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레드백(Redback) 장갑차가 호주에 수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엄동환 방위사업청장이 31일 국회에서 밝혔다.” 

8월 31일자 연합뉴스의 보도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엄 청장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호주에는 현재 레드백 (장갑차) 수출을 준비하고 있는데 호주 측 예상은 9월 중 우선협상 대상자가 선정된다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레드백을 호주에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한화디펜스가 만든 레드백은 최신 보병전투장갑차로, 적의 대전차 미사일 공격을 먼저 감지하고 무력화시킬 수 있는 '능동방어 시스템'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 회사는 호주와 최대 1조900억원 규모에 달하는 K-9 자주포 수출 계약을 작년 12월 맺은 데 이어 레드백 장갑차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방사청장의 이러한 보고에 대해 일부 의원들은 국제정세와 계약의 유동성을 고려해 정부의 방산 수출 공개는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규백 의원은 "어느 국가나 적성국가가 있고 대립이 심하기 때문에 대부분 수출할 때 입을 다물고 있고 방산협력이라고 표현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호주 정부는 한국 장갑차 도입 검토에 대해 언론에 알려지지 않기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레드백은 지난해 10월 호주 육군의 최첨단 궤도형 보병전투장갑차 도입 사업(LAND 400 Phase3)의 최종 시험평가를 마쳤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두고 독일 라인메탈과 각축 중이다. 총사업 규모는 50억 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엄동환 방위사업청장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엄동환 방위사업청장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400대 신형 차세대 장갑차(Infantry Fighting Vehicles: IFV)를 구매하는 호주 육군의 랜드 400 3단계 조달 사업은 규모가 약 250억 달러에 달한다.  

전국지 디 오스트레일리안지(The Australian)는 2022년 5월 28일자 ‘보병장갑차 구매 결정의 미스테리(Infantry Fighting Vehicle decision mystery)’란 제목의 기사에서 “호주 정부가 한화의 레드백과 독일 레이메탈의 링크스 중 선택을 고심 중”이라며 “새 정부가 9월 중 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신문은 “호주 정부 일각에서 육군이 레드백을 선호하고 조달본부는 링크스를 위험성이 낮은 솔루션으로 평가한다는 소문이 있다. 또 내부적으로 레드백으로 결정됐다는 소문도 있다”고 보도했다.

8월31일자 연합뉴스 보도를 보면서 필자는 상당히 놀랐다. 기대감에서 놀란 것이 아니라 우려가 됐기 때문이다. 오래 전 호주 해군 보급함 조달에서 한국 대우 해양조선과 스페인 기업이 최종 경쟁을 했는데 스페인으로 결정된 사례가 있었다. 당시 한국이 유리하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결과는 달랐다. 

이번 랜드 400 조달 사업과 관련, 한국 방사청장은 좀 더 신중한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성급한 기대감 표시가 막판에 득보다 실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국회에서 일부 의원들이 방산 수출 공개는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를 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호주 정부가 최종 발표를 할 때까지 아무리 유리하더라도 입을 굳게 다물고 인내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한국의 국익을 최대 보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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