 의회가 비전의 일부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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