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주의 그레이트오션로드
빅토리아주의 그레이트오션로드

세계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해변도로 중 하나로 꼽히는 총연장 243km의 빅토리아주 그레이트 오션로드(Great Ocean Road)에서 해안선 침식이 가장 심각한 이스턴뷰 지역에 강한 파도의 충격을 견디고 높은 파도를 막을 수 있는 방조벽 건설이 검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속적 침식으로 그레이트 오션로드 일부 구간의 유실이 불가피한 가운데 지금이라도 도로 일부를 내륙 쪽으로 옮겨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에어리스 인렛(Aireys Inlet)과 론(Lorne) 사이 페어헤이븐(Fairhaven) 근처 이스턴뷰에 2백만달러를 투입해 방조벽 건설을 검토 중인 빅토리아주 환경부는 방조벽 건설시 만조시에는 해변이 아예 바닷물 속으로 사라질 가능성마저 있어 랜드마크인 오션로드를 살릴지 아니면 해변을 살릴 것인지를 놓고 선택을 내려야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턴뷰 지역의 주택가 바로 앞 모래언덕까지 바닷물로 침식돼 해변으로 통하는 나무 계단이 파손되고 일부 사구는 붕괴가 임박한 상황이지만 주민들은 방조제가 세워질 경우 해변의 시각적 가치가 사라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이스턴뷰 서쪽 데빌스 엘보우(Devil’s Elbow)에서는 지난 30년간 매년 50cm씩 해안선이 유실돼 왔다.    

그레이트 오션로드에서 가장 유명한 '12사도 바위'도 애당초 12개였던 바위들이 침식으로 하나씩 소실되면서 현재 제대로 남아있는 바위의 수는 8개에 불과하며 통계적으로 일년에 약 2cm씩 파도에 침식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기후변화와 함께 산다는 것은 해안선 침식이 예전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하며 바로 지금 행동에 나서는 게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방조벽은 아폴로 베이 등 그레이트 오션로드 구간 내 다른 지역에도 건설될 예정이다.  

멜번대학교의 해안 지형학자인 데이빗 케네디 교수는 "방조벽을 건설할 경우 구조물 양쪽의 침식 정도가 2배로 늘어날 수 있다"며 "일부 해안선 구간을 보호할 지 아니면 해변 도로를 보호할지 선택의 기로에 있다"고 말했다. 케네디 교수는 "궁극적으로 그레이트 오션로드의 취약한 구간은 옮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직 도로 이전과 관련된 공식 계획은 수립된 게 없지만 아폴로 베이와 와이 리버(Wye River) 그리고 스킨스 크릭(Skenes Creek) 구간의 도로가 특히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침식으로 해안 절벽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사고 역시 발생하고 있어 지난해 말에는 벨스 비치(Bells Beach)에서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